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 당일인 21일 오전 9시 1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밖으로 9일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청와대 퇴거 이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1일 오전 9시 30분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평소처럼 올림머리를 한 채 짙은 청색 외투에 바지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띤 채 문밖으로 나와 자택 앞에 대기하던 검은색 에쿠스 리무진에 말없이 올랐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임하는 심경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에쿠스 차량의 앞에는 또다른 검은색 에쿠스 차량이, 뒤에는 검은색 베라크루즈 차량이 붙어 동행했다. 리무진은 앞뒤를 지키는 경호차량과 함께 바로 출발했다. 자택 인근 골목을 메운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님, 힘 내세요"라고 외쳤다. 차량 옆에 붙은 경호원들은 연신 사방을 살피며 큰길까지 경호를 계속했다.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서 있던 선릉로 112번길을 따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기 앞서 이날 삼성동 자택에 모인 지지자 100여명은 검찰 수사를 의식한 듯 "고영태도 수사하라"고 외치거나 "고영태·이진동·김수현부터 즉시 수사하라"는 팻말을 들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고영태씨와 그 주변 인물들에 의해 기획된 범죄라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그동안 고영태씨에 대한 언급은 삼성동 자택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없었으나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의식한 듯 이날은 검찰의 고영태씨 등의 수사를 촉구했다.삼성동 자택 위를 촬영하는 듯 헬기가 떠 다니자 지지자들의 고성은 더욱 높아졌다. 헌법재판소의 재판을 '인민재판'에 빗대며 "인민재판을 당장 그만 둬라"라고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불복하는 취지의 팻말도 모습을 띄었다.

비구니 차림에 태극 무늬가 들어간 빨간 두건을 머리와 목에 두른 한 여성은 여경의 손을 물어뜯고 머리를 잡아당기다 여경이 제압하자 "숨 못쉬겠다, 사람 살려"라며 길바닥에 드러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증세를 보였다. 이 여성은 결국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호송됐다.한 50대 여성은 자택 앞에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여성은 "왜 깨끗한 대통령이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나 싶어 눈물이 난다"며 "대통령이 너무 불쌍하다. 대통령을 잃은 우리도 불쌍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위해 자택으로 출발하자 "박근혜! 대통령"을 외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확성기를 이용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남성과 울부짖으며 자리에 주저앉는 여성의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 골목길에 운집해있던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떠나자 썰물처럼 자리를 떠났다. 한 지지자는 자택 앞 담벼락에서 울부짖으며 "우리 깨끗한 대통령을 왜 검찰에 데리고 가나, 박근혜 대통령님보다 깨끗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라고 외쳤다.또 다른 지지자는 박 전 대통령 이동 때 접근을 막은 경찰을 향해 "그 잠깐을 못 보게 하나"라면서 "여기 온 경찰들은 다 전라도 경찰이냐"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쓰레기", "꺼져라"라고 외치는 지지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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