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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새긴 세종의 정신, 이제 미국 땅에 선다

클리블랜드 한인회 문종대 회장 일행, 보령 예술원 찾아 세종대왕 석상 최종 점검
10월 완성·11월 국가연합정원 한국문화정원 제막 예정… 보령 석조예술과 한글문화 세계화의 새로운 이정표


(보령·클리블랜드=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충남 보령에서 제작되고 있는 세종대왕 석상이 오는 10월 완성을 앞두고 최종 작업에 들어갔다.

수개월 동안 장인의 손길로 다듬어진 세종대왕 석상은 오는 11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국가연합정원 한국문화정원에 세워져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5월 26일 '미국 클리블랜드 국가연합정원에 최초 세종대왕 석상을 세운다'는 소식으로 알려진 국제 문화예술 프로젝트가 이제 구체적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한인회 문종대 회장 일행은 지난 17일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에 위치한 지석석공예예술원을 방문해 수개월째 제작 중인 세종대왕 석상을 직접 살펴보고 최종 작품 완성 계획을 확인했다.

이날 문종대 회장 일행은 작품의 전체적인 조형미와 세부 표현을 꼼꼼히 살펴본 뒤 제작자인 석공예가 김유제 시인과 작품의 완성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석공예가 김유제 시인은 그동안 진행된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마감 작업과 최종 완성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이에 대해 클리블랜드 한인회 측은 작품의 완성도와 제작 방향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세종대왕 석상 제작이 단순한 계획 단계를 넘어 실제 완성 단계에 진입했음을 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세종의 얼굴'에 담긴 인자한 품격

현재 모습을 드러낸 세종대왕 석상은 왕좌에 앉아 책을 펼쳐 든 형상으로 제작됐다.

온화하고 인자한 표정과 학문을 상징하는 책, 왕의 위엄을 표현한 좌대와 의복의 곡선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백성을 사랑했던 성군 세종의 모습을 현대적인 조형미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 제작에는 석공예가인 김유제 시인을 비롯해 대한민국 무형문화유산 제48호 보령석장 기능보유자 고석산 장인과 국가기능올림픽 석공예 부문 금메달리스트 신동업 장인 등이 참여해 전통 석공예의 기술과 현대적인 조형 감각을 접목하고 있다.

석상은 경북 경주시 남산에서 채취된 남산석을 사용해 제작되고 있다. 오랜 세월 한국 석조문화와 불교조각 등에 사용돼 온 남산석 특유의 깊고 따뜻한 질감을 살려 세종대왕의 인자한 품격과 학자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형상을 넘어, 한글 창제 정신까지 돌에 새기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세종대왕의 형상만 조각한 것이 아니라 석상 뒷면에 훈민정음의 글귀를 새겨 넣었다는 점이다.

최근 공개된 석상 뒷면에는 한글 창제 정신을 담은 글귀가 새겨지고 있다. 이를 통해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인물의 기념 석상을 넘어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문자를 창제했던 정신까지 함께 기억하도록 구성됐다.

세종대왕은 1443년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1446년 이를 반포했다. 한문 중심의 문자생활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뜻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백성을 위해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문자를 만든 것이다.

따라서 세종대왕의 가장 위대한 유산 가운데 하나인 한글은 단순한 문자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소통, 교육과 평등의 가치를 상징한다.

이번 석상은 이러한 세종의 정신을 돌이라는 가장 오래가는 재료에 새긴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앞면에는 세종의 얼굴을, 뒷면에는 한글의 정신을 새긴 것이다.

보령에서 태어나 클리블랜드로 향하는 세종대왕


이번 세종대왕 석상 제작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한인회가 추진하는 한국정원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클리블랜드 한인회는 회장 문종대를 중심으로 미국 국가연합정원 내 한국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그 중심에 세종대왕 석상을 설치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글의 가치를 미국 사회와 세계인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정원이 조성돼 있는 국가연합정원에 한국정원이 들어서고 그 중심에 세종대왕이 자리하게 된다는 것은 한인사회에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한국정원은 고국의 역사와 문화를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는 문화적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한국정원의 상징으로 자리한다는 것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클리블랜드 한인회는 한국정원을 한인사회만의 공간이 아니라 미국 시민과 세계인이 함께 한국문화를 경험하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석공예가 김유제 시인 "돌을 다듬는 것은 세종의 정신을 새기는 일"

이번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석공예가 김유제 시인은 앞서 세종대왕 석상 제작에 들어가며 "세종대왕은 단지 조선의 임금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문자를 창제한 인류 문화사의 위대한 스승"이라며 "돌을 다듬는 일은 단순히 형상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그 정신을 새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시인은 또 "이번 세종대왕 석상에는 한글을 만든 애민의 마음과 한국인의 정신, 그리고 우리 문화의 품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며 "미국 클리블랜드 한국정원에 세워질 세종대왕상이 먼 타국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이 되고, 세계인들에게는 한국문화와 한글의 위대함을 알리는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최종 점검을 계기로 작품은 세부적인 마감과 조형미를 더욱 다듬어 오는 10월 완성될 예정이다.

석공예가 김유제 시인은 "최초의 석상으로 제작하는 뜻깊은 사업을 맡겨주신 클리블랜드 한인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문종대 회장님과 한인회 관계자들이 직접 보령까지 찾아와 작품을 살펴보고 완성 계획을 함께 논의해 주신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클리블랜드와 보령시가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고, 문학과 예술, 전통문화가 서로를 연결하는 소중한 문화교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양 지역의 문화예술 교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0월 완성, 11월 미국에서 제막

보령에서 제작되고 있는 세종대왕 석상은 오는 10월 최종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성된 작품은 미국으로 운송돼 클리블랜드 국가연합정원 한국문화정원에 설치되고, 오는 11월 현지에서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지난 4월 21일 세종대왕 석상 제작 고사를 시작으로 보령의 석공예예술원에서 시작된 돌의 여정이 약 7개월 만에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보령의 전통 석공예 기술이 해외 한국문화공간과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 덩어리의 돌이 장인의 망치와 정을 만나 세종대왕의 모습으로 태어나고, 다시 태평양을 건너 미국 클리블랜드의 한국문화정원에 자리하게 된다.

그 과정 자체가 한국 전통문화와 해외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문화교류의 여정이다.


'세종의 얼굴'에서 '한국의 얼굴'로

미국 땅에 세워질 세종대왕 석상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다.

그것은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든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며,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이다.

또한 한글이라는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외교의 상징이기도 하다.

앞면에 새겨진 세종의 얼굴이 한국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뒷면에 새겨진 훈민정음의 글귀는 그 역사가 오늘날 세계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보령의 돌 위에 세종의 얼굴을 새기고, 그 뒷면에 한글의 정신을 새긴 이 작품은 이제 미국을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세종대왕은 한국인에게는 마음의 고향으로, 세계인에게는 한국을 이해하는 하나의 문화적 창구로 자리하게 될 전망이다.


돌은 오래 남는다

돌은 말이 없지만 기억한다. 보령의 작업장에서 수개월 동안 이어진 망치 소리와 장인의 땀, 그리고 세종대왕을 향한 마음이 한 덩어리의 돌에 차곡차곡 새겨지고 있다.

그 돌은 이제 바다를 건너 클리블랜드로 향한다.

그곳에서 세종대왕은 한 나라의 왕으로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사랑한 마음과 누구나 자신의 뜻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글을 만든 정신의 상징으로 세계인을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앞면에는 세종의 얼굴을, 뒷면에는 한글의 정신을 품은 이 석상은 보령과 클리블랜드를 잇는 문화의 다리가 될 것이다.

보령에서 태어난 세종의 얼굴이 11월 미국 땅에 서는 날, 한글의 정신도 함께 세계를 향해 걸어갈 것이다.

그것은 한 사람의 왕을 기리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한 정신을 돌에 새겨 미래 세대에 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돌이 오래 남는 만큼, 세종의 정신과 한글의 가치도 오래도록 세계인의 기억 속에 남기를 기대한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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