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내정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연일 공세를 퍼붓는 데 대해 '공안검사적 시각', '시대착오적 구태정치' 등 수위 높은 표현을 써가며 조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야당의 공세를 두고 "자유한국당이 벌써 정상적인 검증 대신 몰이성적 색깔론을 들이대고 인사청문회 보이콧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공안 조서를 작성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조 후보자에 대해 국가전복을 꿈꾼 사람이 장관이 될 수 있냐는 색깔론 공세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한국당은 장관 후보자를 마치 척결해야 할 좌익 용공으로 몰아세우는 듯하다"며 "공안검사적 이분법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한국당이 20대 국회에서 스무 차례가 넘는 보이콧 기록을 만들고 또다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할 수 있다고 운운해 큰 걱정"이라며 "간신히 불씨를 되살린 일하는 국회를 냉각시킬 준비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가 경제침략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절제된 대응을 계속할 것"이라며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도 국민 뜻에 따라 초당적 협력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 역시 조 후보자를 비롯한 개각 인사의 적격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 의장은 "지명된 후보자 모두 각 분야별 전문성과 개혁성, 경험 등 삼박자를 두루 갖춘 인사라고 평가한다"며 "민주당은 내각의 조속한 안정과 국정 과제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청문회 등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장은 "그러나 한국당은 본격적인 인사검증 절차 시작도 전에 벌써부터 특정 후보자를 대상으로 무리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며 "황교안 대표는 조 후보자를 향해 근거 없는 마타도어, 철지난 색깔 논쟁을 펴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앞서 황 대표는 조 후보자가 이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실을 거론한 바 있다.
조 의장은 "황 대표가 시비를 걸고 나선 '사노맹 사건'(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은 당시 재판 과정을 통해 공안당국의 혹독한 고문과 조작 사실이 폭로됐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이어 "국제 엠네스티는 1994년 연례 보고서에서 사노맹 관련자들을 가혹 행위 등을 받은 정치범 및 양심수로 포함했다. 특히 이명박 정권 때 이미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정식 인정받았다"며 "황 대표는 이 같은 사실마저 부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조 의장은 그러면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가 공권력 피해자를 빨갱이로 낙인찍고 공격하는 시대착오적 구태정치는 이제 퇴출돼야 한다"며 "특히 황 대표에게 충고드린다. 지금은 용공조작이 통하는 80년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제1야당에 걸맞는 책임있고 품위있는 언동을 당부한다. 아울러 청문회를 정쟁의 도구를 삼는 구태정치도 중단하기 바란다"며 "청문회가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한국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실형을 선고받은 조 후보자가 이후 엠네스티로부터 양심수로 인정받았지만 "황교안 대표의 눈에는 조국 후보자는 언제든 국가의 전복을 꿈꾸는 '불온세력'인 것"이라며 "아직도 이런 저열한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저서에서 공안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이 정도면 황교안 대표가 아니라 '황공안' 대표로 부르는 게 더 자연스러울 일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제는 공안검사의 눈이 아니라 국민의 모든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유연하게 사고하여 마련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서 "군부정권 시절 공안검사로 재직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고, 무엇을 다시 돌아봐야하는지 성찰하는 것이 황 대표에게 우선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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