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 날, 누군가 조용히 건네는 한마디 말이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한다.
기업인, 시민운동가, 정치인, 그리고 시인. 다양한 삶의 이력을 지나온 시인 민병록이 제5시집 <괜찮아>를 月刊純粹文學을 통해 펴냈다.
민병록 시인의 제5시집 <괜찮아>는 바로 그 한마디에서 출발한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인생의 좌절과 희망, 사랑과 기다림, 가족과 삶의 의미를 쉬운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민 시인은 "시는 시인의 것이 아니라 독자의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새벽마다 시를 쓰며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에서 보고 느낀 희로애락을 시로 옮겼고, 추상적인 언어의 미학보다 독자들이 피부로 느끼고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생과 사랑, 가족과 자연, 삶의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거창한 수사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건네는 위로와 성찰이다.
괜찮아
- 민병록
오늘 꼭 할 일 못했다고 속상해하지 마
괜찮아
잊지만 않는다면
내일이 너를 기다려 줄 거야
소중한 꿈 이루지 못했다고 괴로워하지 마
괜찮아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찾아올 거야
생각처럼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야
하늘도 오늘 맑다가 내일은 흐려지기도 해
희망을 굳게 믿으면 기적이 생겨
고통이 왜 나에게만 올까 원망하지 마
괜찮아
더 큰 아픔에도
창밖을 보며 웃는 사람도 있어
가난으로 추위에 떠는 밤을 슬퍼하지 마
괜찮아
가난하다고 해서
꿈이 없을까 사랑도 못할까
- 표제시 '괜찮아' 전문
위로의 언어로 건네는 삶의 메시지
이번 시집의 표제시 '괜찮아'는 시집 전체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루지 못한 꿈,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반복되는 "괜찮아"라는 말은 하나의 주문처럼 독자의 마음을 다독인다. 이 시는 거창한 시어보다 일상의 언어로 삶의 본질을 말하는 민병록 시인의 시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나 단순한 주제 분류가 아니라, 한 인간의 삶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한 정서적 구조로, 각 부는 인생의 여정을 따라가듯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사랑과 인생, 세월과 자연, 삶의 상처와 희망, 그리고 어머니와 가족의 기억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한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정서적 자서전처럼 읽힌다.
한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는 시의 구조
▲ 제1부 '그대 마음 속을 항해하리'에는 '이것이 행복', '인생의 길', '괜찮아', '마음의 길', '별과의 대화', '그대 마음 속을 항해하리' 등 인생과 사랑, 희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삶의 방향과 사랑의 의미, 그리고 인생을 항해에 비유한 작품들이 많아 시집 전체의 출발점이 되는 부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을 막 출발하는 사람의 마음, 혹은 인생을 돌아보며 다시 길을 찾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 제2부 '바람은 지나온 길 잊어버리고'에는 '어머니 연가', '세월', '구둔역 폐역에서', '바람은 지나온 길 잊어버리고', '주산지 왕버들', '사는 법' 등 세월과 자연, 인생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특히 세월과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을 비추는 시들이 많으며, 지나온 삶에 대한 회고와 성찰의 정서가 중심을 이룬다. 인생의 중반을 지나며 삶을 돌아보는 시인의 시선이 담겨 있는 부이다.
▲ 제3부 '찌그러진 냄비'에는 '지나가더라', '보물찾기', '흉터', '찌그러진 냄비', '희망가', '겨울 호수', '기다림' 등 삶의 상처와 희망을 다룬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찌그러진 냄비'라는 제목처럼 완전하지 않은 삶, 상처 입은 삶,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부는 시집 전체에서 가장 인간적인 체온이 느껴지는 부분으로, 삶의 고통과 희망이 동시에 존재하는 인간의 현실을 보여준다.
▲ 제4부 '어머니의 팥 칼국수'에는 '땀의 가치', '어머니의 바다', '인연에 대하여', '어머니의 팥 칼국수', '하얀 달빛', '별의 순간' 등 가족과 어머니, 인생의 의미를 다룬 작품들이 실려 있다.
특히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기억, 인생의 마지막에서 돌아보는 삶의 의미 등이 담겨 있어 시집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마무리한다. 결국 인간의 삶은 가족과 사랑, 그리고 기억으로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처럼 1부가 인생의 출발과 사랑, 2부가 세월과 성찰, 3부가 삶의 상처와 희망, 4부가 가족과 인생의 의미로 이어지며 시집 전체가 하나의 인생 이야기 구조를 이루고 있다.
김호운 평론가, "시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김호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해설에서 문학의 본질을 언어의 기능 속에서 설명하며 시의 역할을 설명한다. 그는 러시아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의 이론을 인용하며 시란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여운과 울림을 남기는 언어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김호운 평론가는 "시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이라며 문학의 본질을 언어의 소통 기능 속에서 설명하며, 시란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여운과 울림을 남기는 시어의 선택과 사유의 기능이 결합된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민 시인의 시에 대해 "세련된 정장을 입은 듯한 시도 있고, 일하다가 작업복 차림으로 나온 듯한 시도 있지만, 그 다양한 작품 속에서 오히려 삶의 진솔한 본질이 보석처럼 빛난다"고 평했다.
김 평론가는 특히 "이번 시집의 작품들은 다양한 소재와 구성을 보이지만 전체가 하나의 시 세계로 집약되며,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자서전적 시처럼 읽힌다"고 분석하며 "다양한 식물과 꽃이 자라는 숲처럼 다채로운 정서를 보여주는 시집"이라고 말했다.
결국 민병록 시인의 시는 화려한 수사보다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독자에게 다가가는 시이며, 그 속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인에서 시인으로… 민병록의 삶과 문학
전남 해남 출생의 민병록 시인은 기업인, 시민운동가, 정치인, 작가, 시인 등 다양한 삶의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32년 동안 종합건설회사 두 곳과 자산관리회사를 운영하며 기업인으로 활동했고, 학생운동과 시민운동, 환경운동, 경실련 창립 멤버로 사회운동에도 참여했다. 또한 국회의원 선거에 여러 차례 출마하는 등 정치 활동에도 몸담았다.
미국 하트포드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실납세자 표창을 두 차례 수상했다. 환경부 장관, 부산광역시장, 전남도지사, 강원도지사 등 여러 기관장 표창을 비롯해 미래경영원 미래경영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우수건설경영인상, 한국언론기자협회 세계평화언론대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문학 활동은 종합문예지 <국제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며 시작되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전자문학위원장과 국제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행복한 꿈>, <성과를 내는 리더수업>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마음이 머무는 자리>, <둥지>(공저), <자작나무 숲에 하얀 달이 떴네>, <너였으면 좋겠다> 등이 있다.
기업과 사회, 정치의 현장을 살아온 그의 삶은 이번 시집 <괜찮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래서 그의 시는 관념이 아니라 삶에서 건져 올린 언어이며, 독자들에게 건네는 한마디 위로가 된다.
시는 결국 사람에게로 간다
민병록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썼다.
"시는 시인의 것이라기보다는 독자들의 것이 되어야 한다."
이번 시집 <괜찮아>는 바로 그 말의 실천처럼 읽힌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말, 어려운 시가 아니라 마음으로 읽히는 시, 그리고 힘들 때 한 번쯤 펼쳐보게 되는 시집.
민병록 시인의 <괜찮아>는 그렇게 독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조용히 말을 건다.
“괜찮아, 아직 내일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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