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도 꺼지지 않은 문학의 불씨… (사)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 제17회 '청소년문화경연대회 백일장' 성황리 개최

  • 등록 2026.05.09 19: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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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50여 명 청소년 참가… 운문·산문 전체 대상에 경주초 2학년 최예준 학생 동시 '애벌레'


(경주=미래일보) 공현혜 기자 =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지부장 조희군)가 주관하고 한국수력원자력, 경상북도경주교육지원청이 후원한 '제17회 청소년문화경연대회 백일장'이 지난 5월 9일 경주예술의전당 앞마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백일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35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해 운문과 산문 부문으로 나뉘어 문학적 감성과 창의력을 펼쳤다.

스마트폰과 숏폼 콘텐츠가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도 원고지 위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또박또박 적어 내려가는 학생들의 모습은 문학의 미래를 다시금 기대하게 했다.

특히 이번 대회 전체 대상은 초등 저학년 운문 부문에 참가한 경주초등학교 2학년 최예준 학생의 동시 '애벌레'가 차지했다. 어린 시선으로 생명의 성장과 기다림을 담아낸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순수한 상상력과 언어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운문 부문 시제는 초등 저학년 '애벌레', 초등 고학년 '상자', 중등부 '돌멩이', 고등부 '괄호'였으며, 산문 부문은 초등 저학년 '계단', 초등 고학년 '화분', 중등부 '버스', 고등부 '늑대'를 주제로 진행됐다.

참가 학생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자신만의 이야기와 감정을 글로 풀어내며 진지한 창작 열기를 보여주었다.

조희군 경주문인협회 지부장은 인사말에서 "AI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문학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며 "우리 문학의 미래는 청소년들이 독서와 글쓰기를 어떻게 다져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현장에서는 단순한 글쓰기 경연을 넘어 청소년 문학교육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참가 학생은 "책을 읽고 문학을 배우고 싶어도 학교에서는 그런 기회가 많지 않다"며 "방과 후 활동으로 글쓰기나 문학 수업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AI와 디지털 미디어 중심의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의 독서 습관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짧은 영상과 요약 콘텐츠 소비가 익숙해진 시대일수록 문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스스로 사유하고 감정을 길어 올리는 힘을 길러주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백일장과 독후감 대회 같은 문학 체험의 장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오래 생각하고, 한 줄의 문장을 고쳐 쓰며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청소년들에게는 삶을 깊게 바라보는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날 행사장은 경쟁보다 응원과 공감의 분위기가 더욱 짙었다. 원고지를 붙들고 고민하는 친구를 바라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글을 끝까지 완성해 내려는 학생들의 모습에서는 문학이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힘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이다.

■ 초등 저학년
운문 장원 : 최민규(유림초)
산문 장원 : 곽희선(부산화정초)

■ 초등 고학년
운문 장원 : 정하윤(포항장흥초)
산문 장원 : 손은재(유림초)

■ 중등부
운문 장원 : 한소정(계림중)
산문 장원 : 김은찬(전남 고흥 녹동중)

■ 고등부
운문 장원 : 이수진(근화여고)
산문 장원 : 염유준(근화여고)

이번 백일장은 AI시대에도 문학의 씨앗은 여전히 청소년들의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화면을 넘기는 속도보다 한 문장을 오래 붙드는 시간이 더 귀해진 시대, 이날 경주의 봄마당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자신의 미래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u4only@daum.net
공현혜 기자 u4onl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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