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발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ME TOO(미투) 운동이 재개됐다"며 "지금 재개된 미투운동은 모두 과거형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우리 사회가 제때에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목격자는 침묵하고, 가해자는 도리어 피해자를 비난하는 동안,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결국 그들은 수개월, 때로는 십수년,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금 입을 열어야 할 주인공은 그들 피해여성이 아니다. 성폭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피해자 개인에게 용기를 요구할 수 없다. 그것은 또 다른 책임전가"라며 "지금 입을 열어야 할 의무는, 비난하고 침묵했던 조직과 단체들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명의 여성정치인으로, 정의당이라는 조직의 대표로서, 미뤄두었던 자기 의무를 다하고자 한다"면서 "정당조직 또한 성폭력 문제의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성폭력이 권력관계에 기반한 폭력이라면, 우리 사회 권력의 정점에 있는 여의도야말로 성폭력이 가장 빈번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여성 정치인, 여성 보좌진, 여성 언론인에 가해지는 성폭력은 일상적이지만 유야무야되기 일쑤"라면서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각 정당이 검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성찰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 성폭력 문제는 더 이상 상대정당을 비난하기 위한 정쟁의 소재가 돼서는 안된다"며 "성폭력 문제는 철저한 자기반성의 대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오늘 정의당의 반성문을 제출한다"면서 당직자의 직무정지 사실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성평등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진보정당인 정의당 안에서 많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광역시도당의 당직자가 술자리에서 동료 당직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하거나, 부문조직의 위원장이 해당 부문의 여성당원에게 데이트를 요구하며 스토킹을 하고, 전국위원이 데이트 관계에 있는 상대 여성에게 심각한 언어적 성폭력을 저지르고 제명되는 등 여러 사건이 있다"며 "정의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많은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성폭력 그 이상으로 성폭력 사건의 해결과정에서 좌절한다"면서 "사건이 벌어진 직장이나 단체가, 외부의 시선을 이유로, 조직을 위한다는 핑계로 문제를 무마하거나 덮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의 1표가 중요한 정당으로서, 비난을 받고 지지를 잃을까 두려워, 성폭력 사건을 불투명하거나 소극적으로 처리하지는 않았는지 저 역시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제 성폭력 가해자인 당직자가 신속한 징계절차를 밟게 하는 대신 권고사직을 하게 하거나,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가해자에 대한 당내 징계절차가 있으니 기다리면 된다는 식으로 문제를 처리한 경우도 있다"며 "아직까지 상처를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이 있다. 기다리게 해서, 혹은 먼저 용기 내게 해서 정말 미안한다"고 반성을 이어갔다.
그는 "오늘로 정의당의 반성문을 마치지 않을 것"이라며 " 당내 성폭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자기반성과 성찰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혼자만의 힘으로 변화를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 정치권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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