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8 (화)

  • 흐림동두천 11.6℃
  • 흐림강릉 12.5℃
  • 흐림서울 11.9℃
  • 구름많음대전 13.1℃
  • 흐림대구 17.1℃
  • 구름많음울산 16.2℃
  • 맑음광주 14.0℃
  • 흐림부산 17.0℃
  • 구름많음고창 11.6℃
  • 흐림제주 15.3℃
  • 흐림강화 10.5℃
  • 구름많음보은 13.1℃
  • 구름많음금산 13.1℃
  • 구름많음강진군 14.4℃
  • 구름많음경주시 14.3℃
  • 흐림거제 16.3℃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이상문학상은 무엇을 선택해왔는가

"당대 최고의 단편"이라는 이름으로 작동해온 제도, 배제의 역사와 한국소설의 현재

이상문학상은 매년 한 편의 단편소설을 선택하지만, 동시에 한국문학의 현재를 선택하고 배제하는 제도적 판단을 반복해왔다. 제49회 이상문학상 역시 예외는 아니다. 수상작이 발표될 때마다 따라붙는 질문은 단순하다. 이 상은 지금 무엇을 문학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어떤 감각과 목소리를 문학의 중심에 놓고 있는가. 이상문학상을 둘러싼 논쟁은 특정 작품의 우열을 넘어, 한국 단편소설이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이 글은 그 선택의 궤적을 따라가며, 이상문학상이 한국문학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다시 묻고자 한다.[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이상문학상의 시간이 돌아왔다. 제49회 이상문학상은 소설가 위수정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눈과 돌멩이'다. 우수상은 김혜진의 '관종들', 성혜령의 '대부호', 이민진의 '겨울의 윤리', 정이현의 '실패담 크루', 함윤이의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에 돌아갔다.

이상문학상은 한국문학에서 가장 오래되고, 동시에 가장 많이 논쟁된 문학상이다.

'이상(1910~1937, 李箱)'이라는 이름이 지닌 급진성과 불안, 실험의 기억은 이 상을 단순한 연례 시상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왔다.

이상문학상은 매년 "당대 최고의 단편소설’을 뽑는다는 명분 아래, 한국소설의 현재를 규정하고 평가하는 하나의 제도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상은 늘 질문의 대상이 되어왔다. 과연 이상문학상은 무엇을 선택해왔고, 무엇을 배제해왔는가.

이상문학상은 1977년 제정되었다. 산업화가 가속화되고 문학이 제도적 관리와 현실적 제약 속에 놓여 있던 시기, 이 상은 단편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문학의 밀도와 실험성을 보존하겠다는 선언처럼 등장했다.

장편이 점차 시장과 결합해가는 동안, 이상문학상은 단편을 ‘문학적 성취의 최전선’에 놓아왔다. 이 선택은 분명 한국소설의 중요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수상작의 면면을 보면, 이상문학상이 단순히 안전한 정답만을 반복해온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이 상은 사회적 사실주의와 개인의 내면 서사를 오가며 한국소설의 스펙트럼을 확장해왔다.

1996년 은희경의 수상작이 보여준 냉소와 아이러니는 이전 세대의 도덕적 서사와 결별하며 90년대적 감각을 선명하게 드러낸 사례였다. 이는 "문학은 무엇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자체를 흔든 선택이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의 수상작들은 거대한 사회 서사보다 일상의 미세한 균열과 감정의 파편에 집중한다. 김애란, 김금희로 대표되는 이 흐름은 소설이 세계를 직접 고발하기보다,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감각을 정밀하게 포착하는 방향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이상문학상은 이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수용한 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들이 언제나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이상문학상은 오랫동안 '문단 중심적', '기성 권위의 재생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심사위원 구성과 기준의 불투명성, 특정 경향의 반복적 수상은 상의 권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그 권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상문학상은 문학적 성취를 평가하는 상인 동시에, 문단 권력의 작동 방식을 노출하는 장이기도 했다.

이 긴장은 2019년 저작권 논란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표면화됐다. 수상작 사용을 둘러싼 계약 조건은 작가의 권리와 문학상 관행이 정면으로 충돌한 사건이었다. ‘이상’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던 자유와 실험의 정신이 현실의 계약서 앞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후 이상문학상은 제도 개선을 약속했지만, 그것은 신뢰 회복이라기보다 더 이상 과거의 권위에만 기댈 수 없다는 자각에 가까웠다. 문학상은 이제 작품을 평가하는 자리를 넘어, 스스로의 정당성을 끊임없이 설명해야 하는 제도가 되었다.

최근의 수상작들은 대체로 조용하고 절제된 어조로 개인의 감각과 윤리적 곤경을 그려낸다. 이는 한국사회가 더 이상 하나의 언어로 설명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을 반영한다. 소설은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질문을 남긴다.

이상문학상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그것은 제도이며, 제도는 언제나 현실의 힘과 타협한다. 그러나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 이 상은 한국문학의 변화와 갈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왔다. 이상이 생전에 온전히 이해받지 못한 채 질문으로 남았듯, 이상문학상 역시 완성된 답이 아니라 지속되는 논쟁으로 존재한다.

이상문학상이 앞으로도 의미를 지닐 수 있다면, 그것은 권위 때문이 아니라 질문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 상이 무엇을 선택하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어떤 논쟁을 불러오는가이다. 논쟁이 계속되는 한, 이상문학상은 한국 단편소설의 현재를 기록하는 하나의 살아 있는 문학사로 남을 것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 평론가)

i24@daum.net
배너
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개헌, 국민에게 돌려주자"… 평화연대 150차 포럼, '직접민주'와 '한반도 평화' 화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개헌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여전히 정치권 중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사)평화통일시민연대가 개최한 제150차 평화통일전략포럼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며, 개헌의 주체를 ‘국민’으로 돌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제10차 헌법 개정의 기본방향과 구체적 과제’를 주제로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좌장은 윤조덕 공동대표가 맡았으며, 시민사회·학계·법조계·정치권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의 핵심 화두는 명확했다. 개헌의 중심을 권력구조에서 국민주권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장희 상임대표는 "그동안 9차례의 개헌이 권력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통치구조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며 "주권자의 기본권과 분단체제 극복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국민발안·국민투표로 개헌 동력 만들어야" 기조발제에 나선 송운학 개헌개혁행동마당 상임의장은 보다 직설적인 문제 제기를 내놓았다. 그는 현재 개헌 논의가 "주권자의 높아진 요구를 반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하며, 입법·행정·사법

정치

더보기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 민주당 익산시장 후보 확정 (익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장 후보로 최정호 후보가 최종 확정됐다. 경선을 마무리한 그는 "익산의 정체를 끝내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라는 시민의 명령을 받았다"며 본선 압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최정호 후보가 조용식 후보를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최 후보는 22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선 결과는 위대한 시민과 당원의 승리"라며 "정체된 익산의 판을 바꾸고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선에서 경쟁한 조용식 후보와 심보균 후보에게 감사를 전하며 "두 후보의 정책과 인적 자산을 하나로 모아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병관 전 부지사의 정책 역량까지 결집해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 갈등을 넘어선 '필승 원팀'으로 본선에 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중앙과의 연결력'과 '행정 전문성'을 내세웠다.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정책 설계와 대형 예산 확보 능력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와 국회를 잇는 네트워크를 통해 익산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