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영문학자이자 시인이며 제36대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을 지낸 故 창운 김용재 박사(1944~2024)의 시비 제막식이 오는 3월 31일 오후 2시, 대전테미문학관 실내·외 공간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고인의 문학적·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그의 시 정신을 지역과 세계 문학사 속에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뜻깊은 자리로 그가 남긴 언어가 이제 돌에 새겨져 시간 속에 선다. 이날 행사는 사전 발표와 추모 공연, 기념식, 제막 및 헌화, 새김시 낭독 순으로 약 90분간 진행되며, 식후에는 문인과 유가족, 지역 인사들이 함께하는 만찬이 마련된다. 공직선거법 관련 규정에 따라 행사는 자체 진행된다. 이번 제막식은 한 문인의 업적을 기리는 의례를 넘어, 한국문학의 국제적 확장과 지역 문학사의 맥을 함께 조명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한다. 등단 이후 50년, 시와 학문의 두 날개 김용재 박사는 1974년 월간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이후 첫 시집 <겨울산책>, <큰 꿈은 일어나 날개를 달고>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시선집 12권, 영역·영문시집 5권, 산문집 등 4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는 한 사람의 생을 지나 우리 곁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 도착의 순간, 우리는 잠시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언어의 숨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충북재능시낭송협회(회장 김동일)는 오는 2026년 2월 26일 오후 4시, 청주산단복합문화센터 아트커넥트홀에서 '2026. 2 초대시인 목요 詩 토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다시 詩작'이라는 이름 아래, 공광규 시인의 작품 세계를 중심으로 시와 음악, 낭송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의 장으로 펼쳐진다. 1986년 월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공광규 시인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문학박사로,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동국문학상, 김만중문학상 시부문 금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서정시의 한 축을 견고히 다져왔다. 시집 <담장을 허물다>, <대학일기>를 비롯한 다수의 저서와, 교과서에 수록된 '얼굴반찬', '별국', '소주병' 등은 그의 시 세계가 세대를 넘어 읽히고 있음을 증명한다. 행사는 청주 앙상블(우종현 단장)의 축하연주로 막을 연다. 'Diana'와 '천년지기'가 현악의 울림으로 공간을 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971년 창립 이후 55년의 역사를 이어온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새 리더십을 맞았다. 평의회는 2026~2027년 협회를 이끌 제29대 이사장에 이승복 시인을 선임했으며, 2월 25일 정기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다. 협회는 "한국 시문학의 좌표를 연구·제시하고 시인의 권익을 옹호하는 데 최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승복 신임 이사장은 1986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시의 운율과 구조 분석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아 온 학자이자 시인이다. 홍익대학교 사범대학장과 교육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사)국제PEN한국본부 사무국장,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시문학아카데미 학장 등을 맡고 있다. 학문적 탐구와 문단 행정을 두루 경험한 이력은 창립 60주년을 앞둔 협회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현재 1,200여 명의 회원을 둔 협회는 1971년 초대 회장 서정주를 중심으로 창립된 전국 규모의 시인 단체다. 2031년 창립 60주년(회갑)을 앞둔 시점에서의 이번 인선은,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다음 60년’을 설계하는 분수령으로 읽힌다. "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한국 여성문학의 역사 위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가 세워졌다. 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장 최균희)가 올해 처음 제정한 '한국여성문학인상' 제1회 수상자로 소설가 한말숙(95)과 시인 김선영(88)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제62회 정기총회에서 진행된다. 이번 수상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1965년 고(故) 박화성을 중심으로 창립된 한국여성문학인회의 60년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또한 한국 여성문학의 뿌리와 계보를 재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소설가 한말숙(韓末淑) - 한국 현대소설의 서정적 지평 1931년 서울 출생인 한말숙 작가는 1957년 단편 '신화의 단애'가 현대문학 추천을 완료하며 등단했다. 이후 소설집 <신화의 단애>, <이 하늘 밑>, <신과의 약속>, <잃어버린 머플러>, <여수> 등을 펴냈고, 장편소설 <하얀도정>, <아름다운 영혼의 노래>, <모색시대> 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내면과 영혼의 문제를 탐구해왔다. 1960년대부터 해외에 작품이 소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시문학아카데미(학장 이승복)가 2026년 봄 학기를 맞아 금요포럼 '서양사' 연속 강좌를 개설한다. 이번 학기부터 강좌는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실(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7 한글회관 308호)에서 진행된다. 강좌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서양 고대·중세·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제로 구성됐다. 단순한 시대 구분을 넘어 '권위와 인간', '삶과 죽음', '제도와 정신'이라는 인문학적 핵심 질문을 중심에 둔 기획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먼저 3월 6일에는 박용진 박사(서울대 사학과)가 <중세 문화의 이중성>을 주제로 강단에 선다. 신 중심 세계관과 인간 중심적 각성이 공존했던 서양 중세는 흔히 '암흑기'로 불리지만, 동시에 대학과 도시, 고딕 예술과 스콜라 철학이 꽃핀 창조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번 강의는 중세 사회의 종교적 질서와 세속적 욕망, 금욕과 축제, 억압과 해방이 교차한 문화적 이중성을 통해 오늘날 유럽 문명의 뿌리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4월 3일에는 최성철 박사(Freie Universität Berlin)가 <서양에서의 '죽음' 개념 변천사>를 다룬다. 고대 그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숲은 나무의 집합이 아니라 삶의 태도다. 생명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약속이다. 녹색은 단순한 색채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이다. 기후위기와 생태 전환의 시대, 문학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산림청(청장 김인호)과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가 '2026년 제15회 녹색문학상' 작품 공모에 들어갔다. 숲사랑·생명존중·녹색환경보전의 가치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국민의 정서를 맑게 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온 녹색문학상이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녹색문학상은 단순한 환경 주제 문학상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고, 개발과 성장 중심 사회에서 흔들리는 생명의 존엄을 되묻는 문학적 실천의 장이다. 숲을 배경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숲의 철학과 생태적 감수성을 작품 속에 깊이 스며들게 한 작가를 발굴·조명해 왔다. 그동안 수상작들은 산림을 자원의 차원이 아닌 생명의 공동체로 바라보는 시선,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선 생태 윤리,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정서 녹화'라는 표현처럼, 메마른 사회의 감수성을 숲의 언어로 되살리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공모
설원 위를 가르는 한 젊은 스노보드 선수의 비행은 단순한 스포츠 장면을 넘어 한 편의 시가 되었다. 최창일 시인은 최가온 선수의 점프와 착지를 '수묵화'에 비유하며, 몸으로 완성된 예술의 순간을 포착한다. 이 글은 승패를 넘어선 아름다움, 하늘로 오르는 용기와 다시 땅으로 돌아오는 품격을 성찰하는 사유의 기록이다. 눈 내리는 설원을 바라보며 시인은 묻는다. 인생이란 결국 ‘착지의 예술’이 아니겠는가. 젊은 비상의 장면 앞에서 울음을 삼키지 못한 한 노 시인의 고백은, 우리 모두의 겨울과 봄을 동시에 환기한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설원 위로 눈이 내렸다. 흰 입자들이 겹겹이 포개지며 세상을 다시 그렸다. 그 풍경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었다. 거대한 화선지였다. 수묵이 번지듯 눈발이 흩날리고, 그 위로 한 소녀가 몸을 띄웠다. 스노보드 선수 최가온. 그날 그녀는 기술이 아니라 한 편의 시를 쓰고 있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오후였다. 점프의 순간, 공기가 갈라졌다. 몸은 작아졌다가 다시 커지듯 떠올랐다. 몇 초 남짓한 비행이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겨울이 포개져 있었다. 얼어붙고, 녹아내리고, 다시 다져온 시간의 결. 화면 앞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설(뗏, Tết)을 지나 막 봄기운이 번지는 베트남에서, 한 편의 사랑 노래가 도착했다. 북풍이 물러난 자리에 햇빛이 번지고, 들국화 향이 머리칼에 내려앉는 시간. 베트남 시인 보 티 누 마이(Võ Thị Như Mai)의 '초봄의 사랑 노래(Khúc tình đầu xuân')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봄의 심장 박동을 전한다. 베트남에서 봄은 단순한 계절의 전환이 아니다. 가족이 모이고 조상이 기억되며, 묵은 시간을 털어내는 의식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는 그러한 문화적 바탕 위에서, 사랑을 '놓아 보냄'과 '다시 시작함'의 이미지로 섬세하게 직조한다. 초봄의 사랑 노래(Khúc tình đầu xuân) - 보 티 누 마이(Võ Thị Như Mai) 들판을 스쳐 가는 바람아 그대 옷자락을 살짝 흔들고 들국화 향기 머리칼에 내려앉는다 태양은 무심히 비추고 작은 귀뚜라미 울음을 멈추고 자주빛 아스타는 짙어지고 황혼의 옷자락은 그리운 언덕에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여린 어깨는 한 계절의 아픔을 짊어진 채 풀신이 갈색 흙 속으로 잠기는 소리 맨발은 가늘게 떨리고 저녁의 입술은 붉게 타오른다 강 이쪽에서 잎 하나가 물살
불황은 숫자로 기록되지만, 그 상처는 인간의 얼굴에 남는다.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이 다시 읽히는 이유는 단순히 대공황을 다루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여전히 불안정한 삶의 구조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은 두 명의 떠돌이 노동자로 시작된다. 영리하지만 가난한 조지와, 힘은 세지만 지적 장애로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레니. 그들을 묶는 것은 혈연도 계약도 아니다. "언젠가 우리만의 작은 농장을 갖자"는 약속, 그 단순한 미래의 문장이다. 거기서 레니는 토끼를 기르고, 조지는 더 이상 쫓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 꿈은 너무 쉽게, 그리고 잔인하게 무너진다. 레니의 통제되지 않은 힘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고, 조지는 선택의 벼랑 끝에 선다. 소설은 "누가 잘못했는가"를 묻지 않는다. 대신 더 근본적인 질문을 남긴다. 이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사회는 존재했는가. 이 지점에서 <생쥐와 인간>은 단순한 대공황 소설을 넘어선다. 작품이 집요하게 드러내는 것은 가난의 풍경이 아니라, 불황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파괴하는가 하는 문제다. 1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는 언제나 시대의 가장 낮은 곳에서 숨을 고르며, 한 시대를 살다 간 개인의 언어이자, 그 시대를 건너온 집단의 기억이다. 삶의 균열과 개인의 고뇌, 그리고 그 너머의 희망을 언어로 길어 올리는 일, 그 오래된 질문을 다시 묻는 자리가 마련된다.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는 오는 2월 25일 오후 2시, 서울역사박물관 야나개 홀에서 2026 한국현대시인협회 세미나 <한국현대시의 역사와 시인 3>를 연다. 이번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가 개최하는 세미나 <한국현대시의 역사와 시인 3>은 바로 그 기억의 결을 다시 짚는 자리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축을 이룬 고(故) 정공채 시인과 고(故) 최은하 시인의 작품 세계를 통해, 시가 어떻게 현실과 실존, 그리고 초월의 문제를 끌어안아 왔는지를 성찰한다. 첫 발표는 양왕용 시인(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이 맡는다. <정공채 시인의 삶과 시에 나타난 현실 인식>을 통해, 정공채 시인이 겪어온 삶의 궤적과 그가 언어로 응답한 시대의 무게를 짚는다. 그의 시에 드러난 현실 인식은 단순한 시대 기록을 넘어, 시인이 세계와 맺는 윤리적
한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배우 안성기가 지난 1월 5일 우리 곁을 떠났다. 다섯 살에 스크린에 첫발을 디딘 이후 60여 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영화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스타에서 동료의 이름으로,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영화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건너왔다. 월간 <쿨투라> 2월호는 안성기의 연기 궤적을 따라가며, 한 배우의 삶이 어떻게 한국영화의 역사이자 문화유산이 되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월간 문화예술지 <쿨투라> 2월호가 지난 1월 5일 별세한 국민배우 고(故) 안성기를 특집으로 조명하며, 그의 연기 인생을 한국영화사의 유산으로 기록했다. 이번 호는 한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넘어, 한국 사회와 영화가 함께 건너온 시간의 궤적을 되짚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성기는 다섯 살에 연기 활동을 시작해 평생을 영화에 바친, 한국영화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존재다. 김두호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상임이사는 '5살 때 연기활동 시작, 일생을 영화에 바치고 떠난 안성기'를 통해 150여 편에 이르는 출연작과 함께, 그가 구현해 온 '한국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 문학이 아시아 국제 문학 무대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신경희 작가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5회 국제 문학 콩쿠르 'Literary Asia–2025'에서 산문(Prose) 부문 디플로마 최우수상(I등급)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작품의 문학적 성취뿐 아니라 문학 발전과 국제 창작 교류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콩쿠르는 국제 민간외교 및 문화교류 단체들이 참여하는 아시아권 대표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매년 아시아 각국의 시·소설·산문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조직위원회는 신경희 작가의 산문에 대해 "개인의 서사를 넘어 시대와 문화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언어를 통해 국가 간 정서적 교류를 확장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2025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렸으며, 디플로마에는 국제문학대회 조직위원장 바크트코자 루스테모프(Bakytkozha Rustemov)의 서명이 함께 담겼다. 이번 수상으로 신경희 작가는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한편, 아시아 문학 네트워크 속에서 한국 산문의 존재감을 분명히 각인시켰다는 평
박은선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삶의 가장 미세한 감각과 통증, 그리고 놓치면 사라질 듯한 순간들을 손끝의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거대한 선언 대신 사소한 진동에 귀 기울이며, 개인적 상흔과 일상의 숨결을 절제된 시어로 기록한 이번 시집은 박은선 시 세계의 한층 깊어진 내면을 보여준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은선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을 펴냈다. 월훈출판사에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삶의 가장 미세한 감각과 통증,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지속의 의지를 섬세한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이라는 표제는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태도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거대한 세계나 선언적 언어 대신, 놓치면 사라질 듯한 순간들, 손끝에 스쳐 머무는 감정의 떨림을 끝까지 붙잡으려는 시인의 시선이 이 시집의 중심에 놓여 있다. 표지에 담긴 눈을 감은 인물과 흐릿하게 번지는 꽃의 이미지는 그러한 내면의 집중과 미세한 감각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환기한다. 특히 표제시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은 이번 시집의 미학과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와 석탄 채굴로 이름을 알렸던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가 문화와 문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다. 한때 땅속에서 금과 검은 석탄을 캐내던 이 마을이 이제는 시와 언어, 기억을 캐내는 '금캐는 마을'로 변모하며 또 하나의 문화 발굴 시험에 나섰다. 봉성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금 채취장으로 활용되었고, 이후에는 검은 석탄을 채굴하던 광산촌으로 알려졌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땅을 파면 사금이 섞인 모래와 채굴의 기억이 함께 드러난다. 산업화 이후 급격한 쇠퇴를 겪었던 이 마을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대신, 기억을 문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봉성리문화창조마을 이장이자 시인, 그리고 무형문화유산 석공예 이수자 김유제 시인이 있다. 김유제 시인은 봉성리 마을 전체를 하나의 문학공원으로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인 300여 기의 문학비를 마을 곳곳에 세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비와 문학 조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는다. 김 시인은 "봉성리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노동의 시간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전문인총연합회(이하 대전문총)가 제39차 정기총회를 통해 노수승 시인을 제6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대전문총은 29일 대전 시내 한식당 '바다로'에서 회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신임 회장 인준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년도 주요 업무 보고와 정관 개정, 2026년도 사업 계획 발표도 함께 진행됐다. 대전문총은 1990년 창립 이래 회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독특한 선출 방식을 유지해오고 있다. 문단 원로와 고문들로 구성된 회장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를 엄선해 추대하고, 이를 총회에서 회원들이 인준하는 이른바 '교황 선출 방식'이다. 이날 최송석 고문의 회장 인준 경과보고에 따라 참석 회원들은 만장일치로 노수승 시인을 제6대 회장으로 인준하며, 대전문총 특유의 화합 전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 6년간 대전문총을 이끌어온 제5대 김명순 회장은 퇴임사를 통해 "열정을 바쳤던 회장직을 내려놓고 다시 평범한 문학인의 자리로 돌아가 순수한 창작의 열정을 되살리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이 소외되는 AI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