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복 시인, 제29대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선임… "시의 본령으로 돌아가 60년을 준비한다"

  • 등록 2026.02.24 06: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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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5주년 맞은 한국현대시인협회, 창작 지원·공정 평가·디지털 확장 3대 혁신 선언
"내 가슴에 시 한 편, 가슴마다 시 한 편"… 2년 임기 '반드시 올라가야 할 오르막길' 천명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971년 창립 이후 55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새 리더십을 맞았다. 평의회는 2026~2027년 협회를 이끌 제29대 이사장에 이승복 시인을 선임했으며, 2월 25일 정기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다.

협회는 "한국 시문학의 좌표를 연구·제시하고 시인의 권익을 옹호하는 데 최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승복 신임 이사장은 1986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시의 운율과 구조 분석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아 온 학자이자 시인이다.

홍익대학교 사범대학장과 교육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사)국제PEN한국본부 사무국장,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시문학아카데미 학장 등을 맡고 있다. 학문적 탐구와 문단 행정을 두루 경험한 이력은 창립 60주년을 앞둔 협회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현재 1,200여 명의 회원을 둔 협회는 1971년 초대 회장 서정주를 중심으로 창립된 전국 규모의 시인 단체다. 2031년 창립 60주년(회갑)을 앞둔 시점에서의 이번 인선은,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다음 60년’을 설계하는 분수령으로 읽힌다.

"오르막길 2년"… 시에 집중하는 협회로

이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향후 2년의 임기를 "반드시 올라가야 할 오르막길"로 규정했다.

이 이사장은 "지금 우리가 하는 활동이 과연 지난 55년의 역사에 필적할 성과를 구현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면서도 "회원들이 보여준 애정과 진지한 문학적 태도를 믿고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이 내세운 핵심 기조는 단 하나, '시'다.

"협회의 모든 역량을 시 그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은 조직 운영의 방향을 분명히 한다. 이 이사장은 이를 세 가지 축으로 구체화했다.

▲ 첫째, 창작 여건의 실질적 강화다.

회원 시인들이 좋은 시를 생산하는 데 매진할 수 있도록 공부와 토론의 장을 확대하고, 창작 동인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견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시문학아카데미와 연계한 금요포럼을 비롯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단순한 비평을 넘어 시적 모티프를 확장하는 공부 중심의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 둘째, 공정한 평가와 확장된 소통 체계 구축이다.

회원 작품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폭넓게 이해될 수 있도록 선정위원회를 통한 엄정한 심의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작품 해석과 공유의 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 셋째, 독자의 시적 감수성 확장이다.

이승복 이사장은 "좋은 시에 대한 안목을 길러주는 일이 곧 시문학의 미래를 밝히는 일"이라며, 젊은 세대의 시 읽기 확장세를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초·중등 시 교육 지침 마련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현대시> 계간화·'100인 100시' 추진

실천 방안도 구체적이다. 협회 기관지 <한국현대시>를 2027년부터 계간 체제로 확대하고, '100인 100시' 시리즈를 통해 주제별 앤솔로지를 발간할 예정이다. 2026년에는 5권 이상 출간을 목표로 한다. 이는 회원 작품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문학상 제도 역시 강화된다. 현대시인상, 현대시작품상, 산목시문학상에 이어 박진환시문학상 신설도 추진 중이다. 광화문 한글회관 308호 사무실을 거점으로 낭송회, 합평회, 세미나, 소모임 등을 활성화해 협회의 구심력을 높일 계획이다.

오는 2월 25일 오후 2시,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에서 열리는 취임식과 함께 2026 한국현대시인협회 세미나 <한국현대시의 역사와 시인 3>이 개최된다. 이는 새 집행부의 비전을 공유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 모두 애송시 한 편"… 시를 생활의 언어로

이 이사장이 내건 상징적 화두는 "내 가슴에 시 한 편, 가슴마다 시 한 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 모두 애송시 한 편’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좋은 시 한 편이 한 사람의 내면을 일으켜 세우고, 나아가 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며 "시가 특별한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상의 언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협회의 시인상을 "품위와 현명함을 갖추고, 학술적 탐색에 매진하며, 서로 존중하고 작품에 진지한 태도를 지닌 시인들의 모임”으로 규정했다.

이는 단순한 조직 운영의 방향을 넘어, 한국 시단이 지향해야 할 윤리적 좌표이기도 하다. 창립 60년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협회는 다시 '시'라는 본령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승복 이사장의 2년 임기가 과연 한국 시단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오르막길'이 될 수 있을지, 문단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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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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