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최근 정치권을 둘러싸고 신천지와 통일교를 포함한 특정 종교 세력과 정치권 간 '정교유착'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신천지 내부 핵심 인사의 이탈 선언이 나와 파장이 주목된다.
신천지에서 장기간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국용호 장로가 15년 신앙 생활을 접고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외부 권력과의 관계 설정, 내부 결속 구조, 교리의 절대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종교를 넘어 정치·사회 전반으로 확장된 이 사안은, 종교 조직의 폐쇄성과 권력화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국용호 장로가 2월 4일, 신천지를 떠난다고 공식 선언했다.
약 15년간 신천지 신앙을 유지해 온 그는 입장문을 통해 "신천지 신앙을 접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며, 그간의 활동에 대해 대국민 사과의 뜻도 함께 전했다.
국 장로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신천지가 하나님 나라라고 믿으며 목숨을 걸고 신앙생활을 해왔다"고 밝히는 한편, "가족을 외면한 채 신앙을 추구해온 삶이 헛되고 허무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신천지 지도부를 향해 수차례 조직 쇄신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개인에게 불리한 결과로 돌아왔다는 점도 탈퇴 배경으로 언급했다.
◆ '장로' 이상의 상징성…조직 내부 결속의 핵심 인물
국용호 장로는 단순한 일반 신도가 아닌, 신천지 내부에서 오랜 기간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장로 직분은 신천지 조직 내에서 교리 충성도와 조직 기여도가 검증된 인물에게 부여되는 직책으로, 일반 성도들 사이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특히 국 장로는 조직 수호와 교리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인물로 평가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탈퇴 선언은 단순 개인 이탈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고위급 인사가 공개적으로 조직을 떠나겠다고 밝힌 사례는 신천지 역사에서도 드문 일로 꼽힌다.
종교계 한 관계자는 "신천지는 외부 비판보다 내부 결속을 통해 유지돼 온 조직"이라며 "핵심 인사의 이탈은 신도들에게 심리적 동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틀려도 내가 맞아야 했다"…교리 절대성에 균열
국 장로가 밝힌 탈퇴 사유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신천지의 역사가 설령 틀렸다 해도 나는 맞아야 하는 사람이었다"는 고백이다. 이는 개인 신념보다 조직 논리를 우선시해야 했던 내부 분위기와 교리 절대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식의 변화가 다른 신도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신천지는 내부적으로 '배도·멸망·구원'이라는 이분법적 교리 구조를 통해 이탈을 강하게 통제해 왔기 때문이다. 고위 인사의 공개 탈퇴는 이러한 통제 논리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신천지 내부 파장 불가피…연쇄 이탈 가능성도
국 장로의 탈퇴 소식은 신천지 내부에서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 신앙을 유지해 온 고연차 신도들 사이에서 '신앙의 방향성'과 '삶의 대가'에 대한 질문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신천지 측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 차원의 대응 여부에 따라 파장의 크기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일부 간부급 인사 이탈 사례가 있었지만, 공개적인 입장문과 대국민 사과까지 이어진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 개인의 결단 넘어 사회적 질문으로
국용호 장로는 입장문 말미에서 "이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탈퇴 선언은 단순한 종교적 이탈을 넘어, 폐쇄적 종교 조직과 개인의 삶, 신앙의 자유와 책임이라는 사회적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종교사회학자들은 "이번 사례는 특정 종교 단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과 조직, 개인의 삶이 어떻게 충돌하고 회복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향후 종교계 전반에 적지 않은 담론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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