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제갈정웅)가 주최하는 '2025 심포지엄 및 문학기행'이 오는 9월 25일(목)부터 26일(금)까지 이틀간 경기도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탈북민을 위한 문학, 통일을 위한 시인의 역할 2'라는 주제로, 탈북민의 삶과 문학을 성찰하고, 분단 현실 속에서 시인이 감당해야 할 문학적·윤리적 사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한국현대시인협회는 2023년부터 이어온 이 주제의 연속 기획을 통해, 문학이 이념과 제도 너머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의 언어'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특히 올해는 '통일을 위한 문학의 구체적 실천'에 방점을 두고, 탈북민 작가와 남한 문인들의 상호 소통과 이해를 촉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시인과 평론가, 탈북 작가가 함께하는 사유의 장 이번 행사는 이충우 여주시장의 축사로 문을 연다. 이어지는 기조발표는 이길원 전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시인)이 맡아, 문학과 인권, 언어의 경계를 넘는 문인의 역할에 대해 발제할 예정이다. 주제발표에는 문학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홍용희 경희대학교 교수(평론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원로 연극배우 박정자와 함께하는 특별한 예술무대 '인문학 예술 콘서트'가 오는 7월 19일(토) 오후 3시,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사)한국공연문화예술원(이사장 서수옥)이 주최·주관하는 것으로, '나의 연극 이야기 - 꿈속에선 다정하였네'를 주제로 박정자 배우의 특별 강연과 함께 인문학, 낭송, 음악,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진다. 한 세대를 대표하는 연극배우 박정자의 무대 인생과 예술 철학이 담긴 이번 강연은, 관객들에게 예술의 깊이와 감동을 전하며 삶에 대한 성찰을 이끄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콘서트는 곽영학 연주자의 색소폰 연주, 카라 기쁨 하프림의 '내주를 가끼이 하게 함은'을 비롯 '아리랑', '도라지' 하프 연주로 오프닝을 열고, 국민의례와 서수옥 이사장의 인사말, 유자효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과 박금출 '입안에 행복치과 원장'의 축사로 이어진다. 이어 한창환 서예가의 퍼포먼스와 축하꽃 전달, 단체사진 촬영으로 1부가 마무리된다. 이후 본 무대에서는 황주현(심보선 '식후에 이별하다'), 이루다(고영민 '산등성이'), 홍성례(이영춘 '해, 저 붉은 얼굴') 등
(해남=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 전남 해남에서 문학의 혼이 다시 피어난다. 조선의 고풍에서 현대의 저항까지, 해남의 땅은 시인들의 언어와 삶을 오롯이 품어온 '시의 땅'이다. 그 깊고도 넓은 문학적 혈맥(血脈)이 다시 살아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해남군은 오는 7월 4일(금) 오후 2시, 땅끝순례문학관 앞마당에서 리모델링을 마친 문학관의 재개관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개관은 단순한 시설 정비나 공간의 복원을 넘어, 호남문학과 한국문학의 뿌리를 되새기고 미래를 여는 문화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 해남 문학의 계보를 현대적으로 조명하는 '문학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조선부터 현재까지, 문학의 뿌리를 간직한 해남 해남과 남도는 예로부터 문학의 향기와 깊이를 간직해온 정신문화의 보고였다. 조선 초기에 호남 시학의 기틀을 닦은 스승 임억령과 백광훈, 불운한 정치가였으나 조선 최고 시인으로 손꼽히는 윤선도, 남도의 삶과 정서를 뼛속 깊이 노래한 토속 시인 이동주까지, 해남 땅은 한국 시문학의 본향이라 불릴 만하다. 해남의 시맥은 조선 전기 석천 임억령(1496~1568)에서부터 시작된다. 해남읍 관동리 태생인
(서울=미래일보)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호운)는 7월 1일, ▲제22회 한국문협작가상, ▲제18회 한국문학백년상, ▲제14회 월간문학상, ▲제11회 한국문학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수상자는 전국 문인들을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으며, 각 문학 장르에서 꾸준한 창작활동과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은 이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상은 문학에 대한 지속적인 열정과 지역 및 세대 간 문학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의미 있는 행사로, 수상자들 대부분이 오랜 시간 현장에서 묵묵히 문학의 불씨를 지켜온 작가들이다. 특히 인구절벽과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 시점에서, 각 문학단체 소속 문인들 역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열정은 젊은 세대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문인협회는 창작 현장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문학의 지속 가능성을 지지하기 위해, 4개의 문학상을 제정하여 매년 시상해왔다. 그 가운데 <월간문학>과 <한국문학인>에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월간문학상과 한국문학인상은 협회 기관지의 정체성과 문학적 깊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7월 25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 인구절벽과 초고령사회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각 문학단체 역시 심각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현역 문인 대다수가 고령층에 집중된 상황에서, 문단의 세대교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심상옥)는 국내 문학예술단체 최초로 한국 문학의 미래를 이끌 젊은 작가 발굴과 국제 문학 교류의 새 판을 짜기 위한 '젊은 작가 신입회원 모집'에 나섰다. 이번 모집은 본부 산하의 미래발전위원회(위원장 유태승 이사)의 주도로 추진되며, 문학적 역량을 갖춘 젊은 창작자들이 PEN 문학 공동체에 합류하여 지속 가능한 문학 생태계 조성과 국제적 협업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모집 대상은 1975년생(만 50세) 이하로 ▲어문계열 학사 및 석사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문학 번역 및 통역이 가능한 자, ▲문학 분야 등단 및 저서 출간 경력을 가진 자이다. 신입회원으로 선발되면 ▲입회비 및 연회비 면제, ▲국제PEN한국본부 주최 문학행사 참가비 면제, ▲세계PEN총회 등 국제행사 참여 기회 제공, ▲150여 개국 회원들과의 교류, ▲미래발전위원회와의 국내외 워크숍 및 네트워크 활동 지원,
(부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과 낭송, 생태 감수성을 바탕으로 활동해 온 경성문사시포럼(대표 문인선)이 지난 6월 30일(일) 부산 서면 태진한우 2층 강당에서 <문사> 제5호 출판기념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 2009년, 경성문사시포럼 문인선 대표의 시창작·낭송 아카데미 회원들이 결성한 경성문사詩포럼은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맞이했다. 지금까지 시 창작, 시 낭송회, 시화전, 동인지 출간 등 다채로운 문학 활동을 지속해 왔으며, 2023년부터는 본격적인 문학지 <문사>를 연 2회 정기 발간하고 있다. 특히 '푸른 지구를 위한 꽃바람'이라는 슬로건 아래 환경 생태시 작품상을 제정해 매년 상반기·하반기 각 1명씩 시상하며,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문학의 사회적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날 행사는 류춘흥 시인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민채 시인의 가야금 연주와 함께 전 회원이 <아리랑>, <밀양아리랑>을 합창하며 성대한 서막을 열었다. 이수환 자문위원이 따뜻한 축사를 전한 데 이어, 문인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문학상 제정 소식을 전했다. "시는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예술이고, '효'의 정신은 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이 시를 통한 문학의 대중화와 우리말의 아름다움 확산을 위해 '제5회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전국시낭송대회'를 오는 9월 28일(일) 오후 1시, 부천시민회관 소강당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본 대회는 시민이 문학의 주체가 되어 우리말과 우리글의 감성을 살아 숨 쉬게 하고, 문학의 공공적 실천을 통해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되었다. 시를 낭송하는 행위는 텍스트를 소리와 숨결로 되살리는 예술이자, 말과 마음이 만나는 가장 인간적인 소통 방식이다. 부천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문학도시의 품격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부천문화재단과 부천시가 공동 주최하고,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 부천 시낭송운영위원회가 주관한다. 단순한 낭송 경연을 넘어 시를 통한 언어 예술의 체험, 그리고 세대 간 소통의 장으로 기획되었다. 대회는 시니어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시니어부는 1956년 이전 출생자(70세 이상), 일반부는 성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예선은 오는 6월 30일(월) 자정까지 이메일 접수를 통해 이뤄지며, 참가자는 3분 이내의 자유시 낭송 영상(mp3 또는 mp4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의 전통 정형시인 시조(時調)의 운율과 미감을 영어로 옮겨낸 시집이 최근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재미작가이자 마라토너로도 알려진 시조시인 지희선에 의해 출간됐다. 지희선 시인의 시조와 영문 번역을 병기한 시조 번역 시집 <L.A 팜트리(Los Angeles Palm Trees)>는 동경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나왔으며, 한국 시조가 영어로 옮겨져 새로운 독자층과 만나게 되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L.A 팜트리>는 한국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미국 사회와 더 넓은 영어권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인 2세들과 미국 등 세계의 독자층과 만나게 되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시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담고 있다. ■ 경남 마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 문학과 이민의 길을 걷다 저자인 지희선 시조시인은 경상남도 마산 출신으로, 1983년 미국으로 이민하여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꾸준한 문필 활동과 문단 활동을 병행하며 문학의 뿌리를 미국 땅에 깊이 내렸다. 그는 1995년 수필 ‘빈 방 있습니까?’로 <문학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발을 들였고, 이후
(부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배우이자 불자 수행자로 잘 알려진 이재용이 6월 28일(토) 오후 3시, 부산 영광도서 문화홀 1관에서 열린 자신의 인생 수행 에세이 <그날 나는 붓다를 보았다> 출간 기념 강연 및 사인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는 불광출판사가 주최하고 (주)영광도서가 후원한 가운데, 350여 명의 독자들이 참석해 조용하지만 깊은 감동의 물결을 이루었다. 배우 이재용은 특유의 차분하고 진솔한 목소리로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들, 배우로서 겪은 고뇌와 깨달음, 그리고 수행자로서 불법(佛法)을 받아들인 여정을 직접 전했다. "나는 배우이기 전에, 삶을 연기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내 안의 불안과 욕망을 알아차리는 일이 바로 수행이고, 그 수행이 저를 지금의 저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이재용은 이날 강연에서 삶의 방향을 바꾸게 한 불교 수행의 길, 그리고 그 안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는 고요한 시간들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청중들은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으며, 곳곳에서 울컥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에서 소개된 저서 <그날 나는 붓다를 보았다>는 이재용 배우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족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겐 평생 처음 받아보는 '사랑의 증표'가 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예술가들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로 건너가 펼친 따뜻한 사진 프로젝트, 그 감동의 기록이 영화로 담겼다. 삶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다큐멘터리 영화 <꿈꾸는 사진관>이 오는 7월 16일, 관객들과 만난다. 다큐멘터리 영화 <꿈꾸는 사진관>(감독 정초신)이 오는 7월 16일(수) 개봉을 확정하며, 마음을 울리는 예고편과 함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가족사진 한 장이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단순하지만 깊은 질문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사진이라는 예술로 전하는 공감과 연대의 힘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정초신 감독은 <몽정기>, <남남북녀>, <자카르타> 등에서 인간의 내면과 시대의 흐름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 연출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신작 <꿈꾸는 사진관>은 제47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 가족사진 한 장의 기적 이 영화는 한국의 사진작가와 배우들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깊은 오지 마을을 찾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이 최근 ‘시대의 춤꾼’으로 불리는 故 이애주 선생의 일생과 춤 역정을 사진으로 기록한 <천명(天命)>(윤영옥, 김연정 엮음/임진택, 이애경 감수/개마서원 펴냄)을 출간했다. 이 사진첩은 국가무형유산 승무 보유자이자 시대춤의 아이콘이었던 선생의 삶과 예술 세계를 오롯이 담아낸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명>은 선생이 자신의 춤을 법무의 시대, 신명의 시대, 터벌림의 시대, 천명의 시대로 나누어 정리했던 2014년 춤공연 ‘천명’의 구성을 따라 사진과 자료를 엮었다. 이를 통해 선생의 춤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하며 시대와 호흡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부 '법무의 시대'에서는 어릴 적 김보남과 한영숙으로부터 승무를 배우고 첫 춤판을 벌였던 시기부터 1983년 ‘한영숙류 이애주 춤’ 공연까지, 이애주 춤의 뿌리와 젊은 시절 사회적 사명에 대한 깊은 고민을 엿본다. 2부 '신명의 시대'에서는 1984년 춤패 ‘신’을 창단하고 불교 의식을 재해석한 '나눔굿',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도라지꽃’ 등 시대 창작물을 선보였던 시기, 그리고 민주화 현장에서 수십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봉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첫 수필집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출간을 기념해 6월 26일 서울 인사동 '선천'에서 북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문학과 인생을 잇는 따뜻한 사유의 시간을 독자들과 함께 나눴다. 이날 행사는 송명화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시작되었으며, 권대근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문학평론가)의 심도 있는 진행 속에 김 교수의 삶과 문학 세계가 진솔하게 펼쳐졌다.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수생반 회원들, 계간 <에세이문예> 출신 작가들과 박경애 편집장, <산림문학> 이서연 주간(한국산림문학회 부이사장), <현대수필> 운영위원장 김숙희 원장을 비롯한 많은 서울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프라노이자 시인인 정재령의 격조 높은 축하 공연이 더해져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감성 가득한 무대로 완성되었다. 김봉구 교수는 강릉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학부 과정을 마친 뒤,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에서 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학생처장과 노동대학원장 등을 역임하며 교육과 연구 현장에서 헌신해왔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우형숙 시인이 시조 '대나무의 삶'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서 인간 내면의 수행과 존재의 자세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진다. 속을 비워 맑은 기운을 품고, 굽지 않고 곧게 자라며, 가끔은 울음으로 진심을 전하는 대나무의 형상을 빌려, 시인은 '비움'과 '기백', '진정성'의 가치를 고요한 울림으로 담아냈다. 현대 시조의 정제된 언어와 간결한 형식 속에 깃든 이 작품은 치유와 통찰의 시학을 실현하며, 우형숙 시인의 작품 세계가 지닌 깊은 정신성과 도덕적 울림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편집자 주] 대나무의 삶 - 우형숙 시인 내장을 몽땅 꺼내 땅속 깊이 파묻었다 속을 텅 비워보니 맑은 혼에 기백 생겨 독화살 날아온대도 겁날 것이 없어라 곧게 가자 곧게 가자 굴곡진 맘 걷어 내고 옹이진 마음일랑 과감히 삼켜버려 가끔은 스산히 울어 그 속뜻도 알리며 - '대나무의 삶' 전문 ■ 감상과 해설/장건섭 시인(본지 편집국장) '비움'이라는 존재론적 선택 우형숙 시인의 시조 '대나무의 삶'은 자연과 인간, 존재와 수행, 침묵과 울림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적 은유로 가득하다. 시인은 대나무의 단단하면서도 비워진 형상을 통해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홍중기 시인의 시 '패랭이 꽃은 언덕 위에 피고'는 분단과 전쟁의 상흔을 끌어안은 민중의 기억을 시적 서사로 풀어낸 가슴 시린 평화시이다. 시는 언뜻 고요한 농촌 풍경에서 시작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사적 비극인 6.25 한국전쟁의 고통과 아픔이 응축되어 있다. 시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패랭이꽃은 한적한 고갯길, 그리고 농부의 삶 속에 피어난다. 이는 민초들의 삶의 터전, 일상의 배경으로 그려지면서 동시에 전쟁의 상흔과 대비되는 상징적 존재로 기능한다. 언덕 위의 패랭이꽃은 무심히도 아름답게 피지만, 그 아래엔 깊은 숨을 몰아쉬는 할머니의 지친 육신, 그리고 돌무덤, 소나무, 서낭당이 깃든다. 모두가 한 맥락 안에서 민속과 전쟁, 생명과 죽음을 아우르는 상징들이다. [편집자 주] 패랭이 꽃은 언덕 위에 피고 - 홍중기 시인 패랭이꽃 붉게 피는 고갯길 할머니는 황소 등에 누워 깊은 숨 몰아쉰다 서낭당에 우뚝 솟은 소나무 돌무덤 쌓이는 사연 알듯 모를 듯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천둥소리는 대포소린데그들은 사람의 더러운손으로 빚은 소리를 알지 못하네 한나절을 달려온 농부의 지게다리는 패랭이꽃에 주저앉고 물 두레박에 찌든 무명적삼 하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삶의 갈피마다 시심을 채우는 시인 이혜경이 여섯 번째 시집 <책갈피 이력>(가온출판사)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살아온 세월의 결을 책갈피에 비유하며, 그 사이사이에 스며든 삶의 체취와 감정을 섬세한 시적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특히 표제시 '책갈피 이력'은 인생의 한 장면, 한 단어들을 마치 오래된 책 속 구절처럼 조용히 되짚어보게 하는 깊은 울림을 담고 있다. 책갈피 이력 - 이혜경 시인 나이는 어디로 먹는 것일까 아무런 흔적 없는데 꿈틀거린다 새파란 풀숲의 싱그런 내음 황홀한 시절이 뒤로 밀렀다 꽃을 피우고 열매 열릴 때 오늘처럼 되리라 상상하지 못하고 일상이 켜켜이 쌓인 시간인 줄 몰랐다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헌책방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종이마다 배어 나오는 냄새 세월을 태우는 흔적일까 헌책 사이 보이는 좋은 문장에서 지나온 삶의 구절은 없는데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나의 노래 지혜롭지 못한 남은 책장 갈피마다 불협화음 걸음이 만든 박자는 리듬이 없었다 책장을 넘기며 돌아보는 나의 길 몇 장 남지 않았어도 어딘가 쓸모 있겠지 갈피에 쓰인 문자가 환하다 - 표제시 '책갈피 이력' 전문 시간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