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1 (화)

  • 맑음동두천 26.3℃
  • 흐림강릉 24.4℃
  • 구름많음서울 26.7℃
  • 흐림대전 24.4℃
  • 구름많음대구 25.2℃
  • 구름많음울산 26.2℃
  • 흐림광주 26.3℃
  • 흐림부산 26.6℃
  • 흐림고창 25.1℃
  • 흐림제주 27.6℃
  • 구름많음강화 24.8℃
  • 흐림보은 23.5℃
  • 흐림금산 24.2℃
  • 흐림강진군 25.5℃
  • 흐림경주시 25.6℃
  • 구름많음거제 25.6℃
기상청 제공

최원현 수필가, 신작 수필집 <유명하지 않은 행복> 출간… "이름 없이 지나간 순간들이 삶을 가장 오래 붙든다"

40년 수필 인생이 길어 올린 따뜻한 삶의 기록
54편의 수필에 담은 '유명하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 행복'
평범한 일상과 사물, 사람, 여행, 문학을 잇는 원숙한 삶의 성찰
'상황수필'의 이론과 실천을 집약한 대표작으로 주목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 수필문단을 대표하는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최원현(호 늘샘) 작가가 신작 수필집 <유명하지 않은 행복>(북나비 刊)을 출간했다.

이번 작품집은 40여 년 동안 수필 창작과 비평, 문학교육에 헌신해 온 작가가 삶의 가장 평범한 순간들을 문학으로 길어 올린 열다섯 번째가 아닌 스물다섯 번째 수필집으로, 모두 5부 54편의 작품을 담고 있다.

'유명하지 않은 행복'이라는 제목부터 역설적이다.

성공과 명예, 유명세를 좇는 시대에 작가는 오히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래도록 마음을 데우는 작은 행복을 이야기한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지금에 생각해 보니 내 삶의 9할은 사랑의 빚이었다."고 고백한다.

이어 "이름 없이 지나갔던 어떤 순간, 그러나 지금도 마음를 데우고 있는 기억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이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한다.

결국 이 수필집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지만 미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던 평범한 삶의 풍경들을 기록한 문학적 자서전이라 할 만하다.

사물이 말을 걸어오는 문학

최원현 수필의 가장 큰 특징은 평범한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시선이다. 장독대의 항아리, 오래된 우물 펌프, 금줄, 찻잔….

그에게 사물은 단순한 추억의 배경이 아니다. 시간을 기억하고 사람의 삶을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생명체다.

1부에 실린 '어떤 서정', '그 소리', '찻잔의 마음' 등은 사물이 먼저 말을 걸어오고, 사람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독특한 서정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특히 촉감과 소리, 냄새까지 복원하는 섬세한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까지 자연스럽게 소환하게 만든다.

사람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다

2부에서는 문학과 인생을 함께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세상을 떠난 문인과 예술인을 추억하고, 오래된 인연을 되새기며, 삶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대표작 '어떤 떠난 자리'에서는 개그맨 전유성의 빈자리를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시선을 자기 자신에게 돌린다. 애도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문학평론가로서 오랜 세월 축적해 온 깊은 성찰이 수필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간이역에서 길어 올린 시간의 철학

이번 작품집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축은 전국의 간이역과 폐역을 찾아 기록한 기행수필이다.

사창역, 화랑대역, 만종역, 간현역, 반곡역, 구둔역, 석불역, 노안역, 능내역, 남평역….

지금은 사라졌거나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멀어져 가는 역사를 찾아다니며 작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시간의 풍경'을 기록한다.

특히 고향 나주의 노안역을 다룬 작품에서는 개인의 성장사와 지역의 근현대사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의 기행수필은 여행기를 넘어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공간과 기억을 복원하는 또 하나의 문화기록으로 읽힌다.

자연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철학

'홍운탁월', '한 그루가 숲을 이룰 때'는 이번 수필집의 사상적 중심이라 할 수 있다.

구름이 달을 더욱 빛나게 하듯 사람도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존재라는 깨달음은 가족과 문학, 그리고 공동체를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이어진다.

또한 "글을 쓴다는 것은 나무의 잎이 떨어지는 일과 같다."는 표현은 문학이란 결국 삶을 자연스럽게 세상에 내어놓는 일이라는 그의 문학관을 압축해 보여준다.

'상황수필'의 실천적 완성

최원현 작가는 오랫동안 '상황수필'이라는 창작 이론을 제시하며 실천해 온 수필가이다. 그의 글은 사건보다 상황을, 결과보다 과정의 감정을 더 중요하게 다룬다.

이번 작품집에서도 작은 풍경 하나, 짧은 대화 한마디, 오래된 사물 하나가 삶 전체를 성찰하는 문학으로 확장된다.

거창한 사건 없이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바로 이러한 '상황의 문학'에서 비롯된다.


한국 수필문학을 이끌어 온 최원현 작가

1951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최원현 작가는 <한국수필>로 수필, <조선문학>으로 문학평론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수필창작문예원장,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월간 <한국수필> 발행인 겸 편집인 등을 역임하며 한국 수필문학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수필집 <날마다 좋은 날>, <그냥>, <누름돌>, <어떤 숲의 전설>, <고자바리> 등 25권과 문학평론집 5권을 펴냈으며, 그의 작품은 중·고등학교 국어·문학 교과서와 중국 교재에도 수록되는 등 폭넓게 읽히고 있다.

허균문학상, 한국수필문학상, 현대수필문학상, 펜문학상,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 한국문학상, 김태길수필문학상, 원종린수필문학상, 김규련수필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수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름 없는 행복이 가장 오래 남는다

<유명하지 않은 행복>은 거창한 성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에게나 있었지만 쉽게 지나쳐 버린 평범한 하루와 작은 기억의 소중함을 조용히 일깨운다.

책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자신의 삶 속에도 '유명하지 않았지만 가장 오래 남아 있는 행복' 하나쯤은 있었음을 문득 떠올리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이 수필집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선물이며, 오래도록 곁에 두고 다시 펼쳐보고 싶은 이유일 것이다.

i24@daum.net
배너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이상우 여수왕갈치출조점 대표, 30년 한결같은 나눔… 아들과 함께 이어온 '희망의 동행' (여수=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누군가는 한 번의 기부로 박수를 받지만, 누군가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결같은 실천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전남 여수 신월동에서 '여수왕갈치출조점'을 운영하는 이상우 대표는 30년 가까이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동백원을 꾸준히 후원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의 나눔은 이제 아들 이선섭 씨에게 이어졌고, 단골 고객들까지 동참하면서 '함께 만드는 봉사'라는 아름다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중복을 맞아 최근 여수시 소라면 화양로에 위치한 동백원(대표 김대환)을 찾은 이상우 대표는 후원금과 함께 라면, 쌀, 화장지, 과자류, 생활용품 등 생필품을 전달하며 입소 장애인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기원했다. 이날에는 여수수협에 근무하는 아들 이선섭 씨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20여 년 넘게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이상우 대표는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도 처음 동백원을 찾았던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며 "장애인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전하는 물품에는 저 혼자의 정성만 담긴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