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Kotcha)는 한국이다"…찻잔 속에 피어난 사계절의 정서, 독일 크론베르크를 물들이다

  • 등록 2025.05.30 20: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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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차의 만남, 그 너머의 예술과 철학… 한국의 전통 '꽃차', 유럽 문화무대에서 문화외교의 새 지평 열어
송희자 협회장, '한국의 날 축제'서 Kotcha 특별 전시…전통차의 예술성과 스토리텔링 결합으로 현지 관람객 큰 호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 송이 꽃, 한 잔의 차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마음을 건넨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서쪽 고성(古城) 크론베르크 성(Kronberg Burg)이 지난 5월 24일부터 이틀간 한국의 전통 문화와 정서로 은은하게 물들었다. 그 중심에 한국의 '꽃차(Kotcha)'가 있었다.


'Kotcha'는 꽃(flower)과 차(tea)를 결합한 한국 고유의 전통 차 문화로, 단순한 음료를 넘어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삶의 철학을 응축한 감각적 예술이자 문화 콘텐츠다.

크론베르크 성에서 최초로 개최된 이번 '한국의 날 축제(Korean Day Festival)'에서 꽃차 제조업체 머루랑다래랑을 운영 중인 (사)꽃차문화진흥협회 송희자 협회장이 선보인 특별전 '열두 달 꽃차 이야기: 사랑'은 그러한 한국 꽃차의 예술성과 정체성을 가장 정제된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문예원의 현호남 원장이 주최하고, 크론베르크시(Kronberg Stadt)가 공식 후원하였으며, 현지 시민들에게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의 날 축제' 개막식에는 크리스토프 쾨니히(Christoph Koenig) 크론베르크 시장과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 총영사, 교육원장, 그리고 지역 주요 인사들과 가족 단위의 현지 관람객들이 참석해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했다. 전시 현장은 일일 예상 관람객 수 1,500명을 훌쩍 넘는 인파로 북적였으며, 꽃차 시음과 판매 부스에도 긴 줄이 이어지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크론베르크시는 이 행사를 공식 후원하며, 문화교류의 장으로 한국 전통 예술과 현대 감성의 조화를 알리고자 했다. 행사에는 한국의 공연, 한식, 공예 등 다양한 콘텐츠가 운영됐지만, 가장 이목을 끈 것은 크론베르크성 내 테라코타홀(Terracottasaal)에서 열린 'Kotcha' 특별 전시였다.

"찻잔 속의 사계절, 사랑으로 피어나다"

전시는 '사랑'을 중심 주제로 삼아, 각기 다른 계절의 꽃으로 만든 12종의 꽃차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냈다.

예를 들어 ▲봄의 매화차는 '다가올 사랑', ▲여름의 무궁화는 '영원한 사랑', ▲가을의 국화는 '기다리는 사랑', ▲겨울의 동백은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하리'라는 감성적인 주제를 담아 관람객의 감각을 자극했다.

특히, 한국의 사계절 꽃차를 블렌딩한 백화차(하나된 사랑, Vereinte Liebe), 한국을 상징하는 무궁화꽃차(영원한 사랑, Ewige Liebe),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동백꽃차(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하리, Ich werde dich mehr lieben als jeder andere),  담양군을 대표하는 매화차(다가올 사랑, Die Liebe, die naht) 등 각기 고유한 이야기와 감성을 담은 12종의 꽃차가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전시장을 찾은 현지 관람객들은 향기와 색감, 그리고 서정적인 이야기 속에 담긴 '한국의 정서'에 깊은 공감을 보였다. 독일 차문화에 익숙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체험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까지 연령대 구분 없이 긴 줄을 서며 꽃차를 음미하고 전시를 감상했다.

송희자 협회장은 전시 개막 인사에서 "꽃차는 단순히 마시는 차가 아니라, 자연의 순환과 한국인의 삶의 미학,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감성의 기록"이라고 강조하며, "Kotcha가 김치(Kimchi)처럼 한국의 대표 문화 브랜드로 세계인의 일상에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 협회장은 이어 "Kotcha라는 이름은 한국의 꽃차 고유성을 담은 정체성의 상징으로, 문화 주권과 정통성을 함께 담고 있다"라며 "한 잔의 차에도 이야기가 있고, 한 송이 꽃에도 철학이 있다"고 덧붙였다.


‘Kotcha는 한국이다’…문화정체성 캠페인의 시작

이번 전시는 단순한 체험형 행사를 넘어서 Kotcha의 문화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사)꽃차문화진흥협회는 'Kotcha는 한국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김치(Kimchi), 한복(Hanbok)처럼 Kotcha를 한국 고유의 명칭으로 자리잡게 하려는 국제적 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한국 차문화의 독자성과 정통성을 세계에 알리고, 문화 외교 자산으로서 Kotcha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시도이다.

실제로, 독일 현지에서도 Kotcha의 브랜드화와 수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 차 소비량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꽃차의 예술성과 건강성을 결합한 Kotcha는 향후 차(tea)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송 협회장은 전시 종료 후 인터뷰에서 "한국의 꽃차는 단지 맛과 향이 아닌, 삶을 들여다보는 방식이며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라며, "이번 독일 전시는 Kotcha의 유럽 진출을 위한 실질적 교두보가 되었다"고 밝혔다.


꽃차의 세계화, 전통의 재해석에서 시작되다

문화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때 그 진가를 발한다. Kotcha는 단순한 옛것의 재현이 아니라, 오늘날의 감성과 취향,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결합한 '살아 있는 문화'로서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색과 향, 미를 함께 전달하는 다감각적 콘텐츠로서 Kotcha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이번 (사)꽃차문화진흥협회의 크론베르크 축제를 통해 Kotcha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인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갔듯이, 앞으로의 국제 전시 및 교류 활동에서도 Kotcha는 한국의 사계절과 정서를 세계에 소개하는 문화 외교의 매개체로서 더욱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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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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