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을이 깊어가는 익산의 한 자락에서 차 한 잔의 여유와 우리 차문화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찻자리가 마련된다.
제23회 '향기있는 가을찻자리'가 오는 10월 16일 오후 2시 전북 익산시 낭산면 성남신리길 43에서 열린다.
낭산다례원 ㈜연화산방(대표 유보연)이 주최하고 익산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오랜 세월 이어온 우리 차문화의 전통을 바탕으로 차와 사람, 자연이 한자리에 어우러지는 지역 문화행사다.
'향기있는 가을찻자리'는 이름 그대로 차 한 잔에 계절의 향기를 담아내는 자리다. 연꽃과 찻잔, 다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정성스럽게 우려낸 차를 마시며 잠시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가을의 깊이를 음미한다.
23년 이어온 익산의 차문화, '마시는 차'에서 '나누는 문화'로
우리에게 차는 단순히 목을 축이는 음료 이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차를 준비하고, 물을 끓이고, 다구를 고르고, 차를 우려내어 상대에게 내어놓는 과정에는 기다림과 배려가 담긴다. 찻잔을 마주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우리 차문화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러한 '함께 마시는 시간'에 있다.
현대사회가 빠른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천천히 무언가를 바라보고 기다리는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찻자리는 잠시 멈추는 법을 가르쳐주는 문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차 한 잔이 식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차의 향과 온도, 찻잔의 감촉, 계절의 빛깔까지 오감으로 받아들이며 일상의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향기있는 가을찻자리'가 23년 동안 이어져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보연 대표 "차 한 잔의 향기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
유보연 낭산다례원 ㈜연화산방 대표는 이번 찻자리에 초대하면서 차를 매개로 자연과 사람, 전통과 오늘이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유 대표는 이번 행사가 단순히 차를 배우거나 마시는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가을의 아름다운 계절 속에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우리 차문화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초대 인사를 전했다.
특히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이들에게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로, 처음 찻자리를 찾는 이들에게는 우리 차문화의 멋과 따뜻함을 경험하는 새로운 만남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보연 낭산다례원 ㈜연화산방 대표는 "차 한 잔을 사이에 두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진다"며 "가을의 좋은 날, 차의 향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에도 따뜻한 향기가 머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찻자리에는 계절이 앉는다
차를 마시는 일은 계절을 마시는 일이기도 하다.
봄에는 어린 찻잎의 싱그러움을 만나고, 여름에는 차 한 잔의 청량함을 느낀다. 그리고 가을에는 차의 향과 함께 조금은 느리고 깊어진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가을 찻자리는 계절의 변화와 잘 어울린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나뭇잎의 색이 달라지는 계절에는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찻잔 하나에도 정성이 있고, 차를 내는 손길에는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전통적인 다례에서 차를 내고 마시는 행위는 단순한 음료 문화가 아니라 예(禮)와 배려, 절제와 기다림을 배우는 생활문화이기도 하다.
이번 '향기있는 가을찻자리' 역시 이러한 우리 차문화의 정신을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만나는 자리다.
익산의 가을, 차 향기로 깊어지다
익산은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을 품은 도시이면서 동시에 자연과 농촌의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다.
그 가운데 낭산의 가을 풍경 속에서 열리는 이번 찻자리는 도시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차를 함께 만나는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를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아도 좋다. 오래 만나지 못했던 사람의 안부를 묻고, 가을의 하늘을 바라보고, 차의 향이 입안에 남는 순간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좋은 찻자리는 차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한다.
23년을 이어온 '향기있는 가을찻자리'가 지향하는 것도 결국 그러한 찻자리일 것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 잔의 차를 천천히 마시는 일. 그리고 그 곁에 앉은 사람과 계절의 이야기를 나누는 일.
오는 10월 16일 익산 낭산에서 차 한 잔에 가을을 담고, 그 향기 속에서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시간이 펼쳐진다.
i24@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