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 마을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떠났고, 집은 무너졌으며, 강물은 오래된 나루와 마을의 흔적마저 삼켰다. 그러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도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남고, 한때의 이별은 반세기가 지나도록 끝나지 않는다. 베트남 작가 레 홍 응우옌(Lê Hồng Nguyên)의 장편소설 <Gió chiều Hoàng Đạo>는 바로 그 기억에서 출발한다. 우리말로 옮기면 '호앙다오의 저녁바람'쯤으로 읽을 수 있는 이 작품은 홍강 유역의 한 가톨릭 마을을 배경으로, 역사적 격변을 온몸으로 통과해온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과 이별, 가족과 신앙, 떠남과 귀환을 그리고 있다. 베트남작가협회 기관지 <văn nghệ>도 최근 이 작품을 다룬 글에서 소설이 사라진 마을과 그곳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역사와 인간의 기억을 되살려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역사보다 오래 남는 것은 사람의 기억 레 홍 응우옌은 1966년 흥옌에서 태어나 하노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다. 베트남작가협회와 하노이작가협회 회원으로, <Mùa cỏ khô>, <Gió ngã ba>, <Vũ điệu>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7세기 영국 형이상학파 시인들의 독특한 시적 상상력과 '통합된 감수성'을 통해 오늘의 시가 지향해야 할 사유와 감각의 관계를 살펴보는 문학 강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이승복)와 한국시문학아카데미(학장 이승복)는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글회관 3층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실에서 금요포럼을 열고, 이종우 전 홍익대학교 영어영문과 교수를 초청해 '17세기 형이상학파 시의 미학과 통합된 감수성'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을 비롯해 한국시문학아카데미 관계자와 시인, 문학인들이 참석해 형이상학파 시의 미학과 시론, T. S. 엘리엇이 제시한 '감수성의 분열'과 '통합된 감수성'의 의미를 함께 살펴봤다. 이승복 학장 "시를 깊게 읽는 일은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일" 이승복 한국시문학아카데미 학장은 인사말을 통해 금요포럼의 의미를 강조하며, 시인들이 창작에만 머물지 않고 문학의 뿌리와 시의 본질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이 학장은 특히 "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일만이 아니라,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발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80여 명의 서로 다른 삶과 문학의 길이 한 권의 책으로 모였다. 기성 작가들의 문학적 결실과 신인 작가들의 새로운 출발이 한자리에서 만나 한국 소설문학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조명했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가 단행본 <로드앤노블>을 펴내고 제10회 '아름다운 소설가상' 시상식과 계간 <소설앤소설가> 신인상 시상 및 등단식을 개최했다. 아울러 제1회 소설동인지 제작지원금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기증서를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해 창작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의 뜻을 더했다.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회장 김영두)는 1일 오후 3시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인근 예술가의 집에서 <로드앤노블> 출판기념회와 문학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가 주최하고 계간 <소설앤소설가>가 주관했으며, (사)한국문인협회, ㈜김앤정컴퍼니, 계간 <문학저널>이 후원했다. <로드앤노블>은 길 위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 삶의 기억과 경험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한데 묶은 단행본이다. 1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저마다 걸어온 삶의 궤적과 문학적 목소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인간의 삶과 죽음, 기억과 사랑을 하나의 거대한 기록으로 읽어낸 박세희 시인의 시집 <별들의 보고서>가 제22회 김삿갓문학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월문화관광재단은 올해 김삿갓문학상 본상에 박세희 시인의 <별들의 보고서>, 우수상에 유호근 시인의 <고향의 강>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본상에는 모두 228편이 접수됐다. 재단은 지난 9월 18일 예심을 거쳐 본심 대상 작품을 가렸으며, 21일 본심에서 예심을 통과한 7편을 대상으로 최종 심사를 진행해 수상작을 확정했다. 우수상에는 4편이 접수됐다. 심사위원들은 <별들의 보고서>에 대해 "대상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성찰하고 삶을 진지하게 탐색한 작품"이라며 "시류에 쉽게 휩쓸리지 않으면서 시의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 현대인의 삶을 잔잔한 서정으로 풀어낸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보다 많은 작품이 접수되면서 김삿갓문학상에 대한 문단의 관심도 다시 확인됐다. 영월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김병연 선생의 문학 정신을 이어가고 역량 있는 문인들을 발굴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 문단에서 비평과 수필, 시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성문학과 인간 존재의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 온 정영자 문학가의 문학세계가 다시 조명된다. '수요문학광장'은 3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필동 문학의 집·서울 '산림문학관' 1층 중앙홀에서 제216회 '이 작가를 말한다' 행사를 열고 정영자 문학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번 행사는 정영자의 문학을 단순히 한 장르의 성취로 바라보기보다 비평·수필·시가 하나의 뿌리에서 자라난 문학적 나무라는 관점에서 조명하는 자리다. 사회는 아동문학가 정재분이 맡으며, 부산 물소리 시극단의 시극 공연 <윤동주, 별이 된 사람>과 장충열 시인의 시 낭송도 함께 마련된다. 문학평론가 정영자는 1941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의 바다와 산, 항구의 풍경 속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의 남해와 통영은 훗날 그의 문학을 형성한 중요한 원형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한 뒤 신라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부산문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신라대학교 명예교수와 통도사 영축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 활동의 폭도 넓다. 19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오는 10월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발표된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고 공식 예고했다. 발표가 임박하면서 세계 문학계와 출판계에서는 어느 작가가 올해의 영예를 안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노벨문학상은 한림원이 공식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언론과 서점가에서 거론되는 이름들은 독자 투표, 해외 언론 보도, 문학계의 전망, 베팅시장 등을 통해 형성된 '예상 명단'이라는 점을 먼저 짚을 필요가 있다. 애트우드·찬쉐·무라카미…오래 거론된 이름들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Eleanor Atwood)는 올해도 빠지지 않고 이름이 오르는 작가다.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 등을 통해 권력과 여성, 억압과 자유의 문제를 독창적으로 다뤄왔다. 국내 독자들의 관심도 높다. 예스24가 9월 초 실시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예측 투표에서는 애트우드가 22%의 득표율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중국 작가 찬쉐(邓小华)도 올해 특히 주목받는 이름이다. 꿈과 환상, 불안과 무의식이 뒤섞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423쪽의 장편소설에 새겨진 것은 거대한 역사의 이름이 아니라 그 역사를 견뎌낸 사람들의 얼굴이다. 독립운동과 이념, 해방과 분단, 전쟁과 연좌제라는 한국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한 가족 3대가 겪어야 했던 사랑과 이별, 가난과 기다림 그리고 끝내 놓지 않았던 '꿈'을 따라간다. 지난해 출간한 민병임 작가의 장편소설 <꿈>(소소리출판)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20세기 한국 현대사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1900년대 초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경상북도 영덕을 비롯한 시대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삶과 한국사의 굴곡을 겹쳐 놓았다. 소설의 출발점에는 1942년과 1943년에 쓰인 한 권의 낡은 일기장이 있다. 빛바랜 일기장은 작가의 손에 들어와 20여 년의 집필 과정과 자료 조사, 역사적 고증을 거치면서 장편소설 <꿈>으로 다시 태어났다.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역사 <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보다 그 역사의 뒤편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린다는 데 있다. 1부는 혁명가 이명근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일제강점기 수차례 서대문형무
(양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은 거창한 곳에서만 태어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에서 삶을 관찰하고, 사람과 세상을 기록하며, 한 편의 시와 소설, 수필로 마음을 나누는 과정에서 문학은 자란다. 천년의 역사와 불교문화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세계문화유산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문학의 본질을 되새기고 문인들의 창작 여정을 격려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제8회 영축문학상 시상식이 오는 10월 11일(일) 오후 2시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영축총림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열린다. 영축총림 통도사가 주최하고 영축문학회가 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에서는 시·소설·수필·시낭송 등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문학의 길을 걸어온 6명의 문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영축문학회가 마련한 제8회 영축문학상에서는 영축문학대상에 유영희 시인, 영축문학상에 최성배 소설가와 이석락 시인, 영축문학작가상에 문도경·이명주 수필가, 영축시낭송상에 조아랑 시인이 각각 선정됐다. 이들수상자에게는 영축문학대상에 1,000만 원, 영축문학상에 각 500만 원, 영축문학작가상에 각 200만 원, 영축시낭송상에 2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번 수상자들의 면면은 시·소설·수필·시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