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최동해 ㈜인쎌텍바이오 회장이 지난 21일 주한 중국대사관의 초청으로 대사관을 방문, 싱하이밍(邢海明) 대사와 환담하고 대사관저에서 열린 '가을 음악회'에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최동해 회장으로부터 ㈜인쎌텍바이오의 식물성 줄기세포 화장품을 소개받고 직접 화장품을 들고 사진 촬영을 자청할 정도로 친밀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 최초로 열린 '가을 음악회'는 테너 윤석진의 특별 공연과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협연으로 꾸며져 참석자들로 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지난 2013년에 설립된 ㈜인쎌텍바이오는 줄기세포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1세대 바이오벤처기업으로 2021년 기술평가우수인증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i24@daum.net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한 요양기관의 명단을 복지부 누리집 등에 12일부터 6개월 간 공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표한 요양기관은 7개 기관으로 병원 1곳, 의원 3곳, 약국 1곳, 한의원 2곳으로, 이와 같은 명단공표는 매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한편 공표내용은 국민건강보험법시행령 제72조에 따라 요양기관 명칭·주소·종별, 대표자 성명·성별·면허번호, 위반행위, 행정처분 내용이다. 해당 요양기관의 명단은 지난 12일부터 내년 4월 11일까지 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관할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 특별자치도와 시·군·자치구 및 보건소 누리집에 공고한다. 공표 대상 요양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00조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거짓 청구해 행정처분을 받은 기관 중 거짓청구 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이거나 요양급여비용 총액 대비 거짓청구 금액의 비율이 20% 이상인 기관을 대상으로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 이후 대상자에게 명단공표 대상임을 사전 통지해 20일 동안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진술된 의견 및 자료에 대한 재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결이 같은 사람들끼리 대화하는 것도 행복이다. 결(結)이 같으면 동행자가 된다. 같은 생각, 같은 시선이 삶을 가꾸기 때문이다. 결이 같으면 타자(他者)가 싫어하는 것을 피해 주는 감각과 예절도 있다. 가족도 결을 같이 하면 화목해진다. 오랜 동행자(同行者) 중에 결이 같은 친구가 있다. 김진우 교수는 대학에서 음악을 강의 한 학자다. 중앙대학음악대학 원장을 지냈다. 대학에서 정년 후 시(詩)를 만드는 시도반(詩道伴)과 가곡을 만들어 발표도 하였다. 대표적인 곡은 '하얀 여름'이 있다. 또 다른 동반자는 송재구 회장이다. 송봉구에서 송재구로 계명하였다. 송재구 회장을 보면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소령 강재구 영화가 있었다. 강재구 소령은 훈련하던 중 병사의 실수로 수류탄이 터진다. 소령 강재구(1965년, 향년 28세)는 터지는 폭탄을 순간 가슴에 안고 산화되었다. 강재구 소령의 실화는 주먹만 한 활자로 신문에 났다. 교과서에도 실렸다. 영화로 만들어져 전국의 학생들이 관람하였다. 극장을 나오는 학생과 일반인들은 가슴에 차가운 불덩어리를 안고 나오는 마음이었다. 너무 차가우면 불덩어리가 되는 것을 알았다. 눈에는 눈물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조선 왕 중 유일하게 정조를 계몽 왕이라 부른다. 정조는 왕 중에서도 달을 무척 좋아했다. 조선에서는 달은 왕을 상징하기도 한다. 월인천강(月印千江)이라는 말은 하나의 달이 천 개의 강을 비춘다는 뜻이다. 한 명의 임금이 수많은 백성을 비춘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세종 31년 1449년에 세종대왕이 석가모니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를 실은 책이 월인천강지곡(之曲)이다. 그 노래책에 게재되었다. 덕수궁이나 비원, 창경궁에 임금이 업무를 보는 사무실에는 의례, 달이 그려진 풍속도가 있다.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이순신 장군 역시 달과 인연이 깊다. 정유재란 마지막 해인 1598년의 어느 날의 일이다. 어느 날이라고 한 것은 구 지 날짜를 기억할 필요가 있겠냐는 뜻이다(역사가가 아니라면). 관심이 있으면 난중일기를 찾아도 좋을 듯싶다. 수군 8천 명을 거느리고 해수로의 요새로 알려진 완도 고금도에서 사색하는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 장군의 고시조 <한산섬 달 밝은 밤에>는 국민이면 좋아한다. 이곳에는 이순신 장군이 좋아하는 달을 보기에 적합한 월송대가 있다. 이순신 장군은 밤이 되면 월송대에 올라와 전투에 대한 전략을 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해 1인 가구가 전년 대비 4.7% 증가한 750만 2000가구로 집계됐다. 남성은 30대(22.0%),여성은 60대(18.3%)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혼 건수는 지난해 14만 8000건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 특히 평균초혼 연령은 남성 33.7세, 여성 31.3세로 전년 대비 각각 0.3세, 0.2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을 발표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번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조사는 제28회 양성평등주간을 기념해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한 남녀의 모습을 부문별 통계로 살펴보기 위해 이뤄졌다. ◆ 1인 가구 4.7% 증가…평균초혼 연령 남성 33.7세,여성 31.3세 2023년 전체 인구는 5155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 남성(16.7%)과 여성(16.5%)이 가장 많고, 전년 대비 80세 이상의 증가율이 남성 8.7%, 여성 6.3%로 가장 높았다. 2023년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는 746만 7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4.2%이고, 전년 대비 0.5%p
(서울=마래일보) 최현숙 기자= 지난 7월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의 죽음은 많은 이들을 슬픔에 젖게 하며 안타까워했다. 더욱 놀라워하며 충격에 빠트린 건 현 교직에 머물러 있는 종사자들이다. 전국의 수많은 교사는 그녀가 머물렀던 교정에 찾아와 불볕더위 속에도 추모하며 눈물을 삼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떠난 자는 말이 없고 아직 이렇다 할 내용은 밝혀지지 않은 채 교직의 종사자들은 현재 거리로 몰려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에는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교사와 제자 사이, 교사와 학부모 사이, 교사와 학교 사이 그 어떤 것이든 여기에는 분명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들이 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아까운 한 생명이 희생되어 세상에 알려졌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 상황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기자는 오래전 내 아이를 통해 자신의 반에서 문제를 일으키던 학생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학교 내에서 선생님들이 겪고 있을 고충들을 대략 직감할 수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들의 반에 문제를 일으키던 아이는 등교하지 않거나 제시간에 오지 않는 날이 다수였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신안 압해도 무지개길을 지나서 임자도를 찾아가는 길이었다.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 해변 길, 산티아고 카페에 들어가 앉아 달달 한 아이스티 한잔을 주문했다. 무더위 탓인지 카페 안에는 아무도 없다. 음악 소리도 없고 가까이서 배를 수리하는 소음만 들렸다. 바텐더는 중년의 여인으로 인상이 무척 인자해 보였다. 그는 개를 기르는지 산책을 다녀오는 개에게 손짓하며 반갑게 맞았다. "여행객인가 보죠?" 난 그렇다고 대답하고 찾아가는 곳을 지도를 가리키며 어떻게 가는지 물었다. "멀지는 않지만, 날이 더워서 걷기는, 무리에요. 거긴 왜 가세요. 거긴 아무것도 없어요." 웃으면서 말했다. "거기에 해변의 작은 집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악마를 만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여인도 웃으면서 내게 물었다. "그래 그 악마는 무엇 때문에 만나시려는 거예요?" "그 악마에게 나의 영혼을 팔면 그 악마는 내가 원하는 능력을 준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영혼과 악마의 능력을 바꾸려고요?" 여인은 농담처럼 어깨를 올리며 웃었다. 자신도 산티아고에 순례길을 갈 때는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야고보가 걸었던 순례길을 걸으며 앞으로 살아가는 ‘생의 문답’을 얻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는 소설 <이방인>을 통하여 '법정의 법복은 위선의 제복'이라 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카뮈는 언론사에 종사했다. 카뮈의 사설은 정론(正論)이었으며 장 폴 사르트르를 비롯한 지식인 사회에 찬사를 받는다. 롤랑 바르트 소설가는 카뮈를 향하여 건전지의 탄생과 같다는 비유를 들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뮈의 <이방인> 소설은 미국에서만 매년 30만 부 이상이 팔린다. 1942년 카뮈 나이 27세에 발표된 소설은 노벨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카뮈는 기자 출신인가 하면 연극인이다. 연출가로서도 역량을 보였다. 광화문의 교보문고 입구에서 담배를 입에 문, 카뮈의 걸게 사진은 연극인 아우라가 넘친다. <이방인>의 소설은 주인공 뫼르소를 통하여 카뮈의 내면을 볼 수 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소설은 법정 묘사가 자주 나온다. 카뮈는 법정의 판사를 투영하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법복은 절대자라는 인식을 주려는 철저한 연극과 같다는 비아냥의 시각이다. 현실에서 바라보는 판, 검사의 부정적 시각을 1940년대에 카뮈는 <이방인>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사랑은 어디서 올까?' 심리학자들은 행복과 사랑은 쾌락이나 환경과 관련이 없다고 분석한다. 자신에 대한 내적 만족감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경험으로 안다. 행복과 불행, 사랑은 모두 이웃이다. 행복과 불행, 사랑은 유전적 소인이나 환경 그 자체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그 조건과 주관적인 자세로 보고 대응하느냐에 좌우된다. 사랑도 그와 같다. 혼자만의 결정이 아니라 마음들이 주고받는 과정의 결과물들이다. 사랑은 심리학으로 다루지 못하는 절대적 고통을 수반한다. 사랑은 초월 하려는 지점에서 나온다. 초월은 상상할 수 없는 위력을 갖는다. 초월은 깊은 심연의 깊이가 된다. 사랑이 심연에 빠지면 아무리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존감을 고양 시켜도 치료 불가능이 되기도 한다. 괴테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1774년)은 심리적 사랑 소설의 교본이다. 책은 출간되자 마자 젊은 세대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고결하다. 고결의 심정을 간파란 괴테다. 고결한 사랑의 롯데와 베르테르에게서 사랑의 묘사는 아프
(강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팀 이재상 호남본부장, 김혜령 기자 = 지난해 7월 강진군의회는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 의회 여성 의장이자 국내 최연소 청년의원이 취임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인공은 군민 중심의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강진군민 민원해결사'로 통하는 올해 서른세 살의 김보미 의장이다. 김 의장은 강진군 곳곳에 스며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과 '위민사상'을 실천하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강진군 실현'을 목표로 지역사회에 젊은 에너지를 불어 넣고 있다. 이에 본지 취재팀은 지난 25일 강진군의회 의장실을 방문해 취임 2년 차를 맞은 김 의장을 만나 지난 1년의 의정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로 전력을 정비한 앞으로의 계획과 군정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군민들 삶의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감정 북받쳐...선배님 의원님들 조언 큰 힘" ▶ 먼저 근황부터 묻고 싶다. "'행정사무감사' 및 '군정질문' 등 그동안 하반기에 편중되어 있던 비중 있는 의사일정을 처음으로 상반기에 배치해 진행했다. 이어 역대 선배 의원님들을 모시고 '강진군의회 32주년 의정보고회'를 개최했고, 최근에는 후쿠시마 원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초인으로 불리는 철학의 선생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의 사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이다. 니체는 누가 뭐라 하여도 대단한 철학자다. 니체 시대로 돌아가 실상을 살피면 셋방을 전전하는 가난한 철학자였다. 겨울에는 차가운 방에서 기침을 흘리며 날이 새기를 바라는 형편이었다. 기대를 안고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저서를 펴내지만, 생각과 달리 생전에 7권만이 팔렸다. 그렇게 가난한 환경에서도 아모르 파티라는 말을 그의 주체로 담고 살았다는 것은 니체가 좋아하는 철학의 세계다. "사람이 왜 태어났는지 정답은 없다. 하지만 태어난 존재라면 죽기 전까지 열심히 살아야 후회가 없다. 누구에게든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걸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니체는 삶이 앞에서 누르는 고난도 피하지 말라 한다. 극복의 과단성을 가지라 당부한다. 백절불굴의 정신을 역설한다. "훌륭하고 알찬 결실을 남긴 사람들이 삶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대 자신의 악천후의 폭풍우를 견디지 못하는 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집, 첫 페이지는 '시인의 말'로 시작된다. ‘시인의 말’ 속에는 커다란 여백이 들어와 숨을 쉬고 있다. 간결함이 지나쳐 두세 줄의 인사도 있다. 시인이나 소설가는 머리말, 첫 문장에 온통 신경을 쓴다. 어느 작가는 써놓은 머리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본문을 완성하고도 한 달여를 늦춘, 경우 담도 있다.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Ivan Sergeyevich Turgenev, 1818~1883) 시인은 "독자여, 이 산문시를 단숨에 읽지 마시오. 단숨에 읽으면 아마 지루한 마음에 그대의 손에서 멀어질 것이오. 오늘은 이 시, 내일은 저 시, 마음 가는 대로 읽으시오. 그러면 어느 시인가 그대의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을 겁니다."라고 '독자에게' 소박하기 이를 때 없는 '시인의 말'로 부탁하기도 한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현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산문시로 문학적 평가를 받았다. 그의 문학은 한국의 근대문학 형성기인 1910년대에 가장 많이 읽히고 번역되었다. 윤동주와 같은 작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조주관 교수는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의 산문시를 번역하며 감동하였다. 커다란 명성을 가졌고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골 마을에 과부 할머니의 스무 살짜리 외아들이 죽었다. 마을에 여자 지주가 할머니의 슬픈 소식을 듣고 장례식날 그 집을 방문했다. 마을의 여자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집의 한복판 탁자 앞에서 힘없이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연기에 그을린 솥에서 멀건 양배춧국을 떠서 한술 두술 입으로 가져갔다. 할머니의 얼굴은 혈색이 없고 검은빛이다.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퉁퉁 부어 있었다. 몸만은 교회서처럼 단정한 자세였다. 동네 할머니의 입에선 '맙소사' 소리가 나올 뻔하였다. "이 순간 음식을 먹다니…아니 저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무정하구나!" 그러자 여자 지주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 몇 년 전 생후 9개월 된 딸 아이를 잃었을 때, 너무 슬퍼서 별장을 빌리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여름 내내 시내에서 보내던 일이 생각났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양배춧국을 먹고 있었다. 마침내 여자 지주는 더 이상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타치아나!" 여자 지주가 말했다. "생각해 봐요! 나는 놀랐어! 그래 아들을 사랑하기나 했나요? 어떻게 배춧국이 넘어간단 말이야!" "내 아들은 죽었어요." 할머니는 조용히 말했다. 그러자 다시 비통한 눈물이 푹 파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성하의 시간으로 가고 있다. 신안 무지개 마을의 차가운 바람은 물감처럼 여름 속으로 흘러든다. 방식(독일 조경 명장) 미술관을 구경하고 산책에서 만난 창포가 시선을 끌어당긴다. 단오에는 여성들이 개울가에서 머리는 감는다. 옆에는 그네를 탄다. 5월 5일의 단오절 풍경이다. 짙은 보라색의 창포(菖蒲)다. 단오와 관련된 창포다. 꽃창포는 창포와 같이 산이나 물가의 습지에 군락으로 핀다. 같은 습지에 피지만 창포가 여성들이 단오에 머리를 감는 창포다. 아무래도 무지개 길의 창포는 꽃창포로 보인다. 창포와 꽃창포는 꽃의 모양과 피는 곳은 같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꽃이다. 창포꽃은 부들처럼 작은 소시지 형태로 누런빛이 돈다. 창포의 잎과 뿌리는 독특한 향을 지닌다. 물로 머리를 감고 나서면 동네 골목 어귀에 마주친 촌각들의 시선은 물론 마음을, 흔든다. 창포 뿌리는 깎아 비녀를 만든다. 비녀인 창포잠(菖蒲簪)은 역병을 물리치는 액땜으로 부녀자들이 즐겼다. 창포는 향이 좋아 술을 빚어 신주(神酒)로 마셨다. 막걸리를 담듯이 창포를 짓찧은 것에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발효시킨 창포 주는 임금이나 높은 고관들이 즐겨 마시는 세시(歲時)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요즘처럼 시 쓰기가 겁이 나는 경우가 있다. 내 안의 절실함을 이끌어.내는 순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애초부터 소수 지식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결과물도 아니다.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함과 청정(淸正)하게 사는 법을 일깨우는 일이다. 시도반은 시집 <시원의 입술>을 펴내고 주변 선후배에게 시집을 올리며 '청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옛 선비들이 그림이나 서예 글을 받아들고 답례의 선물을 한다. 편지에는 청정이라고 썼다. 선생님께 가장 바르고 깨끗하게 올린다는 뜻이 들어 있다. 이렇듯 옛 선비들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진실함을 선물하려 했다. 선비가 올리는 선물은 뇌물도 아니고 아부도 아니다. 오직 마음의 정성이다. 교직에 있는 후학과 막걸리 한잔을 한다. 서울 성북천 근처에 굴렁쇠라는 뒷 고깃집이다. 삼겹살 값이 많이 올랐다. 굴렁쇠 집은 옛 가격을 유지한다. 가난한 시인들이 가기에는 그나마 부담이 적다. 후학은 막걸리 한잔을 걸치며 특유의 교수티를 낸다. 교육은 쓸모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가장 빛나는 힘을 끌어내는 것이라 한다. 시를 쓰는 후학의 교수기에 시를 쓰는 지론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