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키비움 복합문화공간 대전테미문학관 개관 성료…시비 제막으로 이어지는 문학 도시의 꿈

  • 등록 2026.03.27 2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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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에 피어난 문학의 집, 시민 곁으로 돌아오다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전 원도심에 문학의 새로운 거점이 문을 열었다. 도서관·기록관·박물관 기능을 결합한 라키비움 형태의 복합문화공간 대전테미문학관이 개관식을 갖고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문학 공간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개관에 이어 지역 문학 원로의 시비 제막식까지 예정되면서 이곳은 '문학이 머무는 공간'을 넘어 ‘문학이 살아 움직이는 현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문화재단은 27일 라키비움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대전테미문학관 개관식을 성황리에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을 비롯해 조성남 대전테미문학관장,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 김제선 중구청장, 민경배·안경자 시의원, 성낙원 대전예총 회장, 노수승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장, 김명순 전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장, 역대 대전문학관장, 전민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본부 이사장 등 지역 문인과 문화예술계 인사,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문학관 개관을 축하했다.

AI 영상으로 만나는 단재 신채호와 시인 백석의 축사가 마련돼 문학과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개관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테미공원 인근 옛 테미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조성된 문학관은 연면적 약 1,30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문학카페와 문학콘서트홀, 상설·기획전시실, 세미나실, 워크룸, 야외 데크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박물관(Museum)의 기능을 결합한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로 운영되며, 자료 보존과 연구, 전시, 교육, 체험 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문학 플랫폼을 지향한다.

상설전시 '대전문학아카이브 冊(책)'은 'ㄱ'부터 'ㅎ'까지 한글 자모 순으로 대전 문학사를 정리한 사전 형식의 전시로, 작가와 작품, 문학단체, 문예지, 문학사적 사건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해방 직후 대전 문인들이 창간한 순수시지 "동백" 관련 자료가 공개돼 지역 문학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기획전시 '경계 위의 문장: 신채호와 백석, 유랑의 기록'도 함께 운영돼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문학적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조성남 대전테미문학관 관장은 "테미문학관은 자료를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문학을 체험하고 향유하는 열린 문학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지역 문학의 자산을 시민과 함께 나누고 문학이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운영팀 김지숙 팀장도 "문학관은 문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쉬어 가며 문학을 만나는 생활 속 문화공간"이라며 "전시와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머물고 다시 찾는 문학관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도시의 기억으로 남는 자리, 시비 제막식 이어져

한편 문학관 개관에 이어 오는 3월 31일 오후 2시, 문학관 야외 공간에서는 고(故) 시인 김용재 박사의 시비 제막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이번 시비 제막식은 '창운 김용재 박사 시비 건립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며, 김용재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를 기리고 한국 문학의 정신을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된다.

제막식은 식전행사로 '창운 김용재 박사의 삶과 문학', '김용재 시인과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주제로 한 발표와 추모노래 및 시낭송으로 시작되며, 이어 본 제막식에서는 국민의례와 추모 묵념, 시비 건립 추진 경과 보고, 대회사와 축사, 가족 대표 인사, 시비 제막, 헌화 및 새김시 낭송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들과 유족, 문학인,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한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 행사로 치러질 예정이다.


전민 창운 김용재 박사 시비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김용재 박사의 시비 건립은 한 시인의 업적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대전 문학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세우는 일"이라며 "테미문학관 개관과 함께 시비가 세워지는 것은 문학관이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문학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전민 위원장은 이어 "앞으로 이곳이 시민들이 시를 읽고, 시를 기억하고, 시를 통해 삶을 돌아보는 문학의 정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故) 창운 김용재 시인은 대전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교무처장, 문과대학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 (사)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대전문인협회 회장, 호서문학회장,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장, 한국시문학문인회 회장, 국제계관시인연합한국본부 이사장,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등 다양한 문학단체에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지역 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2018년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재임 당시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작가협회(회장 Hữu Thỉnh)와 국내 문학단체 최초로 문학교류 MOU를 체결하였고, 양국 시인의 시집을 출간하고 시낭송회와 세미나를 함께 열며 한-베트남 문학교류의 물꼬를 텄다.

2019년에는 베트남 시인 13명을 초청해 부산에서 문학 심포지엄을 열었고,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에 재임 당시에도 2022년과 2023년 국제PEN한국본부 주최 '세계한글작가대회'에서는 베트남을 주빈국으로 초청하는 등 국제문학 협력에 앞장섰다.

이번 시비 건립은 그의 생애와 문학적, 사회적 업적을 기리는 뜻깊은 기념물로, 문학과 민주정신을 계승하는 시민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학관의 개관과 시비 제막… 건물 하나가 세워지고, 시 한 편이 돌에 새겨지는 일

그 두 가지 일이 같은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제 이곳이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문학의 시간이 흐르는 장소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원도심에 문을 연 대전테미문학관

그곳에서 이제 사람들은 책을 읽고, 기록을 보고, 전시를 관람하고, 그리고 마당에 서 있는 시 한 편을 읽게 될 것이다. 도시 한가운데 문학이 집을 얻었다. 그리고 그 집 앞에 시 한 편이 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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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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