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남은 생은 햇빛 들어오는 창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요."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반지하 주택에 거주 중인 88세 최모 할머니의 이 간절한 한마디가, 지역 정치인의 발 빠른 실천으로 이어졌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기찬 시의원(금천2)은 지난 6월 24일 지역 내 현장 민원 점검 중 열악한 반지하 민간임대주택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최 할머니를 만나고, 즉시 서울시 주거상향지원사업 신청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고령·장애·차상위계층…'반지하'에 갇힌 삶
최 할머니는 고령의 1인 차상위계층으로, 장애 4급에 국가유공자 신분을 지녔지만 4년째 지하층 주택에서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근로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녀와 기초생활 관련 지원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현실은, 고령자에겐 더욱 벅차고 위험한 환경이다.
최기찬 의원은 현장 면담 직후 서울시에 즉시 지원 검토를 요청했고, 이후 SH공사 중앙주거복지센터와 금천 주거상담소가 긴급 상담을 실시, 최 할머니가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지하에서 벗어나시길"…직접 신청 도와
7월 1일, 최 의원은 직접 최 할머니의 반지하 주택을 다시 찾았다. 이날 현장에는 서울시 주거안심팀장, SH공사 중앙주거복지센터장, 주거상담소장 등이 함께해 주거상향지원사업 신청 절차를 안내하고, 향후 주거 이전과 정착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SH공사 측은 향후 전세임대주택 등 이주 주택 물색, 임대 계약 지원, 이사 및 초기 정착 서비스까지도 통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하에서 햇빛 속으로"…현장의 목소리에서 정책 실현으로
최기찬 의원은 "현장에서 들은 최 할머니의 간절한 바람에 가슴이 먹먹했다"며 "88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하에서 살아가는 삶을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국가유공자로서의 예우 또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이번 사례는 서울시 주거상향지원 체계가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선례"라며 "앞으로도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천구에 여전히 6,300여 호의 반지하
한편 최기찬 의원은 서울시의회 제331회 정례회에서도 반지하 주택 관련 정책 실적 부진을 지적하며 서울시의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금천구 내 반지하 주택은 6,304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