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사장 이국언)은 15일 성명을 내고 광주지역 곳곳에서 사용 중인 '상무(尙武)' 명칭과 관련해 "광주학살 진압작전과 군부대의 역사성을 외면한 채 수십 년간 사용해 온 것은 민주·인권도시 광주의 자기모순"이라며 전면적인 명칭 정비를 촉구했다.
단체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19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인 계엄군 진압작전인 ‘상무충정작전’과 이를 지휘한 군부대 명칭인 '상무'를 공공기관과 학교, 행정동 등에 아무 문제의식 없이 사용해 온 현실은 참으로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 '상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공공기관·공공시설은 모두 38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와 행정기관, 공원, 교통시설, 도로명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모임은 특히 "상무충정작전은 1980년 5월 신군부가 전남도청에서 최후 항쟁 중이던 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공수부대와 탱크를 투입해 무력 진압한 작전"이라며 "민주·인권 도시를 자부해 온 광주가 그 이름을 공공영역에 사용해 왔다는 것은 역사적 감수성의 부재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과거 '백일초등학교' 명칭 변경 사례를 언급하며 역사 청산의 선례도 제시했다.
시민모임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인 김백일의 이름에서 유래한 '백일' 명칭이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 이후 '학생독립로', '학생독립어린이공원', '성진초등학교' 등으로 바뀌었다"며 "역사 왜곡과 식민 잔재를 바로잡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상무'라는 명칭의 기원이 일제강점기 군사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광주 상무대의 연원은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군사 목적의 비행장을 조성한 데서 비롯됐고, 이후 미군정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1952년 이승만 정권이 '상무대'로 명명했다"며 "결국 '상무'는 식민지 군사주의와 국가폭력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가 군사도시도 아닌 상황에서 '무를 숭상한다'는 뜻의 '상무'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광주가 오른손으로는 5월 영령을 추모하고, 왼손으로는 학살 진압군의 이름을 기려 온 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광주·전남 통합을 앞둔 민선 9기의 첫 과제는 학살의 주체이자 진압군의 상징인 '상무' 명칭을 광주 공공영역에서 걷어내는 일이어야 한다"며 "왜곡된 역사와 국가폭력의 흔적을 바로잡는 작업이야말로 민주·인권도시 광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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