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를 읽는 것을 넘어 자신의 목소리와 삶으로 시를 다시 탄생시키는 특별한 문학 축제가 만해 한용운의 숨결이 깃든 강원도 인제에서 펼쳐졌다.
JEI재능문화 산하 재단법인 재능문화가 주최하고 재능시낭송협회(회장 김경복)가 주관한 '2026 재능시낭송여름학교'가 지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간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한국시인협회와 JEI재능교육, 인제군, 동국대학교 만해연구소, 만해축전추진위원회 등이 후원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만해 한용운의 대표 시집 <님의 침묵> 발간 1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과 독립정신, 시대정신이 살아 숨 쉬는 만해마을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더했다.
2006년 처음 시작된 재능시낭송여름학교는 시를 사랑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돼 온 국내 대표적인 전국 규모의 시낭송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시인과 문학평론가, 교수, 배우, 전문 시낭송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시 읽기와 작품 이해, 시낭송 이론과 실습, 발성과 무대 표현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왔다.

특별시낭송대회… 참가자들의 열정으로 문을 열다
행사 첫날 열린 개강식에서는 재능문화 김성우 전 고문이 격려사를 통해 재능시낭송여름학교의 의미와 참가자들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김성우 전 고문은 "2006년 시작된 재능시낭송여름학교는 일반인들이 시와 시낭송을 배우고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재능문화가 마련해 온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이번 여름학교에서도 특별시낭송대회와 <님의 침묵> 전편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와 시낭송이 지닌 깊은 매력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특별시낭송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무대 위에서 각자의 목소리와 개성적인 표현으로 시를 낭송하며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대회 심사 후에는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극배우 박정자가 특별무대를 마련해 참가자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박정자는 "시를 외우고 자신의 감정과 목소리로 표현해 내는 시낭송가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직접 '세월이 가면' 등 시노래를 들려주며 청중과 함께 호흡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석식 후에는 이승원 문학평론가의 특별강연이 이어졌다.
'만해 한용운은 왜 시집 <님의 침묵>을 썼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 평론가는 한용운의 생애와 그가 살아간 시대적 배경을 살피며 <님의 침묵>이 탄생하게 된 과정과 작품에 담긴 문학적·역사적 의미를 시대의 흐름 속에서 깊이 있게 풀어냈다.

님의 침묵' 88편, 100년의 시간을 넘어 오늘의 무대로
행사 둘째 날 오전에는 만해기념관에서 김윤길 전 만해마을 교육원장의 특별강연이 진행됐다.
김 전 교육원장은 '<님의 침묵> 100년 특별전'을 주제로 전시의 주요 내용과 의미를 소개했다.
전시의 소주제별로 한용운의 삶과 관련된 주요 장소와 인물, 책과 글 등 다양한 실증 자료를 살펴보며 한용운의 정신과 사상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조명했다.
이번 여름학교의 백미는 이날 오후 열린 시낭송 공연 '백년의 숨결 <님의 침묵>을 노래하다'였다.
참가자들은 한용운의 대표 시집 <님의 침묵>에 수록된 전편 88편의 시를 공연 형식으로 낭송하며 작품 한 편 한 편에 담긴 시대정신과 문학적 울림을 함께 나눴다.
100년 전 탄생한 시가 수많은 참가자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의 무대에서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목소리로 시를 읽고 서로의 낭송을 이어가며 만해 한용운의 탄신일을 맞아 <님의 침묵>을 오늘의 숨결로 되살렸다. 이를 통해 한국 근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한용운의 삶과 문학정신을 되새기는 한편, 시와 시낭송이 지닌 깊은 울림과 문화적 가치를 직접 체험했다.
재능문화 이춘기 센터장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한 편의 시를 자신의 목소리로 읽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며 삶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경험은 더욱 소중한 가치가 되고 있다"며 "이번 재능시낭송여름학교가 참가자들에게 시와 시낭송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감성을 회복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인환문학관 인문학 투어로 문학적 여정 마무리
행사 마지막 날에는 인문학 투어 프로그램으로 박인환문학관을 탐방했다.
참가자들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독특한 족적을 남긴 박인환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살펴보고 그의 문학정신을 직접 체험하며 2박 3일간 이어진 문학적 여정을 마무리했다.
종강사에 나선 한국시인협회 이상호 협회장은 시낭송이 지닌 문화적 가치와 예술적 의미를 강조하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상호 협회장은 "시낭송은 우리나라에서 독특하게 발전해 온 특별한 예술 장르"라며 “"이번 여름학교에서 시를 배우고 낭송하며 함께한 경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능시낭송협회 김경복 협회장은 이번 행사의 특별한 기록을 소개했다.
김 협회장은 "이번 재능시낭송여름학교에서는 만해 한용운 시인의 시 88편을 비롯해 특별시낭송대회 71편, 박인환 시인의 작품 10편 등 모두 170여 편의 시낭송을 선보이며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을 함께 듣는 기록을 세웠다"며 "지난 100년의 시를 오늘의 숨결로 되살린 뜻깊은 여정에 함께해 준 모든 참가자와 행사를 위해 힘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를 배우고, 읽고, 함께 살아가는 문화의 장"
재능시낭송여름학교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참가자들이 시를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문학적 감수성과 표현력을 함께 키워가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시낭송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부터 오랜 기간 전문적으로 활동해 온 시낭송가까지 한자리에 모여 배우고 교류하며 성장하는 전국 단위의 대표적인 시낭송 교육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학교는 <님의 침묵> 발간 100주년이라는 문학사적 의미 위에 특별시낭송대회와 전편 88편 낭송 공연, 만해문학 특별강연, 박인환문학관 탐방 등을 더해 시와 사람, 역사와 현재가 만나는 입체적인 문학 축제로 펼쳐졌다.
재능문화와 재능시낭송협회는 앞으로도 시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건강한 시낭송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재능시낭송여름학교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문학을 매개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문화의 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한 세기를 건너온 만해의 시는 이번 여름, 인제 만해마을에서 다시 사람들의 목소리를 얻었다.
그리고 시를 사랑하는 이들의 낭송은 100년 전의 <님의 침묵>을 과거의 책장에 머물게 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으로 다시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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