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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시, 한국의 언어를 만나다… 팔 다니엘 레벤테 <나비, 돌, 칼날> 한국어 초역 출간

9월 2일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서 '한·헝가리 시 낭독의 밤' 개최
시와 번역, 낭독과 음악으로 이어지는 두 나라 문학의 새로운 다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에는 국경이 없다. 언어는 서로 다르지만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의 언어는 국경과 시대를 넘어 서로에게 닿는다.

헝가리 현대 시인 팔 다니엘 레벤테(Pál Dániel Levente)의 시집 <나비, 돌, 칼>이 한국어로 처음 소개되면서 한국과 헝가리 문학의 새로운 만남이 시작된다.

9월 2일 오후 6시,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8층에 자리한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에서 <나비, 돌, 칼날> 한국어 초역 출간을 기념하는 특별한 문학행사 '한·헝가리 시 낭독의 밤'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시집의 저자인 팔 다니엘 레벤테 시인과 한국어 번역자인 최소담 교수가 함께하는 대화를 비롯해 시인의 직접 낭독, 한국 시인들의 시 낭독과 음악 공연 등이 어우러지며, 언어와 문학을 통해 한국과 헝가리가 만나는 뜻깊은 문화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나비, 돌, 칼날'이 하나의 시적 세계가 되다


<나비, 돌, 칼날>이라는 제목부터 강렬하다.

나비, 돌, 칼날. 가볍고 아름다운 존재와 무겁고 단단한 존재, 그리고 날카롭고 위험한 존재가 한자리에 놓여 있다.

나비가 상징하는 것은 아름다움과 변화, 비상일 수 있다. 돌은 시간과 기억, 침묵과 무게를 떠올리게 한다. 칼날은 상처와 폭력, 혹은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는 날카로운 인식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개의 이미지가 한 권의 시집 안에서 만난다는 사실은 팔 다니엘 레벤테의 시 세계가 단순한 서정에 머물지 않고 아름다움과 현실, 존재와 사회, 개인과 시대의 긴장을 함께 바라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한국어판의 영문 소개 문구 역시 이러한 시적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Beauty that lightens us. A stone that sends ripples through society. A knife that reveals painful truths."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밝히는 나비,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는 돌, 고통스러운 진실을 드러내는 칼날.

결국 세 이미지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적 세계를 구성하는 세 가지 감각으로 읽힌다.

아름다움과 무게, 그리고 진실.

번역은 언어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일

이번 출간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인물은 번역을 맡은 최소담 교수다.

외국의 시가 다른 언어권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어의 뜻을 옮기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시에는 언어의 표면 아래에 숨은 리듬과 정서, 문화적 맥락과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 번역은 원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한국어로 읽었을 때도 하나의 시로 살아 있어야 한다.

따라서 <나비, 돌, 칼날>의 한국어 초역은 단순한 외국 문학 작품의 번역 출간을 넘어 헝가리 현대시가 한국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걸 수 있도록 새로운 언어의 문을 여는 작업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9월 2일 행사에서 팔 다니엘 레벤테 시인과 최소담 교수가 나누는 대화 역시 이 같은 번역의 과정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건너온 시가 어떤 표정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번역자는 원작의 목소리를 한국어 안에서 어떻게 살려냈는지를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인이 자신의 언어로 들려주는 시

이번 행사의 또 하나의 중요한 순서는 팔 다니엘 레벤테 시인의 직접 낭독이다.

번역된 시를 눈으로 읽는 것과 시인이 자신의 언어로 직접 읽어주는 시를 듣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시인의 목소리에는 글자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는 호흡과 억양, 리듬이 존재한다.

특히 헝가리어라는 낯선 언어로 들려오는 시는 관객들에게 의미를 넘어선 새로운 문학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시를 다시 한국어로 만나는 순간, 하나의 시가 두 개의 언어를 통해 서로 다른 울림을 만들어내게 된다.

헝가리어의 목소리와 한국어의 문장이 만나는 순간이다.



한국 시인들과 함께 만드는 '시의 밤'

이번 행사는 한 명의 헝가리 시인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저명한 시인들이 함께 참여해 시를 낭독하고 음악 공연도 펼친다.

이는 이번 행사가 단순한 번역 출간 기념회가 아니라 한국과 헝가리의 문학인들이 직접 만나 서로의 시적 감각을 나누는 문학 교류의 무대라는 점을 보여준다.

시를 낭독하고 음악을 듣는 동안 관객들은 언어의 차이를 넘어 시가 가진 보편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사랑과 상실, 기억과 시간, 인간의 고독과 사회의 현실, 아름다움과 고통.

그것들은 어느 한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시인이 노래하는 마음과 헝가리 시인이 노래하는 마음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속에서 태어났지만, 결국 인간이라는 하나의 존재를 향한다.

세계시인선 016, 헝가리 현대시의 새로운 목소리

포스터에 소개된 <나비, 돌, 칼날>은 '세계시인선(World Poets Series) 016'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동안 이 시리즈에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T. S. 엘리엇, 이백, 두보, 존 던과 같은 고전·정전 시인들뿐 아니라 현대시인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돼 왔다.

이번 팔 다니엘 레벤테의 시집 역시 이러한 세계시인선의 흐름 속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헝가리 현대시의 한 목소리를 소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한국 문학 독자들에게 헝가리는 흔히 페퇴피 샨도르, 아디 엔드레 등 근대 헝가리 문학의 이름으로 먼저 기억되지만, 오늘의 헝가리 문학 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언어와 감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팔 다니엘 레벤테의 시 세계가 한국어로 소개된다는 것은 한국 독자들이 오늘의 헝가리 문학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열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학은 서로 다른 두 나라를 가장 아름답게 연결한다

한국과 헝가리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나 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면 그 거리는 놀랍도록 가까워진다.

한 나라의 시인이 자신의 삶에서 발견한 한 문장이 다른 나라의 독자에게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다. 번역은 그 사이에 놓인 다리다. 그리고 낭독은 그 다리를 실제로 건너는 사람의 발걸음이다.

이번 '한·헝가리 시 낭독의 밤'은 바로 그 다리를 함께 걷는 자리다.

헝가리 시인이 헝가리어로 시를 읽고, 한국의 시인들이 한국어로 자신의 시를 읽는다. 그 사이에서 번역자가 두 언어의 간격을 좁힌다.

그리고 음악이 그 사이를 흐른다. 언어는 달라도 시가 지닌 울림은 하나가 된다.

9월의 첫 시절, 명동에서 만나는 헝가리의 시

9월은 계절이 바뀌는 문턱이다. 여름의 열기가 조금씩 물러가고 가을의 기척이 찾아오는 시간이다. 그 계절의 문턱에서 헝가리의 시가 한국을 찾아온다.

2026년 9월 2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8층,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시와 언어, 번역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한 권의 시집이 두 나라 문학의 새로운 대화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나비, 돌, 칼날>이라는 세 단어가 한국 독자의 마음에 어떤 새로운 이미지로 피어날지, 팔 다니엘 레벤테 시인의 목소리가 한국의 시인들과 어떤 화음을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나비와 돌과 칼날 사이에서

시인은 아름다움을 노래하지만 아름다움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돌처럼 무거운 현실도 바라보고, 칼날처럼 아픈 진실도 마주한다.

그래서 시는 때로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오르다가도 어느 순간 돌처럼 우리 마음을 두드리고, 때로는 칼날처럼 익숙한 세계를 베어 새로운 진실을 보여준다.

팔 다니엘 레벤테의 <나비, 돌, 칼날>이 한국어라는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고 한국 독자 앞에 선다.

한 권의 시집이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진정으로 넘어야 할 것은 국경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 사이에 놓인 거리인지도 모른다.

9월 2일 저녁, 명동의 작은 문학 공간에서 헝가리어와 한국어가 만난다. 한쪽에서는 헝가리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국 시인의 시가 울려 퍼진다.

그 사이로 번역과 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시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한 편의 시가 한 사람의 마음에 닿는 순간, 먼 나라 헝가리는 더 이상 먼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그 밤, 나비와 돌과 칼날 사이에서 피어나는 시 한 편이 한국과 헝가리를 잇는 새로운 문학의 길이 되기를 기대한다.


국경을 넘어 시와 문화를 연결하는 헝가리의 시인

한편, 팔 다니엘 레벤테(Pál Dániel Levente)는 동시대 헝가리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신의 세대에서 국제적으로 폭넓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다.

그는 지금까지 8권의 헝가리어 저서와 15권의 번역서를 출간했으며, 그의 작품은 영어·독일어·포르투갈어·스페인어·폴란드어, 베트남 등 1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시인으로서의 활동에 머물지 않고 문학과 예술을 연결하는 문화기획자이자 편집자로도 폭넓게 활동해 왔다. 그는 예술 잡지이자 출판사인 PRAE의 공동 창립자로 참여했으며, 약 15년 동안 부편집장으로 활동했다.

또한 2012년 유럽연합 문학상 헝가리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ELTE대학교 출판부 편집장을 역임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헝가리의 국영 문화기관인 페퇴피 문화원(Petőfi Cultural Agency) 이사로 활동하며 문학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국제적 교류와 확산에도 힘을 보탰다.

그의 활동 영역은 문학의 경계를 넘어 공연예술로도 확장되어 있다. 2016년 이후에는 부다페스트 국립서커스(Capital Circus of Budapest)의 드라마투르그이자 대본작가로 활동하면서 부다페스트 국제서커스 페스티벌을 비롯해 50편이 넘는 공연 작품 제작에 참여했다.

이는 그의 시 세계가 단순히 활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문학·공연·예술·문화기획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창작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팔 다니엘 레벤테는 또한 국제 문학제와 시 축제, 학술회의 등에 꾸준히 초청되는 작가다. 헝가리를 비롯해 브라질, 프랑스, 루마니아, 세르비아,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문학과 예술 활동을 펼치며 다수의 문학상과 예술상을 수상했다.

주요 수상 및 영예로는 2020년 제13회 국제서커스페스티벌 특별상, 2022년 제75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2023년 미국 MUSEPAPER Poem Prize, 그리고 2025년 미국 Frontier Poetry 'Portrait Prize' 롱리스트 선정등이 있다.

특히 그의 활동 이력에서 주목할 점은 문학과 다른 예술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를 쓰는 작가인 동시에 출판과 편집, 문화행정, 공연예술의 창작 현장을 경험한 그는 오늘날 문학이 어떤 방식으로 다른 예술과 만나고 세계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원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팔 다니엘 레벤테의 시는 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번역을 통해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다른 문화권의 독자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그의 시집 <나비, 돌, 칼날>이 한국어로 처음 번역·출간된 것은 바로 이러한 국제적 문학 교류의 연장선에서 의미가 크다. 헝가리 현대시가 한국 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하나의 문학적 통로이자, 한국과 헝가리 두 나라의 시가 서로의 언어와 감성을 통해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헝가리 문학을 한국 독자의 언어로 옮기는 문학적 가교

역자 최소담 교수는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캠퍼스(University at Buffalo, SUNY)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전주대학교 영어교육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번역가로서도 꾸준히 활동해 온 그는 <비용의 넥타이>(Attila F. Balázs), Miracle in Kumgangsan(Daljin Kim), <살아있는 것들>(Laura Garavaglia, 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번 팔 다니엘 레벤테의 <나비, 돌, 칼날> 번역은 헝가리 현대시를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시 번역은 단순히 한 언어의 문장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작업이 아니다. 시인이 선택한 단어 하나, 행과 행 사이의 침묵, 이미지의 온도와 리듬까지 다른 언어의 문학적 감각으로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자 최소담 교수의 이번 작업은 헝가리 시인의 독특한 시적 감각과 사유를 한국어라는 새로운 언어의 공간으로 옮기는 문학적 가교라는 의미를 갖는다.

두 사람의 만남이 갖는 의미

팔 다니엘 레벤테의 시와 최소담의 번역은 이번 출간을 통해 한국과 헝가리 문학이 서로의 언어를 넘어 만나는 하나의 접점이 된다.

헝가리어로 태어난 시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새로운 독자를 만나는 순간, 시의 국경은 사라진다. 시인이 헝가리에서 바라본 세계와 한국의 독자가 살아가는 세계가 한 권의 시집 안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나비, 돌, 칼날>이라는 제목 자체가 보여주듯, 가볍게 날아오르는 나비, 무게와 시간성을 품은 돌, 그리고 긴장과 상처를 상징하는 칼날은 서로 다른 감각과 의미를 한 공간에 불러낸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지점에서 팔 다니엘 레벤테의 시적 세계를 읽어볼 수 있다.

이번 한국어 초역은 따라서 한 권의 번역시집 출간을 넘어, 한국과 헝가리의 현대문학이 시를 통해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문화적 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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