정종섭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행정자치부 장관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근래 저의 거취와 관련해 여러 의견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국정 운영의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 시점에서 사의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후임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행자부의 업무에 한치의 공백이 없도록 책임을 다하겠다”며 당분간 장관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총선 출마설에 관해 정 장관은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 했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장관은 총선에 출마할 경우 출신지인 경주보다 대구 지역에서 도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총선 출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 장관은
"장관에 임명된 후 국민행복과 대한민국의 국가대혁신을 위해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때에
행정혁신의 현장에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크나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장관직에 물러난 후에 국가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할 생각이고, 그것이 장관직을 수행햇던 사람들의 도리라고 본다"이라고 밝혀 사실상 총선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그간 정 장관은
새누리당 후보로 경북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았지만 줄곧 부인해왔다.
지난 8월25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 만찬
자리에서는 자신이 '총선'이라고 외치면 '필승'으로 화답해달라는 건배사를 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흘 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사과하면서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었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을 통해 "정작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됐을 때는 버티더니 이제와서 갑작스레 물러나겠다니 뜨악하기까지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종섭 장관은 지난 8월 새누리당 의원연찬회에 참석해 선거주무장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총선 필승을 외쳤을 때 마땅히 자리를 내놓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배사 사과 당시에는 총선 출마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다가 이제와서는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니 어이가 없다"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총선 출마는 본인의 자유지만 장관 재직시 보여준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과 말바꾸기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바라기에는 너무도 큰 흠이라는 점을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