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 평생을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돌보는 데 바친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가 선종 19년 만에 가톨릭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교황청은 4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테레사 수녀의 성인 추대식을 거행했다.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에는 전 세계에서 12만명이 넘는 신도가 몰렸고, 테레사 수녀가 평생을 바쳐 봉사한 인도의 외교장관 등 13개국 정상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테레사 수녀는 가톨릭 교단을 넘어 20세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10년 알바니아계 부모 슬하에서 태어나 1928년 아일랜드로 건너가 수녀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살때인 1929년 인도로 파견돼 20여년 동안 인도 학생들에게 지리 과목을 가르치다 1950년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극빈자, 고아, 죽음을 앞둔 사람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197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인물이 됐고 '살아있는 성인'의 한 명으로 불리며 197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1997년 9월 5일 인도 동부 콜카타에서 선종했다.
가톨릭 교회에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2가지 이상의 기적을 인정받아야 하고 복잡한 절차와 길게는 수 세기에 이르는 지난한 세월이 필요하지만 테레사 수녀는 생전에 누린 대중적인 인기와 전·현직 교황의 각별한 배려 덕분에 이례적으로 빨리 성인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테레사 수녀와 깊은 우정을 나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테레사 수녀가 선종한 지 불과 2년 만에 시복 절차를 개시, 2003년 테레사 수녀를 복자로 추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