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던 한명숙 전 총리가 23일 만기 출소했다.한 전 총리는 이날 새벽 5시 10분께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교도소 정문 밖으러 나왔다. 노란 풍선을 든 지지자 200여명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문희상, 우원식, 정성호, 홍영표, 전해철, 박남춘, 유은혜, 기동민, 진선미, 남인순, 전현희, 백혜련 의원, 이미경, 김현, 최민희 전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백승헌 변호사 등이 한 전 총리를 맞이했다.
한 전 총리는 이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하며 인사한 뒤 "짧지 않았던 2년 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며 "이렇게 캄캄한 이른 아침에 저를 맞아주기 위해 의정부까지 멀리서 달려온 여러분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린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여러분 덕분에 제가 지금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하다"며 "제게 닥쳤던 큰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진심을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주고 힘과 사랑을 주신 수많은 분들의 믿음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진심으로 수많은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에 힘입어 앞으로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를 맞이한 문희상 의원은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우원식 원내대표도 "한 전 총리가 억울한 옥살이라고 이야기 하셨고 그 무고함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억울한 옥살이에서도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염원한 한 전 총리, 정말 고생 많았다"며 "1차 곽영욱 재판 실패 후, 박근혜 정권 하에서 기어이 징역 2년이라는 선고로 피눈물 나는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 온 한 전 총리의 석방에 먼저 죄송함과 미안함부터 전한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일부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검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반증"이라며 "특히 한 전 총리에 대한 2번째 재판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더불어 잘못된 재판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돼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8월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한테서 세 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 달러 등 모두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기소됐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한 전 총리는 2015년 8월 수감됐고 징역 2년형을 모두 채우고 이날 출소했다.
한편 이날 한 전 총리가 출소하는 의정부교도소 앞에서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과 엄마부대 회원 등이 피켓을 들고 한 전 총리를 향해 야유를 쏟아내 주변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이들은 "한명숙은 두부도 아깝다. 살충제 계란이나 먹어라, 9억원 뇌물 하루 일당 120만원 온몸으로 때웠네, 국립학교 2년 수료 두부 대신 살충제 계란 드세요"라는 비난 글을 써 들고 한 전 총리 앞에서 흔들었다.
이에 지지자들도 노란풍선을 흔들면서 "사랑해요, 한명숙"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마스크를 쓴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의 얼굴을 알아본 한 취재진이 "주옥순 대표는 여기 왜 왔느냐? 혹시 한명숙 전 총리의 출소를 축하하러 온 게 아니냐"고 묻자 "무슨 말이 필요해"라며 대꾸했고 '관제 데모 의혹'에 관해 묻자 "알면서 왜 물어봐"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항의가 계속되자 주 대표는 슬그머니 피켓을 내려놓고 자리를 떴다.
경찰이 통제해 마찰은 없었으나 교도소 앞이 비좁아 한 전 총리의 동선을 따라 이동하던 사람들이 일부 카메라 기자들의 사다리와 부딪쳐 넘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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