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9 (목)

  • 흐림동두천 23.1℃
  • 구름많음강릉 25.2℃
  • 흐림서울 23.9℃
  • 구름많음대전 24.0℃
  • 구름많음대구 27.7℃
  • 구름많음울산 26.0℃
  • 구름많음광주 25.5℃
  • 구름많음부산 25.6℃
  • 구름많음고창 25.7℃
  • 구름많음제주 26.8℃
  • 구름많음강화 24.3℃
  • 흐림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4.2℃
  • 구름많음강진군 26.1℃
  • 구름많음경주시 26.7℃
  • 구름많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김호운 소설가, 2025 '문학에스프리 문학상' 수상

김호운 장편소설 <표해록(漂海錄)>… 한국 서사문학의 새 장을 연 대작
허형만 심사위원장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견줄 한국의 대서사"
김호운 소설가 "난파된 배 위에서 인간은 비로소 인간을 배운다… 그 시간을 다시 세우고 싶었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 12월 5일 밤,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은 문학의 숨결로 깊고 따뜻했다. 계간 <문학에스프리>(시인·발행인·대표 박세희 )가 주관한 2025년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은 한 해의 문학적 성취를 돌아보는 현장이자, 한국문학의 미래를 다시 정초(定礎)하는 특별한 자리였다.

올해 ‘에스프리문학상’의 영예는 장편소설 <표해록(漂海錄)>을 집필한 김호운 소설가에게 돌아갔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으로 문단 안팎에서 꾸준히 창작과 시대적 발언을 이어온 그는, "문학적 완성도와 역사적 탐사 정신을 겸비한 보기 드문 작가"라는 평가와 함께 무대 중앙에 섰다.


'148일 표류의 기록'을 되살린 장대한 서사… 허형만 심사위원장 "한국 서사문학의 한 봉우리를 넘어섰다"

올해 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허형만 문학평론가는 <표해록>을 "역사적 기록 위에 새로 쌓아 올린 장대한 인간학적 서사"라며 "한국적 서사 전통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밀도와 깊이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허 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표해록>은 조선 성종 시기 청백리 최부와 배에 탄 43명의 일행이 제주 해역에서 난파되고 중국 절강성에 표착해 북경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오기까지 148일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라며 "김호운 작가는 방대한 사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광활한 중국 대륙을 횡단하는 여정 속에서 드러난 역사·지리·문화적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무엇보다 표류라는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 공동체의 윤리, 청백리 최부의 리더십은 오늘 우리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고 평가했다.

허 위원장은 또한 이 작품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문학적 숭고"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포효하는 파도 앞에서 숙명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받아들이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존엄을 장엄한 문체와 현장감으로 그려냈다"며 "미국에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호운의 <표해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성취다"라고 말했다.

허형만 위원장은 이어 <표해록>을 "2020년대 한국문학이 도달한 서사적 고지"라고 평가하며, "이 작품이 <문학에스프리> 겨울호에 이어 봄호까지 연재된 것은 그 가치를 다시 환기하는 중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작가는 바다와 풍랑, 표류라는 극한의 조건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윤리를 새로운 감각으로 복원해냈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특히 이 작품을 '한국형 영웅서사'로 언급하며 "최부라는 한 인물이 생사의 경계에서 보여준 리더십,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를 지켜낸 동행의 윤리는 오늘 우리 사회가 잃지 말아야 할 가치다"라며 "인간의 고통과 회생, 그리고 언어의 숭고함을 동시에 담아낸 보기 드문 성취다"라고 덧붙였다.

허 심사위원장은 또 <표해록>이 단지 과거의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21세기의 독자에게도 유효한 생존·연대·성찰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학이 시대를 비추는 '등불'이라면, 이 작품은 "가장 짙은 어둠 속에서 켜진 등불"이라는 것이 심사위원단의 공통된 평가였다.


김호운 소설가는 창작 경위에 대해서 "고통의 항해를 다시 건너며, 나는 인간을 다시 배웠다"고 밝혔다.

수상 직후 열린 간단한 인터뷰에서 김호운 소설가는 <표해록> 집필의 내밀한 배경을 들려줬다.

그는 먼저 최부(崔溥)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부는 부패한 시대에 청백리로 남았던 인물입니다. 그의 삶과 언어, 그리고 표류를 견디며 동료들을 끝까지 이끌던 그 ‘낮은 리더십’에 오래 전부터 강하게 끌렸습니다."


김호운 소설가는 집필 과정은 예상보다 길고 고된 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선과 명나라의 해로, 항해기록, 풍속, 지리 자료들을 수백 편 넘게 참고했습니다. 당시의 기후, 조류, 배의 구조까지 확인하면서 ‘바다 위에서 인간이 어떤 감정의 굴곡을 겪는가’를 가장 먼저 체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이 작품에 깊이 매달린 이유는 '인간의 본질을 다시 묻고 싶어서'였다.

"표류라는 조건은 인간을 발가벗긴 환경입니다. 고난 앞에서 드러나는 두려움, 생명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 서로를 지켜내는 연대…. 최부 일행의 148일을 따라가며, 저 자신도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김 소설가는 집필 내내 가장 마음에 남았던 장면으로 '풍랑 속에서 서로의 몸을 묶어 밤을 버티는 장면'을 꼽았다.

"그들은 신분을 잊었습니다. 양반도, 노비도, 행정관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은 ‘동료 인간’이었죠. 지금 우리의 시대에도 꼭 필요한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상 소감에서 "문학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오래된 그릇"이라며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도 시대의 그늘을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낮은 곳을 향하고, 고통의 자리에 서서, 인간의 기록을 남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이번 시상식은 단순한 연말 문화행사가 아니라, 한국문학의 지속성과 저력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바다는 여전히 인간의 침묵을 품고 있고, 인간은 여전히 그 바다를 건너며 스스로를 검증한다.

<표해록>이 제시한 이 오래된 질문, "인간은 위기에서 무엇을 지키는가?"

그 물음은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도 그대로 닿는다.

<문학에스프리>는 내년에도 보다 폭넓은 문학인을 발굴하고, 전통과 미래를 잇는 문학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i24@daum.net
배너
나목에도 끝내 꽃은 핀다… 김보환 시조시인, 시조선집 <나목에도 꽃이 피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아흔을 넘긴 시인의 시선은 오히려 더 푸르다. 삶의 끝자락을 노래하기보다 다시 시작되는 생명의 시간을 바라본다. 김보환 시조시인의 네 번째 시조선집 <나목에도 꽃이 피네>(명성서림)는 한 사람의 생애가 빚어낸 연륜과 우리 전통 정형시의 품격이 만나 완성된 결실이다. 자연과 인간, 조국과 가족, 그리고 세월을 향한 따뜻한 성찰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1935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난 김보환 시인은 청송의병장 김진구 선생의 증손으로 나라 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육군 공병학교 교관을 거쳐 서울시 영등포정수사업소장과 동대문구청 건설교통국장(부이사관)을 역임하며 평생 공직자로 봉사했고, 대통령 표창과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인생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문학의 길에 들어선 그는 2013년 <한국문학정신> 신인문학상을 시작으로 시와 시조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세계문학상 시조 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현대시조 번역선집에도 작품이 수록되어 한국 시조의 세계화에도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그의 문학은 늦게 시작했지만 결코 늦지 않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독립운동 정신, 봉사로 잇다… 광복회 독립유공자 후손들 '사랑의 빵 나눔' 실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광복회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광복 81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지역사회 봉사로 실천하며 뜻깊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광복회(회장 이종찬) 독립영웅아카데미와 청년헤리티지아카데미 회원들은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 대한적십자사 성동빵나눔터에서 '사랑의 빵 나눔' 봉사활동을 펼치며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이웃사랑으로 이어갔다. 이번 행사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직접 수제 빵을 만들어 지역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자발적으로 모금한 후원금을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한 첫 공동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독립영웅아카데미와 청년헤리티지아카데미는 광복회가 독립운동가 후손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미래 세대로 계승하기 위해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수료자 모임이다. 독립영웅아카데미는 독립유공자 후손 가운데 석·박사 학위를 갖춘 전문가와 사회·정치·문화 분야 인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청년헤리티지아카데미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대학원생 등 젊은 세대의 후손들이 참여해 역사와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에는 두 아카데미 수료생과 가족, 각 기수 단장 등이 함께 참여해 밀가루를 반

정치

더보기
세운공원조성사업 놓고 공방… 임규호 서울시의원 "경제성 미흡한데 5천억 원 투입 재검토해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세운공원조성사업'을*둘러싸고 사업의 경제성과 재정 건전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임규호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2)은 총 5천억 원 규모의 세운공원조성사업에 대해 경제성과 재원 조달 방안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서울시는 종묘 일대부터 퇴계로 구간까지 도심 녹지축을 연결하는 세운공원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비 4천억 원과 지방채 1천억 원을 포함해 총 5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임 의원에 따르면 사업비는 2024년 사업계획 수립 당시 2천54억 원이었으나, 2025년 중앙투자심사 과정에서 5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임 의원은 "충분한 검증 없이 단기간에 사업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37로 분석된 점을 문제 삼았다.일반적으로 B/C 값이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번 사업은 그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해 경제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서울시는 향후 민간 재개발 사업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