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외교부와 주필리핀한국대사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월 19일 민다나오섬 사귀아란 부근에서 피납된 윤모(55) 씨가 3일 오후 11시 30분쯤(한국 시간) 무사히 풀려났다"며 "필리핀 경찰은 석방된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납치범들은 피랍된 윤모씨 가족에게 "사흘 안에 돈을 보내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몸값을 요구했으며 가족 측은 3일 윤씨의 안전 확인 후 현금 일부를 전달했다. 현지 경찰은 납치범들이 현금 가방을 건네받은 뒤 황급히 이슬람 지역으로 사라져 용의자 검거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수도 마닐라 인접 산후안에서는 한국인 4명이 괴한에게 납치됐다가 나흘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납치와 강도 등 한국인 상대 강력사건이 잇따르는 필리핀은 치안이 불안하다. 특히 한국인 피랍사건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7건 중 3건이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현지 경찰의 수사 역량이 부족하고 법·제도 정비가 미비한 상황에서 느슨한 규제로 인해 무려 100만정 가까운 총기가 버젓이 유통되면서 상황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3월 수도 마닐라에서 발생한 한국인 여대생 납치살해사건의 범인 9명 가운데 2명은 신원이 확인됐음에도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8만명의 한국인이 납치·강도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현금 선호 관행도 한몫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 상대 범죄 발생에 대해 "우리 국민이 여러 형태의 비즈니스에 종사하고 현금도 비교적 많이 소지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다만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에 대한 범죄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