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쿨투라> 2월호는 안성기의 연기 궤적을 따라가며, 한 배우의 삶이 어떻게 한국영화의 역사이자 문화유산이 되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월간 문화예술지 <쿨투라> 2월호가 지난 1월 5일 별세한 국민배우 고(故) 안성기를 특집으로 조명하며, 그의 연기 인생을 한국영화사의 유산으로 기록했다. 이번 호는 한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넘어, 한국 사회와 영화가 함께 건너온 시간의 궤적을 되짚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성기는 다섯 살에 연기 활동을 시작해 평생을 영화에 바친, 한국영화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존재다.
김두호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상임이사는 '5살 때 연기활동 시작, 일생을 영화에 바치고 떠난 안성기'를 통해 150여 편에 이르는 출연작과 함께, 그가 구현해 온 '한국인 보통 남자'의 상징성을 짚었다.
김종원 평론가는 아역 시절부터 현역으로 이어진 그의 유년기 작품들을 조명하며 "외길을 걸은 영원한 현역"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감독들의 회고는 배우 안성기의 인간적 면모와 예술적 성실함을 생생히 전한다.
이장호 감독은 성인 배우 데뷔작인 <바람불어 좋은 날>의 캐스팅 과정과 함께, 화를 내지 않고 욕을 할 줄도 몰랐던 '천생 예술가' 안성기의 모습을 회상한다.
배창호 감독은 안성기와 함께한 13편의 영화를 돌아보며 "그가 있었기에 내 작품은 빛났다"고 고백한다.
비평가들은 안성기를 한국영화 미학의 중심축으로 분석한다.
유지나 평론가는 뉴시네마 시기의 안성기를 통해 1980년대 한국영화의 연기 구도를 해석하고, 강성률 평론가는 그를 "1980년대를 반영하는 얼굴이자, 그 시대를 구성한 얼굴"로 규정한다.
전찬일 평론가는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넘나들며 발휘된 그의 '선한 영향력'을 들어, 배우 안성기가 도달한 위대한 경지를 짚었다.
김시무 평론가는 조연 출연작들을 재조명하며, 안성기의 연기 스펙트럼이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허물어 왔음을 강조한다.
문인들의 기억 속 안성기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얼굴로 남아 있다.
김홍신 소설가는 투병 중에도 함께 교황을 만났던 일화를 전하며 '웃음 동자' 안성기의 품성을 이야기하고, 백학기 시인은 1985년 동숭동 대학로에서 처음 만난 안성기와의 기억을 문학적 장면으로 복원한다.
이번 호 인터뷰 코너에서는 고 안성기의 아내 오소영 조각가가 "처음 만난 날부터 44년을 함께하며 단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고 회고하며, 배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안성기를 전한다.
또한 영화 <햄넷>의 감독 클로이 자오와 배우 제시 버클리 인터뷰를 통해, 동시대 세계 영화가 사유하는 '사랑을 견디는 방식'도 함께 조망한다.
이밖에도 <쿨투라> 2월호는 최재은의 개인전 <약속>, 이응노를 조명한 <시대와 함께한 예술가>전, 도종환·김성장 시서전 <고요로 가야겠다>,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 전시 <사랑의 힘으로> 등 미술·문학·공연 전반을 아우르는 동시대 문화 지형을 폭넓게 담았다.
<쿨투라>는 이번 특집을 통해 "배우 안성기의 연기 궤적은 곧 한국영화의 역사"라며, 장르와 형식을 가로지른 그의 출연작들을 한국영화사의 귀중한 기록으로 남긴다.
한 배우의 삶이 한 시대의 얼굴이 되었을 때, 그 기억은 예술을 넘어 공동의 유산이 된다. 안성기는 그렇게, 스크린 너머에서도 여전히 한국영화의 얼굴로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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