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9 (일)

  • 흐림동두천 25.5℃
  • 구름많음강릉 23.6℃
  • 구름많음서울 26.6℃
  • 맑음대전 28.2℃
  • 대구 27.1℃
  • 맑음울산 28.1℃
  • 구름많음광주 29.7℃
  • 맑음부산 27.3℃
  • 구름많음고창 26.2℃
  • 맑음제주 29.4℃
  • 흐림강화 24.0℃
  • 구름많음보은 26.9℃
  • 구름많음금산 28.1℃
  • 맑음강진군 28.9℃
  • 맑음경주시 25.4℃
  • 맑음거제 27.0℃
기상청 제공

[박인숙의 시국 단상] '골든타임'

조류는 나보다 빨리 달린다.
기울기 초기가 탈출의 골든타임이다
선장은 바다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미래일보) 박인숙 작가 =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U보트는 미국 상선을 공격했다. 미국이 전쟁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독일의 수중 보트가 활동했던 이 지역은 미 동부 해안 근처인 걸프 스트림(Gulf Stream)이다.

맥시코만에서 북대서양으로 흐르는 걸프 스트림은 시간당 평균 약 6.4km로 흐른다. 이 강한 해류에 휘말리면 수백 km 이상 멀리까지 배가 이동할 수 있다. 독일 U보트도 걸프 스트림 인근을 활용해 선박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공격 후 도망치는 데 이용했다.

진도 앞 바다에 있는 시속 18km 이상의 울돌목은 조류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무인도 옆에서 빠르게 흐르는 물살이 내려오다가 해협 중앙에서 밀려오는 썰물과 부딪혀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낸다. 이순신 장군이 적의 함선을 제압해 승리로 이끌었던 것도 이 울돌목인 명랑의 전쟁터 같은 조류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수평선은 고요하고 넓지만, 그 아래 물길은 미친 듯이 회전한다. 섬과 해안선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남서해안은 좁은 해협과 복잡한 지형으로 인해 조류 변화가 빠르다.

특히 밀물과 썰물 전환 시에는 급격한 속도와 방향 전환이 발생한다. 그래서 물의 흐름이 가속화된다. 물이 좁은 공간을 빠르게 통과하며 생긴 물때에 밀리면 쉽게 먼바다로 더 밀려간다.

세월호 참사를 낸 진도 앞 맹골수도도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푸르지만 바다 아래는 강한 물살이 지배하는 곳이다. 워낙 조류가 강하고 복잡해서 해군조차 신중하게 항해하는 곳이다.

큰 여객선이나 상선은 기상 악화 시에는 진입을 피하고 우회하는 지역이다. 이런 악조건에서 사고 당시 선장은 조타를 항해사에게 맡기고 자리를 비웠다. 조타수는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무거운 화물이 쏠리며 배 전체가 기울기 시작했다.

선장은 맹골수도 부근의 항로에 대한 이해 없이 진입했음이 분명하다. 심한 조류 지역에서는 잠깐의 판단 착오로도 생명의 위협이 따른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선장이 자리를 비우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선장은 사고 직후에도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함으로써 구조 기회를 놓쳤다. ‘즉시 갑판으로 대피하라’고 해야 했다. 배는 기울고 탈출로는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선장의 방송은 심리적 공포 속에서 탈출을 늦추는 족쇄 역할을 했다.

배 안에서 구조를 기다린다는 것은 실제로는 매우 위험하다. 겉보기에는 안전하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탈출로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배가 기울면 바닥은 더 이상 바닥이 아니다. 가구나 냉장고 등 무거운 물건들이 한쪽으로 몰리며 통로도 막힌다. 물이 차오르며 수압으로 문은 열기 어렵다.

그리고 전력 중단으로 선내는 암흑이 되어 구조대가 들어가기도 힘든 상황이 된다. 이런 연유로 선박의 기울기 초기가 탈출의 골드타임이다. 배가 기울기 시작하면 침몰이 빠르기 때문이다. 조기에 바다로 나오게 하는 것이 승객들에게 생존의 길임을 정말 선장은 몰랐을까.

선장한테는 책임감과 판단력이 특히 요구된다. 바다라는 고립된 환경에서 배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지식과 많은 경험도 물론 필요하다.

울돌목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지역의 특성을 이용해 조류가 전략적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조류가 사고 대응의 장애물로 작용했다. 승무원들은 조류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인식해야 하는 덕목이다.

선장에게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항로 이탈 등 규칙을 초월하는 권한을 준다. 선박 내의 최고 통수권자다. 대통령이 국민을 하나로 이끌고 중요한 국가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와 판단력이 필요하듯이, 선장도 기상 변화와 사고 발생 시 승객의 안전 보호를 책임지는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게 된다. 대통령의 통치행위나 선장의 안전 행위는 리더로서 많이 닮았다.

리더쉽이 없는 리더가 이끄는 길은 매우 위험하다. 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리더쉽 없는 리더와 함께하는 것은 침몰을 자초하는 일이다. 품격과 자실을 갖춘 리더가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박인숙 작가는 2010년 종합문예지 격월간 <서라벌문예> 시부문 신인 작품상으로 처음 등단했다. 저서로는 2014년 시집 <나, 어머니로 태어나 아버지로 살았네>를 출간했다.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사)국제PEN한국본부, (사)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본부(UPLI-KC) 등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울림>과 <문학의 뜨락> 등 동인지에 작품을 기고하고 있다.  올해부터 세종여성플라자 새봄기자단과 뉴스피치 시민기자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i24@daum.net
배너
삶이라는 순례길에서 피어난 따뜻한 기도… 신영옥 시인, 제6시집 <순례길에서 만나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삶은 누구에게나 한 번뿐인 순례길이다. 누구는 산을 넘고, 누구는 강을 건너며, 또 누구는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자신의 길을 완성해 간다. 신영옥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순례길에서 만나다>(그린아이)를 펴냈다. 그린아이 시선 023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순례'를 삶의 은유로 삼아 자연과 인간, 역사와 신앙, 그리고 일상의 성찰을 따뜻한 언어로 담아낸 작품집이다. 시집에는 모두 6부, 9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봄의 생명력에서 시작해 사랑과 계절, 여행과 역사, 가족과 신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시인은 길 위에서 만난 자연을 노래하면서도 결국 사람을 이야기하고, 풍경을 묘사하면서도 삶의 본질을 성찰한다. 제1부 '벙긋 피어나라, 봄'에서는 '입춘', '삼월의 순례길', '생명나무'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노래한다. 자연의 작은 변화 속에서 생명의 질서와 인간의 삶을 읽어내는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제2부 '사랑을 위하여'에서는 산수유와 백목련, 능소화, 넝쿨장미, 무궁화 등 꽃과 나무를 소재로 사랑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식물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