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관광마케팅지원센터, '2024 자연특별시 무주방문의 해' 앞두고 무주군 관광자원 홍보를 위한 언론사 팸투어 진행(종합)

2023.12.30 17:59:15

28일~29일 이틀간 '안성낙화놀이', 와인카페 '술고지', 덕유산 '향적봉' 상고대와 '지전마을 돌담길'과 '나무와 그릇' 카페 등 투어로 무주만의 매력 찾기 나서

(전북 무주=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일상을 벗어나는 여행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여행하듯 일상을 보낸다면 삶이 얼마나 충만할까?

휴식 같은 풍광 속에서 지역 주민과 어울리며 현지의 삶을 경험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은 여행자에게 근사한 탈출구가 되어 준다.

전라북도관광마케팅지원센터(센터장 김혜정)가 전북 무주군(군수 황인홍)과 함께 '2024 자연특별시 무주방문의 해’를 앞두고 무주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알린다는 취지에서 지난 28일~29일 이틀간 20여개 언론사 발행인 및 기자들을 대상으로 무주 관광자원 홍보를 위한 팸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팸투에서 참여 언론인들은 무주 두문마을의 '안성낙화놀이'와 와인카페 '술고지', '덕유산 향적봉', '지전마을 돌담길'과 '나무와 그릇' 카페 등을 둘러보며 무주군의 테마별 관광자원을 체험·취재하는 일정을 소화해 냈다.

◆ 빛과 전통을 담은 새로운 볼거리 '무주 안성낙화놀이'

팸투어의 첫 일정은 지난 28일 오후 2023년 문화체육관광체부 선정 '지역로컬 100선'에 선정된 빛과 전통을 담은 새로운 볼거리 '무주 안성낙화놀이'부터 시작되었다.

'지역문화매력 100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의 문화 매력을 찾아 그 가치를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우수 사례를 선정해 2년간(2023∼2024년) 국내외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무주군 안성면 두문마을의 '무주 안성낙화놀이'가 '생활·역사형 축제·이벤트' 부문에 선정이 됐다.

특히 매력성과 특화성, 지역문화 연계성을 비롯한 향유 영향력 등에서도 호평을 받은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한지에 뽕나무 숯과 마른 쑥, 소금 등을 말아 낙화봉을 만들고 그것을 긴 줄에 달아 행하던 전통 불꽃놀이로, 두문리 전(前) 낙화놀이 보존회장 박찬훈 옹의 옛 기억을 토대로 무주군이 복원했으며 이후 두문리 낙화놀이보존회원들에 의해 전통 방식으로 전승·보존돼오고 있다.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2016년 10월 14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6호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추진 중이다.

‘지역로컬 100선’은 국민발굴단과 지역문화 전문가 등이 누리소통망(SNS)과 통신데이터 추정 방문객 수 등의 빅테이터를 분석해 매력성과 특화성, 지역 문화 연계성, 문화·경제·사회적 효과, 영향력, 그리고 지역발전 기여 가능성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생활·역사형 축제·이벤트' 부문에 선정된 '무주 안성낙화놀이' 외에도 다양한 전국 명소와 콘텐츠, 명인들이 지역 문화공간, 문화예술형 축제·이벤트, 문화마을·거리·상권, 생활·역사형 축제·이벤트, 지역 문화유산, 지역문화 상품·브랜드 등 분야에서 지역로컬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문체부는 앞으로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지역로컬 100선과 관련한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에 나설 뜻을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일원 전라북도 무형문화제 제56호 낙화놀이 보존 마을 보존회장은 "2023~2024 한국관광 100선 반디랜드와 태권도원, 그리고 지역로컬 100선으로 꼽힌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2024 자연특별시 무주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이끌 든든한 기반"이라며 "무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잘 살려서 1천만 관광객 유치의 동력이자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디딤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복 낙화놀이 보존 마을 사무장은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공중에 매달린 긴 줄에 숯가루를 넣어 만든 낙화봉을 여럿 매달아 불을 붙이면 불꽃이 떨어지면서 장관을 만드는 대한민국의 민속놀이다"라며 "매년 정월 대보름, 4월 초파일, 7월 보름 등에 시행되고 있으며 줄불놀이, 줄불이 등으로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조 사무장은 이어 "전국적으로 낙화놀이를 하는 곳은 많지만 경상남도 함안군 무진정에서 하는 '함안 낙화놀이(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3호)'와 안동 하회마을의 '하회선유줄불놀이'가 유명하다"며 "'무주  안성낙화놀이(전라북도 문형문화재 제56호)'는 해마다 8월 첫째 주 금·토요일에 개최되는 두문마을 여름축제와 8월 말~9월 초에 열리는 무주반딧불축제 등에서 주민들(두문리낙화놀이보존회원)에 의해 재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낙화놀이'는 조선 선조 때 류성룡이 관직에서 물러나 귀향한 뒤 그의 형과 더불어 낙동강에서 낙화놀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어 적어도 17세기부터 시행된 놀이로 알려져 있다.

이후 일제강점기의 민족 말살 정책으로 인해 역사 속에서 사라질 뻔했으나, 지역 마을 주민들의 복원 노력으로 다시 시행되기 시작했다.

◆ 와인과 커피, 족욕체험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와인카페 '술고지'

팸투어의 다음 일정은 이날 오후 와인·커피·족욕체험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와인카페 '술고지'라는 이름의 전북 무주군 안성면 공진리 주고마을에 위치한 와인카페 '술고지'라는 이름의 덕유와이너리다,

오크통이 즐비한 저장·숙성고를 둘러보고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맘껏 맛볼 수 있는 와이너리 여행이 해외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도 와인의 원재료인 포도는 물론 머루와 사과, 감 등을 이용한 다양한 콘셉트의 와이너리가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맛과 향이 뛰어난 다양한 종류의 와인 시음은 기본이고 와인의 원료인 과일 재배부터 양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둘러보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기후와 토양, 품종, 양조법에 따라 수천 가지 맛과 향을 선보이는 '마법의 술'을 찾아 와이너리 탐방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반딧불이가 살고 있는 무주는 청정지역으로 맑은 공기와 자연에서 자라는 청정 과일의 재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무주에서 생산한 머루로 만든 와인은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으로 많은 애주가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와인카페 '술고지'라는 덕유와이너리에서는 머루를 비롯하여 여러 과실주가 있는데, 무주구천동의 머루와인은 마이클잭슨 와인이라고 할 만큼 글로벌한 와인이다.

머루는 머루나무의 열매로 진한 보랏빛에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열매는 술을 담기도 하고 다소 신맛이 있으나 식용하거나 약용한다. 왕머루와 비슷하지만 잎의 뒷면에 적갈색 털이 발생하는 것이 다르며.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덕유와이너리가 위치한 무주에는 민요 '무주 자진아라리-산이 노래'가 구전되어 오고 있는데 그 노래 속에는 '다래야 머루야 열지를 마라/ 산골짝 큰애기 몸깨단다'는 가사가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골짜기마다 머루가 만발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주는 백두대간의 하부 등줄기의 고랭지 지역으로 평균 해발고도가 900m로 일교차가 크고 서늘한 기온을 나타내고 있어 머루가 특히 잘 재배되는 지역으로 예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화가 황집중의 '묵포도도', 신사임당의 '포도도' 등의 포도 그림도 지금 분석해보면 당시의 포도는 지금의 포도 품종보다는 머루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지난 2022년 5월 19일 와인과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술고지'라는 이름의 와인카페가 문을 연 주고마을은 본래 주고(酒庫)로 '수꾸지' 혹은 '술고지'라 불렸다고 한다.

주고마을은 개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북 무주군과 전북 장수군이 나누어진 경계에 위치한 마을로 개천 건너 장수군 계북면 원촌마을 관원들의 숙소로 사용하던 완경원이 있었다.

이곳을 찾아오는 관원이나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한 술을 보관하는 도가(창고)가 위치한 마을이라 하여 주고(酒庫)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한다.

이다슬 와인카페 '술고지' 대표는 "이 건물은 원래 아버지 이재국 (유)덕유회사 대표께서 와인을 만드는 제조장이었다"라며 "그런데 제조장을 옆으로 옮기면서 빈 건물로 놀리는 게 아까워 아버지가 리모델링해서 지금의 카페를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버지는 와인을 만드는 (유)덕유회사를 1994년도에 설립해서 8종류에 와인을 만들었다"며 "여기 와인카페 '술고지'는 덕유 양조회사에 속해 있다"라고 말했다.

와인카페 '술고지'는 지하1층, 지상2층 건물로 되어 있으며, 1층과 2층에서는 와인과 커피를 즐길 수 있고, 지하1층은 와인족욕 체험을 할 수 있는 족욕 체험장이다.

와인카페 '술고지'에서 즐길 수 있는 족욕체험은 취향에 맞는 온도로 적당히 물을 받아준 후에 '술고지'에서 제공되는 와인을 부어 발에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

족욕에 사용되는 와인은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사용하며 수건과 바디로션까지 준비되어 있다.

와인족욕에 대해 이 대표는 "발을 건강하게 가꾸는 데는 족욕만한 것이 없다"라며 "심신에 안정을 주고 피로와 불면증 해소, 체내 노폐물 배출 등에 탁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어 "온수에 넣은 와인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고, 마시는 와인은 혈액 순환을 더욱 촉진해 족욕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재국 (유)덕유회사 대표는 1994년에 덕유 양조회사를 설립하고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건배주 선정, 2002년 전라북도 도지자상 수상, 농림부장관상 수상, 2003년 청와대 납품업체 선정, 2006년 신지식인상 수상, 2017년 새농민상 수상, 2020년 와인대상 브론즈상 수상, 2021년 한국무형문화유산명인 선정 등 와인으로 인한 수많을 상을 받았다.

이 많은 상을 수상한 뒷배경에는 그만큼 한국와인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실패와 경험과 무단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다슬 와인카페 '술고지' 대표는 맛있는 와인에 대해 "와인은 직사광선은 피하고 실온에 보관하였다가 먹기 전에 냉장고에 잠깐 넣어 살짝 차갑게 먹으면 맛있다"라며 "2년 정도 숙성된 와인이 맛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와인카페 '술고지'에는 와인 외에도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로 다앙한 치즈를 구비하고 있다. 토마토 생모짜렐라 치츠에 발사믹소스를 뿌린 카프레제와 치즈 플래터가 대표적이다.

2인 치즈플래터는 스모크치즈, 페퍼치즈, 콜비잭치즈, 고르곤졸라치즈, 멜론망고치즈, 미니브리치즈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인 치즈플래터는 치즈와 더불어 하몽도 곁들여 스모크치즈, 페퍼치즈, 콜비잭치즈, 멜론망고치즈, 미니브리치즈 등의 모듬치즈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와인카페 '술고지'는 다양한 와인을 보유하고 있다. 화이트 와인, 레드와인뿐 아니라 드라이한 것부터 스위트한 와인까지 이곳에서 직접 생산하는 다양한 맛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와인카페 '술고지'의 와인 이름 역시 참으로 독특하다. 무주의 자연환경에서 이름을 땄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듯이 '해1614', '달1614', '설1614' 등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1614는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의 해발고도 1,614m에서 따온 이름이며 설1614는 산봉우리에 덮인 눈을 연상하는 이름이다.

와인카페 '술고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중 운영되고 있다.

이다슬 와인카페 '술고지' 대표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찾아와서 와인과 족욕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도 와인에 맞는 여러 안주를 개발하고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아무튼 쉼이 필요한 요즘 자연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차 한잔, 와인 한잔으로 온몸의 피로도 풀고 힐링족욕체험도 하며 쌓인 피로를 이곳 와인카페 ‘술고지’에서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폭설이 빚어낸 '설국(雪國)', 호남의 명산 덕유산 '향적봉'의 겨울

일행은 다시 팸투어 일정 2일차인 29일 오전 폭설이 빚어내 백설의 '설화(雪花)'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 호남의 명산인 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국립공원의 덕유산(德裕山·1614m) 정상인 '향적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덕유산은 설경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산 중 하나다. 특히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편안하게 설경을 감상할 수 있어더 유명한 명소가 되었다. 무주덕유산리조트의 곤도라를 탑승하면 해발 1,520m의 설천봉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설천봉의 상징인 팔각목조건물 상제루가 얼어붙은 모습은 언제 봐도 장관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꼭 덕유산에 올라봐야 한다. 서리꽃(상고대) 화사한, 속세와 딴판인 세상이 펼쳐진다. 눈 내리면 눈꽃도 좋다. 순백(純白)의 풍경이 지난한 일상에 위로가 된다. 산이 높지만 정상 턱밑까지 곤돌라가 운행한다.

이날 일행이 찾은 '향적봉'은 지난 16일 첫눈이 내려 '겨울왕국'을 연출하며 20㎞ 넘는 새하얀 능선 물결이 파도처럼 굽이치며 설국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또한, 설천봉과 향적봉을 잇는 등산로에도 첫눈이 쌓여 탐방객들의 감탄사가 쏟아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덕이 많고 넉넉한 산'이라는 뜻을 품은 덕유산은 정상 부근까지 곤돌라가 설치돼 있어 산행이 어려운 겨울에도 많은 등반객이 찾는 곳이다.

덕유산은 소백산맥의 중심부에 솟은 산으로 주봉은 향적봉(香積峰, 1,614m)인데, 남서쪽에 위치한 남덕유산(1,507m)과 쌍봉을 이룬다. 두 봉을 연결하는 분수령은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경계가 되며, 남덕유산에 대하여 북쪽의 주봉인 향적봉을 북덕유산이라고 부른다.

이들 두 산이 이루는 능선을 중심으로 북서쪽에 적상산(赤裳山, 1,034m)과 두문산(斗文山, 1,052m), 북동쪽에 거칠봉(居七峰, 1,178m)과 칠봉(七峰, 1,161m), 남서쪽에 삿갓봉(1,419m)과 무룡산(舞龍山, 1,492m) 등 1,000m 이상의 고산들이 일련의 맥을 이루어 덕유산맥이라 부르기도 한다.

덕유산은 사계절 곱다. 봄에는 능선마다 철쭉과 진달래가 피고 여름에는 형형색색 야생화 융단이 깔린다. 단풍 화려한 가을의 운치도 좋다.

겨울에는 서리꽃이 장관이다. 덕유산은 서리꽃 명소다. 기온이 낮은 날, 대기에 있는 습기가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그대로 얼면 서리꽃이 된다. 영롱한 서리꽃에 반해 겨울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산이 높으면 서리꽃을 볼 공산이 크다.

덕유산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다.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다음이다.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은 구경이 쉽다. 산 아래에서 40분 남짓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곤돌라 때문이다.

가볍게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 대부분은 곤돌라를 이용한다. 설천면의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 관광곤돌라를 타면 15분만에 설천봉에 도착한다.

설천봉부터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20여분만 걸으면 정상인 향적봉이다. 등산로는 험하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든 산책하듯 걷기에 적당한 수준이다. 곤돌라를 타면 빠뜨리는 풍경이 없을까 안달하지 않아도 된다.도보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넉넉히 한 시간이면 산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다.

난이도는 매우 쉬운 편으로, 어린이도 얼마든지 갈 수 있을 정도다. 구천봉에서 시작해 향적봉까지 올라온 뒤 다시 곤도라를 타고 하산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방법으로 등산을 하든, 한겨울에는 아이젠을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거리는 짧지만 고지대이니만큼 날이 따뜻해도 눈이 녹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서리꽃만 따지면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구간이 백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종종 올라오는 ‘서리꽃 터널’도 이 구간에서 만날 수 있다.

향적봉의 전망은 장쾌하다. 덕유산은 차지하고 앉은 자리가 너르다. 주봉인 향적봉은 전북 무주 땅에 솟았지만 장중한 능선은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에 걸쳐 뻗어있다.

게다가 중봉·백암봉·동엽령·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 등 1000m급 봉우리들이 거대한 산맥을 이룬다. 이러니 보이는 것도 많다. 날씨가 좋으면 적상산, 마이산, 가야산, 지리산, 계룡산, 무등산까지 보인다. 덕유산은 이름처럼 덕이 많고 넉넉한 산이다. 원래는 다른 이름이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많은 사람이 전쟁을 피해 산에 들어왔다.

그런데 왜병들이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안개가 자욱해져서 산속에 숨은 사람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산 때문에 살아난 사람들은 ‘덕이 많은 산’이라고 덕유산으로 부르기 시작했단다. 요즘은 곤돌라를 타고 누구나 쉽게 안길 수 있는 덕이 많은 산이다.

덕유산 설경은 주목, 구상나무 등이 있어 더 운치가 있다. 고산과 준봉에 뿌리 박은 나무들이 눈(雪)과 어우러지며 만드는 패턴에 눈(目)이 즐겁다. 주목(朱木)이 있어 설경은 더 우아하다.

특히 덕유산은 주목이 유명하다. 주목은 더디게 자라고 죽은 후에도 고상한 자태를 오랫동안 잃지 않는 상록수다. 그래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런 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법. 향적봉 정상부에는 수령 300~500년 1000여 그루의 주목이 자라고 있다.

특히 향적봉에서 중봉(1594m)을 잇는 약 1.3km의 능선에 많다. 옛날에는 무주 일대에서 향적봉 주목을 '향목(香木)'으로도 불렀다. 조선시대에는 향목으로 마패를 만들기도 했다.

주목 고사목(말라 죽은 나무)도 볼만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앙상한 가지마다 천년 세월의 풍상(風霜)이 주렁주렁 달린다. 이것을 보면 눈이 맑아지고 속도 후련해진다.

◆ '지전마을 돌담길'과 고풍스런 카페, '나무와 그릇'

무주 팸투어 마지막 일정은 29일 오후 귀경길에 찾은 전북 무주군 설천면 지전길의 옛 돌담길에 휘감긴 고요한 마을, '지전마을 돌담길'과 고풍스런 마을의 고풍스런 카페, '나무와 그릇'이었다.

볼거리에 걸음이 바빠지는 여행지가 있는가 하면 덧없이 분주하던 마음이 잦아드는 곳도 있다.

지전마을은 후자다. 마을은 무주반디랜드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지초(芝草)가 많아 붙은 이름이라는데 지금은 지초를 찾아보기 힘들다.

고요한 마을이 세상에 알려진 건 골목을 휘감아 도는 돌담길 때문이다. 지난 2006년 향촌마을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재 제262호(무주 지전마을 옛 담장)로 지정됐다.

담은 둥글둥글한 강돌을 듬성듬성 쌓고 사이사이에 황토색 흙을 섞어 만들었다. 돌은 마을 앞을 흐르는 남대천에서 지게로 옮긴 것이란다.

자연에서 찾은 돌은 색과 모양이 제각각이다. 굽이진 돌담을 따라 고샅길을 느릿느릿 산책하는 맛이 좋다. 돌담과 엇비슷한 키의 대문은 활짝 열려 있다. 담은 집 안과 밖의 경계가 돼야 하거늘 야트막한 담과 열린 문 때문에 길가에서도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옛 흙과 돌을 쌓아 만든 담장이 길과 골목과 700m 나 이어진 '지전마을 돌담길'은 '고풍스럽다'란 표현이 잘 어울리는 마을이다.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남대천 느티나무들조차 수령이 300년이 훌쩍 넘는다. 마을의 형성 초기 범람을 막기 위해 심었던 것들이라고 한다.

봄여름에는 남대천 물이 졸졸 흘러 한결 경쾌한 분위기겠지만 겨울에 찾은 지전마을은 적요하기 그지없었다.

그런 지전마을의 고풍을 깊고 더욱 진하게 만들어주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카페 ’나무와 그릇'이다.

카페는 주인 부부가 한옥 폐가를 3년 가까이 리모델링해서 개조해낸 것이라고 한다. 예스러운 풍모를 지녔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고 감각과 세련미를 얹었다.

어릴 때부터 수집해온 책과 옛 생활 도구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 테이블, 의자, 문짝, 손잡이, 방충망 등 어느 하나 고재가 아닌 것이 없다.

소품으로 놓인 조각과 생활 도기들 또한 카페의 풍모를 닮았다. 마당의 잔디밭, 책이 천장까지 쌓인 사랑채는 찍으면 무조건 인생샷이 되는 포토 스폿이다. 오미자, 구절초, 미숫가루 등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식음료의 재료로 쓴다. 사이드 메뉴 또한 유기농이다.

'나무와 그릇'에서는 자리에 앉기 전 30분, 주문하기 전 1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고풍의 진수를 눈에 담고 즐겨야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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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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