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인이자 의학박사인 이원로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심상옥) 고문이 국제PEN한국본부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해 문단 안팎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국제PEN한국본부는 5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협회 사무실에서 기금 기탁식을 열고 이원로 시인의 발전기금 기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협회 측은 "이번 기부는 한국문학의 국제교류 확대와 문학인의 창작 환경 조성,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로 시인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내과 및 심장전문의로, 삼성서울병원 내과부장·심장혈관센터장과 인제대학교 제5대 총장, 인제대백중앙의료원 명예의료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의학계 발전에도 큰 족적을 남겨왔다.
동시에 그는 한국 문단에서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온 대표적인 '의사 시인'이다. 지금까지 시집 67권과 시선집 15권을 출간했으며, 의사시인상과 PEN문학상 특별상, 월간현대시 특별상, 조선문학대상, 한유성문학상 특별상 등을 수상하며 독자적인 시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그의 시는 인간 생명의 유한성과 존재의 고독, 사랑과 치유의 감각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시간 심장 전문의로 활동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환자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한 경험이 시적 언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후원을 넘어 한국 문학과 문인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 의식을 보여주는 실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원로 시인은 의학과 문학, 인간 사랑의 길을 함께 걸어온 대표적 지성인으로 평가받는다. 의사로서는 생명을 돌보았고, 시인으로서는 인간의 내면과 시대의 아픔을 언어로 기록해 왔다.
평생 의료 현장에서 쌓아온 생명 존중의 철학을 문학적 실천으로 확장하며 한국 사회와 문단에 깊은 울림을 남겨온 것이다.
심상옥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은 "이원로 시인의 숭고한 뜻은 한국문학계 전체에 큰 감동과 책임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기탁된 발전기금은 국제 문학 교류 확대와 젊은 문인 지원,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한 다양한 사업에 뜻깊게 사용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원로 시인도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돌보는 직업이지만, 문학은 인간의 영혼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생 문학으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문단과 후배 문인들에게 돌려드리고 싶었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이 시인은 이어 "국제PEN한국본부가 앞으로도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표현의 자유, 문학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더욱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문학은 시대가 어려울수록 인간다운 가치를 지켜주는 마지막 언어"라고 강조했다.
김경식 국제PEN한국본부 사무총장 역시 "이원로 시인님의 이번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후원을 넘어 문학과 인간 정신의 가치를 지켜내려는 깊은 실천"이라며 "문학과 인문정신의 가치를 사회와 함께 나누려는 원로 문인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많은 문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이번 발전기금은 국제 문학 교류사업과 젊은 문인 지원, 표현의 자유 수호 활동 등에 소중하게 사용될 예정"이라며 "국제PEN한국본부 역시 그 뜻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며 한국문학의 세계적 위상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단 안팎에서는 이번 기부를 두고 "의술로 사람의 생명을 돌보아온 의사가 이제는 문학을 통해 인간 영혼의 미래를 지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는 1954년 창립된 한국의 대표적 국제문학단체로, 1921년 영국 런던에서 창립된 국제PEN본부(PEN International)의 한국 지부이다.
국제PEN은 현재 세계 114개국 143개 지부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문학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문학을 통한 국제교류와 세계 평화, 표현의 자유 수호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국제PEN한국본부는 그동안 국내외 문학 교류사업과 번역·출판 지원, 작가 권익 보호, 국제 문학포럼 및 국제행사 개최 등을 통해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국제적 위상 제고에 힘써왔다.
특히 최근에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문학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 인문정신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 한국문학 네트워크 확대와 젊은 문인 지원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세계 문학인들과의 연대를 통해 검열과 탄압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고, 문학이 인간 존엄과 평화의 가치를 지키는 마지막 언어가 될 수 있도록 국제적 역할을 확대해가고 있다.

한편 이원로 시인은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고문으로 활동하며 한국문학 발전과 문학인의 권익 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사람의 의사가 평생 지켜온 것은 단지 심장의 박동만이 아니었다. 그는 시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상처를 어루만졌고, 문학을 통해 시대의 영혼을 지키고자 했다.
이번 이원로 시인의 1억 원의 발전기금 기부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 걸어온 삶의 철학을 문학 공동체에 다시 돌려주는 조용한 헌사에 가깝다.
생명을 살리는 의술과 영혼을 지키는 문학. 이원로 시인은 그 두 길이 결국 인간을 향해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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