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신도회, 6일까지 한상균 위원장 머물도록 허락

  • 등록 2015.12.02 1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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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5일 집회 평화롭게 진행되기 바란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경찰 수배를 피해 17일째 조계사에서 은신 중인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서 오는 6일까지 더 머물 수 있게 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신도회 측은 1일 민주노총 한 위원장에게 오는 6일까지 경내에서 자진 퇴거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조계사 신도들의 불편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데 참회한다"며 "불교내부에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사 신도회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안심당에서 임원 총회를 열고 한 위원장 거취에 대해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실상 자진퇴거를 요청한 것으로 날짜는 2차 민중총궐기 대회 다음날인 6일로 제안했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회의를 한 뒤 안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의에서 여러 의견이 대립했지만 앞으로 5∼6일 정도 더 참기로 했다"면서 "한 위원장이 간접적으로 6일을 표명했기 때문에 믿음으로 인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종무실장은 "모든 신도의 바람은 내일이라도 모레라도 글피라도 이 사태가 원만히 정리되는 것이다. 그전이라도 한 위원장이 대승적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불자들이 바라는 사회의 소통과 화합의 정도는 이해하지만 한 위원장에 대한 사회적 이목은 조계사를 찾는 대다수 신도와 국민들의 걱정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일 오전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스님)는 4차 연석회의를 열고 전날 상황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


정웅기 조계사 화쟁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경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30일 조계사 신도회 회장단과 한상균 위원장측 사이에 발생한 마찰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나누지 못했다"며 "어제 일어난 일은 불편을 감수해온 조계사 신도분들과 의견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 화쟁위의 책임"이라고 참회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5일 집회를 평화시위문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며 "평화 지대를 만드는데 종교인과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조계사 신도들을 포함해 불교 내부에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신도회의 입장 표명 직후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한상균 위원장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 신도회의 요구에 대해 민주노총은 진지한 고민을 하겠다"며 "5일까지 총궐기 대행진이 평화적으로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빠른 시일 내 위원장 거취를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노총 측은 그러나 전날 신도회 측이 한 위원장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한 데 대해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전날) 신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와서 위원장의 목을 조르고 쓰러뜨려 눕히고 이불로 싸서 나가자며 위협했다. 몸을 들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등 심각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한 위원장 법복이 찢겨 나갔고 상하의가 모두 벗겨지는 등 조계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 폭력이 20여 분간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모른체 하는 것은 대부분의 신도들께 오히려 누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조계사엔 어제 폭력사태에 대해 시급히 진상조사와 조치를 마련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 위원장이 예고 없이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 민주노총 기자회견 도중 '창문을 열어달라'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요구에 건물 4층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었다. 


그는 "잘 견디겠다"며 "5일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많은 민중이 올라온다. 정부는 이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평화시위를 약속했다. 헌법에 보장된 시위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합원들이 "힘내세요"라고 외치자 한 위원장은 주먹을 쥐는 것으로 화답했다. 지난달 16일 조계사로 피신한 이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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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m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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