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구병)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대규모 전력 소비가 필요한 첨단산업에 원자력 발전 전기를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원전 전력구매계약(PPA)' 제도 도입과 정부의 재정지원 근거를 담은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7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개정안은 원자력 발전을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 대상에 포함해 첨단산업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전 전력을 장기 계약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른 비용 일부를 국가가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전력구매계약(PPA)은 전력 생산자와 전력 소비자가 장기간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발전사업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장기간 전력요금을 예측할 수 있어 비용 절감과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행 「전기사업법」은 기업과 발전사업자 간 직접 전력거래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로 한정하고 있어 원자력 발전은 PPA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한국전력의 전력시장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며, 전기요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내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은 ㎾h당 181원 수준으로 미국(120원), 중국(129원)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국내 제조업과 첨단산업의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와 AI 산업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생산시설 운영을 위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기상 여건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원자력이 첨단산업의 핵심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대표적인 무탄소 전원으로,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것이 강점이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원전 PPA 제도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고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원자력 발전을 PPA 대상 전원에 포함시키고,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기업들이 원전 전력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원전 PPA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이 다른 전기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가 예산 범위에서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함께 마련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미국과 프랑스, 영국, 스웨덴, 체코 등이 원전 PPA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1~2GW 규모의 원전 설비와 20년 안팎의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동진 의원은 "반도체와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막대한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첨단산업에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을 국가의 핵심 기저전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 PPA 제도 도입은 국가 첨단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반도체와 AI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의 전력 조달 선택권이 확대되고, 기업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국제 경쟁력 강화는 물론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력시장 체계 구축에도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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