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첫 국빈'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주석과 정상회담..."베트남은 최대 개발 파트너"

2022.12.06 09:20:14

한·베트남,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
尹 대통령, "북핵 대응·핵심 광물 협력 강화"
푹 주석,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
회담은 용산…만찬은 靑 영빈관
정부여당 및 재계 회장들 참석, 박항서 감독에 훈장수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부 첫 국빈으로 방한한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기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했다.

올해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전날 한국을 찾은 푹 주석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빈 자격 방한 인사가 됐다.

방한 형식 중 최고 예우인 국빈 방문의 경우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 환영식, 공연이 포함된 대통령 만찬, 도착·출발 시 고위급 환영·환송, 예포 발사, 각종 문화 행사 등이 수반된다.

국빈 초청은 대통령 임기 중 원칙상 국가별 1회에 한정된다. 2016년 베트남 총리에 취임한 푹 주석은 지난해 4월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주석으로 선출됐다. 서열 1위는 응우옌 푸 쫑(Nguyen Phu Trong) 공산당 서기장이다.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푹 주석과 소인수 환담,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차례로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한·베트남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는 점과 함께 해양안보‧국방‧방산‧경제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내용 등이 논의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지난 30여년간 양국은 모범적인 상생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양국 간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한-베트남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외교안보 전략대화 효과 제고 △베트남 해양법집행 역량 강화 지원 △방산 협력 확대 등을 예고했다.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양국 기업들이 무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베트남의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이 호혜적 공급망 구축과 금융‧정보통신‧첨단기술‧인프라‧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보건 등의 분야에서 베트남에 대한 맞춤형 개발 협력을 확대해가고 베트남의 질병예방관리센터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양국 국민들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윤석열 대통령은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와 관련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푹 주석님께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푹 주석님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하셨다"며 "푹 주석님의 방한은 한-베트남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기억될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푹 주석 역시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추진해 나가며, 양국 국민의 이익과 함께 역내 세계평화와 안정‧발전에 적극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푹 주석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 베트남을 방문해달라고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상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빈 만찬을 함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빈만찬에는 양국 각료들과 정‧재계, 문화‧스포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양복에 흰색 넥타이, 김건희 여사는 베트남풍의 금색수가 놓아진 하얀색의 롱 드레스를 입었다.

정계에서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과 대통령실 참모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당의원들이 참석했고, 재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는 약 천년을 거슬러 올라간다"며 "16세기에 양국의 사신들이 필담을 나눈 기록이 있는데, 이분들이 주고받은 글 중에는 '한 배로 강을 건너고, 함께 수레를 오른다'는 구절이 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는 양국 관계의 돈독함을 잘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올해는 양국이 수교한지 30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고 또 한국의 8만여 한-베트남 가정이 양국관계를 사돈관계로 이어고 있다"고 친근감을 표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에 대한 훈장(수교훈장 흥인장) 수여식이 개최되기도 했다. 푹 주석은 한국 대표팀의 성과를 축하하며 "베트남도 박항서 감독님 덕분에 대표팀이 많은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덕담했다.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며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한 윤석열 대통령이 외국정상 초청 행사 장소로 기존의 청와대 영빈관을 사용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과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는 국립중앙박물관 홀을 사용하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는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국방컨벤션센터, 전쟁기념관, 대통령실 청사 등에서 외빈 초청행사를 진행했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호상의 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고 '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에서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을 신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예산 878억원 책정해 이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어떠한 사전 계획발표 없이 갑작스럽게 추진한 영빈관 신축안이 언론보도로 알려진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쇄도하자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영빈관 신축을 전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그랬던 윤석열 정부에서 베트남 국가주석을 초청해 진행하는 만찬 장소로 기존 ‘청와대 영빈관’을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용산 이전이 다소 졸속으로 추진된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청와대 영빈관 사용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첫 국빈 만찬에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의 계승과 실용적 공간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영빈관을 만찬장으로 선택한 것과 관련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 첫 국빈 만찬에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의 계승과 실용적 공간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국빈 만찬 행사 준비 때 영빈관 권역을 제외한 본관, 관저, 상춘재, 녹지원 등은 관람객들에게 정상적으로 개방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영빈관의 역사를 소개하며 "이런 역사와 전통을 가진 청와대 영빈관에서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국내외 귀빈과 긴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격에 걸맞는 행사 진행을 위해 영빈관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취임 전 약속대로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드린 만큼, 일반인 출입 통제 등 관람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이번 국빈 만찬행사 준비 때도 영빈관 권역을 제외한 본관‧관저‧상춘재‧녹지원 등은 관람객에 정상 개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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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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