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전국 문학인 80명이 숲과 나무, 기후위기, 생태의식을 주제로 창작한 시·시조·수필·동화 등 79편의 작품을 엮은 것으로, 특히 지난 3월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상처 입은 숲에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문학을 통한 산림문화 실천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문집에는 (사)한국문인협회, (사)국제PEN한국본부, (사)한국현대시인협회, (사)한국소설가협회, (사)한국수필가협회, (사)세계전통시인협회 한국본부, (사)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등 총 7개 국내 주요 문학단체의 단체장 및 회원들이 참여하여 문학과 생태가 만나는 집필의 장을 열었다.
수록 장르별로는 시 35편, 시조 12편, 민조시 1편, 수필 30편, 동화 1편 등 총 79편이 수록 되었으며, 김승현 작가의 따뜻한 자연 삽화가 본문의 감성을 더한다.
이들 작품은 단순한 자연 예찬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실천으로 나아가려는 발걸음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지난 3월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규모 산불 피해를 계기로, 문학인들이 직접 삽을 들고 산림 회복에 동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으며, 그 정신과 감정이 이 문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발행처는 한국산림문학회 출판부 '문학의 숲'이며, 디자인은 지오커뮤니케이션, 삽화는 김승현 작가가 맡았다.
문학은 숲으로, 숲은 미래로
김선길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하루만이라도 펜 대신 삽을 들고, 숲에 나무를 심으며 푸른 희망을 되새겼다"며 "이 문집이 미래 세대를 위한 문학인의 숲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어 "문학은 때로는 정책보다 느리지만 더 멀리 간다"며, 문학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산림문화의 동반자임을 강조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축사에서 "숲을 가꾸는 일은 곧 문명을 지키는 일이며, 문학은 그 숲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을 담는 그릇"이라며 "이 문집이 오늘의 우리에게는 작은 울림이 되고, 미래 세대에게는 더 큰 숲이 되어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허형만 시인은 축시 '오늘 우리가 한 그루 나무를 심는 뜻은'을 통해 이 책의 메시지를 응축된 언어로 전하며, "문학으로도 묘목이 심어지고, 문장마다 바람이 분다"고 노래하며 "각기 다른 뿌리를 지닌 글들이 햇살과 나무가 함께 춤추는 장면을, 지구의 검은 상처를 치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무, 나를 철들게 하다'는 FSC 인증 친환경 재생용지에 인쇄되었으며, 숲을 지키는 메시지를 책 제작 과정에서도 실천하고자 하였다.
산림문학의 궤적 – 생태문학의 자장 안에서 숲을 노래하다
사단법인 한국산림문학회는 2000년 강원·경북 동해안의 대형 산불을 계기로 산림 공직자와 문인들이 뜻을 모아 창립되었다. 창립 이래 '산림문학' 계간지를 통해 신인상 발굴, 산림문학상과 녹색문학상 제정, 산림문학기행, 생태문화 강연회, 전국 나무심기 캠페인 등을 펼쳐 왔다.
특히 2021년부터 시작된 '문학인 나무심기' 운동은 산림청 후원으로 매년 산불피해 지역 또는 헐벗은 산림지대에 문학인들이 직접 묘목을 심는 생태문학 실천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문학을 통해 마음을 살찌우고, 손으로는 나무를 심으며 땅을 치유하는 이중적 행위는 한국 산림문학회의 가장 특징적인 활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학, 지구의 내일에 뿌리내리다
'나무, 나를 철들게 하다'는 단지 나무를 주제로 한 문집이 아니다. 숲의 회복과 문학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할 미래에 대한 성찰이 고스란히 담긴 실천적 기록이다. 문학이 지구의 내일에 뿌리를 내리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한편, 한국산림문학회는 단순한 환경홍보단체가 아닌, '숲을 사랑하는 이들이 나무처럼 글을 쓰는 문학 공동체'로서, 문학이 시대의 생태적 감수성과 만나야 할 필연적 요청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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