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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복 80주년, 사대의 그림자를 넘어

미완의 친일 청산과 주체적 독립의 길

광복 80주년,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미완의 해방' 속에 머물러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가난과 무명 속에 잊히고, 친일파의 후예는 권력과 부를 세습하며 국가의 주류가 되었다. 일제 잔재는 청산되지 못했고, 사대주의적 사고는 정치와 사회 곳곳에서 반복된다. 해방 80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는 과연 진정으로 자유로운가.[편집자주]


(세종=미래일보) 박인숙 기자 = "우리는 어차피 싸우다 죽게 되겠지요. 그러나 좋습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자유민으로 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의병장이 영국 기자 메켄지에게 남긴 말이다. 교과서에도 실려 있고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에서도 재현된 이 말은, 우리 민족이 어떤 정신으로 국난을 맞이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다. 곳곳에서 기념식과 행사가 열렸고, 서대문형무소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고국을 찾아 눈물을 흘렸다. 광복의 감격은 세대를 넘어 공유되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남겨진 물음표는 여전히 크다.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해방되었는가.

십만 양병설의 좌절과 임진왜란의 교훈

조선 중기, 율곡 이이는 십만 양병설을 주장했다. 일본의 침략 의도를 간파한 그는 군사력 강화 없이는 국가 존망이 위태롭다고 보았다. 그러나 조정은 사대주의와 당쟁에 매몰되어 이를 외면했다. "명나라가 지켜주겠지"라는 안일한 믿음은 결국 임진왜란이라는 참혹한 전란으로 이어졌다.

나라를 버리고 도주한 선조와 달리, 백성은 의병이 되어 싸웠다. 농민, 유생, 승려, 부녀자까지 총을 들고 국난을 막아냈다. 국가가 무력했던 자리를 민중이 채운 것이다. 이 자주의식은 훗날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홍범도 장군과 김좌진 장군의 무장 독립투쟁도 의병정신의 계승이었다. 역사는 명확히 말한다. 나라를 구한 것은 외세가 아니라, 스스로 나선 민중이었다는 사실을.


해방의 빛과 친일 청산의 좌절

1945년 해방은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세상을 약속하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친일 청산의 좌절이 뒤따랐다. 독립운동가들이 염원한 반민특위는 친일 경찰의 습격으로 해체되었고, 해방 후 권력 구조는 친일 세력의 손에 넘어갔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가난 속에 잊혔지만, 친일파의 후손은 재산과 권력을 대물림했다.

"나는 해방된 조국에 들어가지 않겠다"던 김구의 말은 이 비극을 압축한다. 광복은 정치적 독립을 의미했으나, 정신적 독립은 끝내 완성되지 못했다.

오늘의 사대주의와 극우의 퇴행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과연 해방 이후의 길과 얼마나 달라졌는가.

오늘날 일부 극우 세력은 태극기를 들고 거리를 메운다. 그러나 그들의 태극기는 독립의 상징이 아니라, 종속과 배타의 깃발이 되어버렸다.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하거나, 독립운동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언행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역사 부정이다.

"강대국에 기대야 안전하다"는 사고는 16세기의 선조가 보여준 무책임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외세에 의존하며 스스로의 주권을 포기하는 태도는 언제나 국난을 불러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정치세력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종속되려 하고, 언론은 사대의 습성을 반복적으로 재생산한다.

우리는 더 이상 주변국이 아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약소국이 아니다. K-문화는 세계를 흔들고, 반도체와 인공지능은 글로벌 산업을 선도한다. 민주주의 성숙도 또한 아시아에서 독보적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는 작은 나라라 강대국에 붙어야 한다"는 말이 버젓이 나온다. 그것은 현실 인식이 아니라, 의존에 길든 사대주의적 태도일 뿐이다.

진정한 외교란 주권국으로서 대등한 협력이다. 존중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나라만이 얻을 수 있다. 사대주의적 발상에 머문다면, 한국은 결코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없다.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쟁취한 자주는, 외세의 보호 속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데 있었다.


광복 100주년을 향한 우리의 과제

광복 80주년의 의미는 단순한 기념식에 있지 않다. 그것은 미완의 해방을 완성하라는 역사적 요청이다. 친일 잔재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사대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해방의 문턱에 머물 뿐이다.

무궁화는 오늘도 피어난다. 꺾여도 다시 피는 그 꽃처럼, 우리 또한 역사의 고난 속에서도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무궁화의 꽃말이 "영원"이라 해서 우리의 자유와 독립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지켜내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다.

광복 100주년을 맞을 다음 세대에게 우리는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 독립군의 피가 지켜낸 나라를, 다시 사대의 그림자 아래 놓을 수는 없다. 광복의 빛은 기념식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주권국가로 당당히 서는 모습에서 완성된다.

광복 80주년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친일 청산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지탱할 역사적 과제다. 우리는 더 이상 주변국이 아니다. 이제는 당당히 세계의 중심에서, 스스로의 길을 걸어야 한다.

ebbnyac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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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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