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는 초여름 풍경이 흘러가고 있었지만 승객들의 시선은 모두 멕시코 과달라하라 경기장에 머물러 있었다. 월드컵은 여전히 국민을 하나로 묶는 축제였고, 첫 승을 향한 기대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편집자 주]
(풍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한민국! 대한민국!"12일 오전, 고속도로를 달리는 관광버스 안이 작은 월드컵 경기장으로 변했다. 여행길에 오른 탑승객들은 휴대전화와 차량 내 모니터를 통해 2026 북중미 FIFA 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시청하며 한목소리로 승리를 기원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버스 안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일부 승객들은 태극기를 흔들었고, 손흥민과 이강인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전을 펼쳤다. 평소 축구에 큰 관심이 없던 승객들조차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라는 상징성 앞에서 자연스럽게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경기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치르는 첫 경기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3-4-3 전술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는 주장 손흥민이 배치됐고, 좌우 공격진에는 이강인과 이재성이 나선다. 중원은 황인범과 백승호가 책임지며, 수비는 김민재를 중심으로 이기혁과 이한범이 구축한다. 골문은 베테랑 김승규가 지킨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헌신과 준비 과정이 경기장에서 나타나길 바란다"며 "모든 준비는 끝났다. 지금은 체코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축구계는 이번 체코전을 사실상 조별리그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개최국 멕시코가 조 선두 후보로 평가받는 가운데 한국과 체코가 16강 진출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역대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은 첫 경기 결과에 따라 대회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전 승리와 2010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 승리는 16강 진출의 발판이 됐다. 2022 카타르월드컵 우루과이전 무승부 역시 선수단에 자신감을 심어주며 극적인 16강 진출의 원동력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역대 어느 때보다 경쟁력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손흥민의 경험과 이강인의 창의성, 김민재의 안정적인 수비가 조화를 이룬다면 충분히 16강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팀은 체코전 이후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고,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체코전 결과에 따라 이후 일정의 부담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버스 안에서 응원하던 김성달 소설가도 "여행도 좋지만 오늘은 대한민국이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장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관광버스 안에서도 붉은 응원의 함성은 뜨거웠다.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국민을 하나로 묶는 축제이자 희망의 무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체코전 승리를 통해 16강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지 국민들의 시선이 과달라하라로 집중되고 있다.
승패를 떠나 월드컵은 국민이 함께 울고 웃으며 하나가 되는 시간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거리의 카페에서, 가정의 거실에서 국민들은 같은 경기를 바라보며 같은 꿈을 응원한다.
붉은 함성이 과달라하라의 그라운드까지 닿아 홍명보호의 힘이 되기를, 그리고 이번 월드컵이 대한민국 축구의 또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가는 무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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