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전문인총연합회(회장 노수승)가 발행하는 순수 종합문예지 <한국문학시대> 제84호 봄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는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 속에서 문학이 지녀야 할 능동적 주체성과 인간의 영혼을 울리는 순수문학의 가치를 조명하며 시·소설·수필·평론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과 연구 성과를 폭넓게 담아냈다.
특히 새로 취임한 노수승 회장의 권두언과 우수작품상·청년문학상 수상자 발표, 문학평론과 문학기행 등 문학의 학문적·현장적 영역을 아우른 기획이 눈길을 끈다.
대전문인총연합회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한 노수승 시인은 권두언 '시대의 파고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찾다'에서 생성형 AI 시대에 문학이 지녀야 할 역할과 인간적 가치에 대해 성찰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노 회장은 "기계가 문장을 만들고 시를 짓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인간의 삶과 고통, 공감의 깊이는 오직 인간만이 담아낼 수 있다"며 문학이 지켜야 할 본질적 가치로 '인간의 영혼과 감정'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대전문인총연합회가 "지역 사회의 삶을 비추는 문학의 등불이 되어 왔다"며 변화의 시대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문학적 책임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시대>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이번 봄호 우수작품상은 '에피코믹 성장', '햇살의 무게', '축제 끝 무렵', '모악산에서', '샤갈의 나라' 등 다섯 편의 시를 출품한 배혜원 시인이 선정되며 문단에 정식 등단했다.
심사위원단은 “사물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구체적인 시적 인식을 형상화하는 능력이 돋보인다"며 생명 의식을 명확하게 드러낸 시적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
배 시인은 당선 소감에서 "시는 허기진 영혼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벽이었다"며 "누군가의 절박한 숨을 이어주는 문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미래 문단을 이끌어갈 청년작가 부문에서는 박진영 작가가 '달아이', '첫눈', '온도' 등의 작품으로 청년문학상에 선정됐다.
심사를 맡은 이상철 부회장은 지난 1년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온 성실성과 함께 "점토에서 도자기로 빚어지듯 성숙해지는 언어 미학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맑은 감성과 섬세한 감각 표현을 통해 아동시와 서정시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돋보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호에 실린 조해옥 평론가의 '정지용 시에 나타난 충북 방언 연구'는 1930년대 정지용 시에 담긴 생활언어로서의 방언이 어떻게 고유한 문체로 자리 잡았는지를 분석한 글이다.
특히 'ㅏ→ㅓ' 모음 변화가 시에 부여하는 장중한 어감과 문체 형성 과정을 고찰하며 충북 옥천 지역 방언이 정지용 시의 정서적 울림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음을 학문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또 수필 코너 '한국문학기행 21'에서는 방경태 작가가 강경산 소금문학관을 찾은 문학기행을 통해 '영원한 청년 작가 박범신의 문학세계'를 조명했다.
문학 현장을 직접 찾아 기록하는 형식의 글로, 문학과 장소가 만나는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이 밖에도 이번 봄호에는 문혜연·최문자 시인의 초대시를 비롯해 회원들의 시·시조·동시, 수필, 김영훈의 장편소설 '할미새의 둥지' 연재 등이 수록되어 다양한 장르의 창작 성과를 선보인다.
또한 '한국시 영어로 읽기' 코너에서는 조미나 박사의 번역으로 대전문총 회원 최송석 시인 등 다섯 편의 시를 한·영 대역으로 소개해 한국 시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도 제시했다.
대전문인총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한국문학시대> 봄호는 창작과 평론, 문학기행을 균형 있게 담아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지역 문학의 저력을 확인하고 젊은 작가와 독자가 함께하는 열린 문학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계간 <한국문학시대>는 대전문인총연합회가 발행하는 순수 종합문예지로, 지역 문학의 창작과 연구, 문학 활동을 기록하는 대표적인 문학 매체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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