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연간 4천만 명 이상이 찾는 국립공원 탐방로 가운데 5곳 중 1곳이 낙석·실족·추락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경계·위험' 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산과 설악산에 위험등급 탐방로가 집중된 가운데,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과 금정산은 기존 안전성 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어 탐방로 안전등급을 최신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김포시갑)이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안전성 평가 등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평가 대상 탐방로 730곳 가운데 4등급 126곳, 5등급 26곳 등 모두 152곳이 4·5등급으로 분류됐다. 전체의 20.8%에 해당한다.
국립공원 탐방로 안전등급은 일반(1등급), 관심(2등급), 주의(3등급), 경계(4등급), 위험(5등급) 등 5단계로 구분된다. 4등급은 탐방로 유실이나 낙석·실족 등 위험 징후가 나타난 상태이며, 5등급은 재해 위험성이 매우 높아 긴급한 정비가 필요한 구간이다.
공원별로는 북한산의 위험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다. 북한산은 전체 143개 탐방로 가운데 4등급 44곳, 5등급 14곳 등 58곳이 4·5등급으로 분류돼 40.6%를 차지했다.
설악산은 111개 탐방로 중 4등급 32곳, 5등급 6곳 등 38곳이 4·5등급으로 분류돼 비율이 34.2%였다. 오대산도 21개 탐방로 가운데 7곳이 4·5등급으로 33.3%를 차지했다.
특히 북한산과 설악산 두 국립공원에 전체 4·5등급 탐방로 152곳의 63.2%인 96곳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 정비가 필요한 5등급 탐방로 역시 전체 26곳 가운데 20곳(76.9%)이 두 공원에 집중됐다.
위험등급 탐방로가 많은 북한산과 설악산은 탐방객도 많은 국립공원이다. 2025년 기준 북한산 탐방객은 753만3,114명, 설악산은 187만405명으로 두 공원에만 940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이는 2025년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 4,331만477명의 21.7%에 해당한다.
국립공원 내 안전사고도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66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1명이 숨지고 606명이 다쳤다.
연도별 사고 건수는 2021년 125건, 2022년 131건, 2023년 119건, 2024년 118건, 2025년 123건이었으며, 2026년에도 6월까지 51건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문제는 현재 활용되는 탐방로 안전성 평가가 최신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공원공단이 제출한 안전등급 자료는 2019년 국립공원연구원의 안전성 평가 연구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이에 따라 202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과 2026년 지정된 금정산은 이번 안전등급 현황에서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팔공산은 2025년 약 300만 명이 방문했으며, 금정산 역시 국립공원 지정 당시 연간 약 312만 명이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탐방객이 이용하는 신규 국립공원의 탐방로 위험 수준이 기존 전국 단위 안전등급 현황에는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최근에는 집중호우와 산불 등 기후재난으로 탐방로의 지형과 시설 여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과거 평가에만 의존하기보다 정기적인 재평가와 상시적인 안전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주영 의원은 "국립공원은 연간 4천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찾는 대표적인 여가·휴식 공간인 만큼 탐방로 안전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위험등급이 높은 구간은 정비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사고 위험을 사전에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중호우와 산불 등 기후재난으로 탐방로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과거 평가 결과에만 의존해서는 실제 위험을 제때 반영하기 어렵다"며 "공단은 신규 국립공원을 포함한 전국 탐방로를 전면 재평가하고 기후재난에 따른 위험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상시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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