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세계 패럴림픽 운동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경기력 향상을 넘어 장애인의 권리와 사회적 포용을 이야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를 이끄는 앤드루 파슨스(Andrew George William Parsons) 회장과 국제 자선 프로젝트 '100 CTFP'를 추진하는 인도네시아의 사회공헌가 나탈리아 차하야(Natalia Tjahja)가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장애인 선수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한다는 점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 패럴림픽을 세계 시민운동으로 확장한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회장 앤드루 파슨스는 오늘날 세계 장애인 스포츠계를 대표하는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젊은 시절 스포츠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장애인 스포츠의 가능성을 접했다. 이후 브라질패럴림픽위원회 회장과 미주패럴림픽위원회 회장을 역임하며 행정가로 성장했다.
2017년 IPC 회장에 선출된 그는 패럴림픽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기 시작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었다. 장애인 선수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 교육과 문화, 고용의 영역에서도 동등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사회적 포용'이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평창, 도쿄, 베이징, 파리 패럴림픽이 개최되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그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그는 여러 국제회의에서 반복적으로 "패럴림픽은 스포츠 대회가 아니라 사회 변화를 이끄는 운동"이라고 강조해 왔다.
오늘날 IPC가 국제사회에서 인권과 다양성, 포용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에도 그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 세 문장의 응원으로 세계를 연결하는 나탈리아 차하야
나탈리아 차하야는 인도네시아의 사회공헌가이자 국제 자선활동가로 알려져 있다.
그녀가 설립한 MMLWF(Maria Monique Last Wish Foundation)는 오랫동안 교육과 복지,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공익사업을 추진해 왔다.
최근 그녀의 이름이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는 '100 CTFP(100 Celebrities Talk for Para Athletes)' 프로젝트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의외로 단순했다. 장애인 선수들에게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말을 전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단순한 생각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정치인과 외교관, 스포츠 스타, 문화예술인들이 장애인 선수들에게 세 문장의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고, 이는 국제적인 연대 운동으로 발전했다.
차하야는 장애인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재정적 지원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존중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추진하는 활동은 경기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패럴림픽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제도와 공감이 만나는 곳
앤드루 파슨스와 나탈리아 차하야의 활동은 서로 다르다. 한 사람은 국제 스포츠 제도를 만들고 운영한다. 다른 한 사람은 시민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그러나 두 사람의 목표는 같다.
장애인 선수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큰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 장애인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인간 존엄과 사회 통합의 상징으로 발전하고 있다.
파슨스의 리더십이 그 길을 넓히고 있다면, 차하야의 시민운동은 그 길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다.

■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대한민국 역시 장애인 체육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 패럴림픽 메달 획득은 물론 생활체육과 장애인 체육 인프라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장애인 선수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 그리고 장애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파슨스와 차하야의 활동은 우리 사회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장애인 선수들의 도전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의 꿈을 위해 무엇을 함께하고 있는가.
패럴림픽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환호성은 메달을 향한 박수만이 아니다. 그것은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다.
앤드루 파슨스는 제도를 통해 그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나탈리아 차하야는 응원을 통해 그 가능성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있다. 두 사람의 활동은 결국 같은 메시지로 귀결된다.
"장애는 한계가 아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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