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과 가을여행을 한 번에…'2023 평창 고랭지김장축제' 11월 3일 개막

2023.10.26 21:59:09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평창송어) 축제장에서 11월 12일까지 열려

(평창=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장 김치 관련 대표 축제인 '2023 평창 고랭지김장축제'가 11월 3일부터 12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평창송어) 축제장에서 열린다. 평창고랭지축제위원회(위원장 최기성)가 주최하고, 평창군, 평창군의회, 진부면 사회단체가 후원한다.

2016년 시작된 평창고랭지김장축제는 1회 행사에 2만8000명이 축제장을 방문했다. 매년 방문객이 증가해 지난해에는 10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올해 6회째를 맞는 김장축제는 맘카페, 커뮤니티 동호회에서 쉽게 김치를 담글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주목을 받았다.

축제위원회는 행사의 인기 요인으로 김장에 사용되는 신선한 국내산 재료를 꼽았다. 김장 재료 대부분은 평창 지역에서 키운 농산물 사용한다. 해발 700m에서 재배한 배추는 아삭하고 고소한 맛을 지닌다. 평창에서 재배하고 말린 고추도 고춧가루로 가공하기 전 꼼꼼하게 검수한다. 방사능 걱정 없는 국내산 천일염을 사용하는 등 건강한 재료로 엄선해 양념을 만든다.

강원도 영서 지역 김장 김치는 소금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저염식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입맛에 적합하다.

우리나라 겨울 식탁에 현재와 유사한 김장김치가 오르기 시작한 건 조선시대 영·정조 시대부터로 알려진다. 200여 년의 역사를 거치며 김장은 지역별로 맛이 약간씩 다르게 발전해왔다.

김장의 맛은 주재료인 배추와 무 뿐 아니라 양념에 사용 되는 미나리, 갓 등의 향신채와 젓갈의 종류와 기후에도 영향을 받는다. 기온이 낮은 지역은 소금 간을 적게 하고 양념도 싱겁게 해 슴슴한 맛이 특징이다. 기온이 높은 남쪽 지방은 김장 보관 기간을 늘리기 위해 소금과 젓갈을 많이 사용하여 맛이 강하고 짠 편이다.

김장축제가 열리는 평창군 진부면은 겨울이 춥기로 손꼽히는 고원 지역인 터라 소금을 적게 사용하고 양념에 갓을 사용해 칼칼한 맛을 내고, 국물은 넉넉하게 해 간을 싱겁게 한다. 저염식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입맛에 적합한 편이다.

김장축제 양념은 무, 고춧가루, 마늘, 생강, 새우젓, 멸치액젓, 쪽파, 대파, 갓, 찹쌀풀 등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각 양념의 배합 비율은 지난 2016년 처음 평창고랭지김장축제를 개최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통해 만들어져 공장에서 생산한 판매용 김치와는 그 맛을 견줄 바가 아니다. 가정별로 내려오는 비법의 맛을 살리고 싶다면 필요한 양념이나 젓갈 등을 직접 준비해 현장에서 제공하는 양념과 함께 배합하면 된다.

최근 절임배추는 구매하고 양념만 따로 만들어 김장을 담그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운송과정에서 절임배추가 변질하거나 염도가 맞지 않아 한 해 김장을 망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김장축제가 절임배추를 직접 판매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2013년 유네스코가 김장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유네스코는 김치 자체보다 김치를 준비하고 담그고 나누는 문화에 주목했다.

김장을 담그는 데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봄이면 해산물을 소금에 절여 젓갈을 만들고 여름에는 소금을 준비해 간수를 빼야 한다. 가을에는 고추를 말리고 가루를 준비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적당한 날을 잡고 김장을 준비하고 겨울 동안에는 만든 적정한 온도에 맞는 환경을 만들고 김장을 저장한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사는 한국인의 삶을 상징한다.

김장은 단순하게 한 가정의 반찬을 준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김장을 할 때는 이웃과 품앗이가 필수적이다. 함께 김장을 담그는 과정에서 공동체성을 확인하고 담근 김장은 이웃과 나눈다. 가구수가 줄고 주거환경이 아파트로 바뀌고 공장에서 만든 김치를 사서 먹는 경우가 늘었지만, 한국인의 90퍼센트 이상은 김장 만큼은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 김장을 담그고, 나눠주는 김장을 먹는다. 김장은 현대사회에서도 가족의 결속력을 높이고 협력하는 문화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김장축제는 한곳에 모여 여러 사람이 동시에 김장을 담그는 문화를 재현하는 기회다. 아파트에서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 모여 함께 김장을 담그는 일이 어렵지만 김장축제장에서는 가능하다. 수백 명이 한꺼번에 김장을 담그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김장문화는 자연스럽게 재현된다.

김장축제에서는 어린아이와 부모가 함께 김장을 담그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과정은 다음 세대에게 김장문화를 자연스럽게 전수할 뿐 아니라 가족의 결속력을 다지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장은 비슷한 재료로 담그지만, 지역과 가정별로 맛이 다르다. 김장축제에서 제공하는 표준 양념에 자신들이 준비해 온 특별한 양념을 첨가할 수 있어 오랫동안 내려온 각 가정의 맛을 표현할 수 있다. 담근 김장은 축제장에서 바로 택배로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다. 떨어져 사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담근 김장을 나누는 전통을 재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만 명의 사람이 멀리 강원도 평창까지 와서 김장을 담그는 이유일 것이다.

올해 김장축제에서 배추김치 10㎏를 6만원, 20㎏를 11만5000원, 총각무(알타리무) 7㎏를 6만7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중간 유통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김장 비용이 도시의 절반이면 충분하다. 평창사랑상품권,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하면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담근 김치는 현장에서 원하는 곳에 택배로 보낼 수 있어 직접 가져가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이번 축제에서 김장 담그기와 함께 줌바 피트니스 페스티벌, 공연과 떡메치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또 평창산 수육, 평창 특산물 메밀차, 간식거리 등 풍성한 먹거리도 마련돼 있다.

최기성 축제위원장은 "일교차가 큰 해발 700m에 있는 청정 지역 평창에서 생산한 고랭지 배추는 속이 노랗고, 단단해 김장이 쉽게 무르지 않아 아삭하고 싱싱한 맛을 오래 즐길 수 있다"며 "김장축제는 여러 사람이 한곳에 모여 김장하는 전통문화를 재현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한 농산물로 김치 담그면서 결속력도 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관광을 겸해서 김장을 담글 수 있다는 점이 평창고랭지김장축제의 가장 큰 매력이다. 1시간 만에 김장을 끝내고 남는 시간은 지척에 있는 오대산국립공원의 전나무길과 선재길을 걸을 수 있고, 이효석의 삶과 문학세계를 소개하는 이효석 문학관과 효석 달빛 언덕,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와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를 잇는 백두대간고개인 해발 1,072m의 진고개 드라이브길과 진고개 휴게소, 대관령 양떼목장, 월정사 등 강원 네이처로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일석이조의 관광을 줄길 수 있다.

이른 겨울을 즐기고 싶다면 용평스키장에서 곤돌라를 타고 발왕산 정상에 오르기를 추천한다. 상고대가 핀 은빛 나라에서 첩첩이 겹친 산 너머 바라보기는 동해의 푸른 물결까지 감상할 수 있다.

평창 고랭지김장축제 참여는 주말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으니 사전 예약을 통해 미리 식단을 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약은 평창 고랭지김장 축제위원회 홈페이지(www.gimjang700.co.kr)에서 가능하다.

교통은 자가용으로는 영동고속도로 진부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면 5분 정도면 김장축제장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한남대교를 기준으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 대중교통으로는 강변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거나 서울역에서 경강선 KTX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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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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