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오는 10월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발표된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고 공식 예고했다.
발표가 임박하면서 세계 문학계와 출판계에서는 어느 작가가 올해의 영예를 안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노벨문학상은 한림원이 공식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언론과 서점가에서 거론되는 이름들은 독자 투표, 해외 언론 보도, 문학계의 전망, 베팅시장 등을 통해 형성된 '예상 명단'이라는 점을 먼저 짚을 필요가 있다.

애트우드·찬쉐·무라카미…오래 거론된 이름들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Eleanor Atwood)는 올해도 빠지지 않고 이름이 오르는 작가다.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 등을 통해 권력과 여성, 억압과 자유의 문제를 독창적으로 다뤄왔다. 국내 독자들의 관심도 높다. 예스24가 9월 초 실시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예측 투표에서는 애트우드가 22%의 득표율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중국 작가 찬쉐(邓小华)도 올해 특히 주목받는 이름이다. 꿈과 환상, 불안과 무의식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로, <오향거리>, <마지막 연인>, <격정세계> 등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 해외 베팅시장에서는 최근 찬쉐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역시 오랜 기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온 작가다.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을 통해 상실과 사랑,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탐구해 세계적인 독자층을 확보했다. 올해도 해외 전망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주의 비밀스러운 거장' 머네인도 주목
호주의 제럴드 머네인(Gerald Murnane)도 꾸준히 거론된다. 국내에서는 <평원>을 비롯해 <소중한 저주>, <접경지대> 등이 번역돼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머네인의 작품은 기억과 이미지, 빛과 색채를 통해 인간 내면의 풍경을 세밀하게 파고드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근 국내 번역 출간이 이어지면서 한국 독자들에게도 그의 문학세계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토머스 핀천(Thomas Pynchon)도 빠지지 않는다. <제49호 품목의 경매>, <브이.>, <중력의 무지개> 등을 통해 역사와 음모, 대중문화와 현대문명의 불안을 복합적으로 다뤄온 작가다.
루마니아의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Mircea Cărtărescu) 역시 환상과 기억을 결합한 독특한 문학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노스탈지아> 등이 번역되면서 그의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멕시코의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Cristina Rivera Garza), 포르투갈의 리디아 호르헤(Lídia Jorge), 스페인의 엔리케 빌라 마타스(Enrique Vila-Matas), 앤티가 출신의 저메이카 킨케이드(Jamaica Kincaid) 등도 올해 문단 안팎에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 문학에서는 김혜순·황석영 이름 올라
한국 작가들의 이름도 올해 노벨문학상을 둘러싼 관심에서 빠지지 않는다.
특히 시인 김혜순이 주목된다. 김혜순은 여성의 몸과 죽음, 사회적 폭력과 기억을 독특한 언어와 형식으로 탐구해온 시인이다. <죽음의 자서전>,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등은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읽히고 있다.
김혜순의 작품은 알라딘의 올해 노벨문학상 관련 기획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알라딘은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김혜순의 작품세계를 별도로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작품을 읽어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소설가 황석영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객지>, <삼포 가는 길> 등에서 노동과 민중의 삶을 다뤄왔으며, 최근작 『철도원 삼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한 가족의 삶을 장대한 서사로 펼쳐냈다.
한강이 2024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 한국문학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진 만큼, 올해 한국 작가들의 이름이 다시 국제적인 노벨문학상 담론에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현상이다.
서점가도 '노벨문학상 기다리기'…결국 중요한 것은 독서
노벨문학상 발표를 기다리는 독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알라딘은 10월 8일 발표를 앞두고 '노벨문학상을 기다리며'라는 기획을 마련해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들의 작품과 역대 수상작을 소개하고 있다. 독자 투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알라딘 독자 투표에서는 애트우드와 무라카미 하루키, 찬쉐, 황석영, 앤 카슨 등의 이름이 상위권에 등장한다.
예스24 역시 독자 예측 행사를 진행했다. 9월 초 투표에서는 애트우드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살만 루슈디와 찬쉐 등이 뒤를 이었다. 예스24는 노벨문학상 발표를 전후해 거론되는 작가들의 작품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도 소개했다.
결국 노벨문학상을 둘러싼 '누가 받을 것인가'라는 궁금증은 독자들을 다시 책 앞으로 이끄는 하나의 계기가 되고 있다.
노벨문학상은 예측보다 '문학의 발견'에 의미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해마다 수많은 이름이 등장하지만, 예측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역시 발표 전 해외 베팅시장 등에서 결정적인 유력 후보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노벨문학상은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한림원의 선택을 알 수 없는 상이다.
그래서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독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정답 맞히기’보다 한 권의 책을 펼쳐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애트우드의 문장을 읽고, 찬쉐의 낯선 세계에 들어가 보고, 머네인의 기억을 따라가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현실과 환상 사이를 걸어볼 수 있다. 김혜순의 시를 읽으며 몸과 죽음, 언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노벨문학상의 가치는 수상자의 이름이 발표되는 순간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발표를 기다리는 독자들이 세계 곳곳의 문학을 다시 읽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순간에도 이미 문학은 작동하고 있다.
오는 10월 8일 오후 8시. 스웨덴 한림원이 어떤 이름을 호명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한 작가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세계의 독자들은 다시 그 작가의 문장으로 향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올해의 노벨문학상’은 한 사람의 영예를 넘어, 한 권의 책을 펼쳐보게 하는 새로운 독서의 시작이 된다.
i24@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