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한 명쯤의 '파수꾼' 세우고 살아간다. 부모일 수도 있고, 스승이나 사회적 지도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파수꾼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는 혼란과 절망 앞에 선다. 세계적인 작가 하퍼 리의 소설 <파수꾼>은 바로 그 순간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정의의 상징이었던 아버지의 몰락 앞에서 한 인간이 자신의 양심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성숙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세계 문학계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앵무새 죽이기>로 전 세계인의 추앙을 받았던 하퍼 리(Harper Lee, 1926~2016)의 '잃어버린 초고', <파수꾼>이 반세기 만에 세상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출간과 동시에 거대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우리가 정의의 화신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애티커스 핀치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노인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수꾼>은 단순한 '실망스러운 후속작'이 아니다. 오히려 이 소설은 『앵무새 죽이기』가 남긴 순수한 도덕주의의 균열을 메우며, 한 개인이 어떻게 시대의 광기 속에서 자신의 양심을 독립시키는가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현대 표준 피아노의 건반은 총 88개다. 52개의 흰 건반과 36개의 검은 건반으로 구성된 이 악기는 오늘날 클래식과 재즈, 영화음악과 대중음악까지 아우르며 인간 감성의 가장 정교한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88개의 건반이 오늘처럼 당연한 기준이 되기까지는 약 300년에 걸친 기술 혁신과 예술적 갈망의 시간이 존재했다. 피아노의 역사는 단순한 악기 발전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사의 기록이다. 피아노 이전 건반 악기의 중심에는 하프시코드(쳄발로)가 있었다. 건반을 누르면 장치가 줄을 '뜯는' 방식이었던 하프시코드는 화려하고 선명한 음색을 지녔지만 결정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연주자가 건반을 세게 누르든 약하게 누르든 음량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즉, 인간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표현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1700년경, 이탈리아 피렌체의 악기 제작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는 음악사의 흐름을 바꾸는 혁신을 만들어낸다. 그는 줄을 뜯는 대신 '해머로 때리는' 새로운 구조를 고안했다. 이것이 바로 피아노의 시초인 '그라비쳄발로 콜 피아노 에
거리의 테이크아웃 컵에서 시작된 사유가 인간의 사상과 사회의 타락으로 확장된다. 최창일 시인은 커피 한 잔조차 정치와 상업의 계산 속에서 소비되고 버려지는 오늘의 현실을 통해, 물질적 쓰레기를 넘어선 '정신적 공해'의 위험성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디오게네스에서 칸트, 키르케고르와 플라톤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의 사유를 빌려 인간의 책임과 자기 성찰의 필요성을 강하게 묻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구수한 커피가 어느 날 '탱크'로 둔갑해 거리의 쓰레기가 되어 휘젓고 다니고 있다.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자동차 바퀴에 치이며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이것들을 우리는 '쓰레기'라고 부른다. 그러나 쓰레기는 단순히 보기 싫은 시각적 불편함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공기를 더럽히고 토양을 오염시키며, 끝내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명백한 '공해(公害)'다. 물질 세계의 쓰레기가 환경을 파괴한다면, 정신적·사회적 세계의 쓰레기는 공동체의 근간을 흔든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대낮에 등불을 들고 아테네 거리를 헤매며 "사람을 찾고 있다"고 외쳤다. 수많은 인간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음에도 그가 정작 '인간다운 인간'을 찾지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억압의 시대마다 사람들은 끝내 '자유'라는 이름을 써 내려갔다. 시는 선언이 아니라 가장 조용하고 치열한 저항이었다. 1942년, 나치 점령 하의 파리. 인쇄소도, 출판사도, 말 한마디도 검열의 그물 아래 놓인 시절이었다. 폴 엘뤼아르(Paul Éluard, 1895~1952)는 그 어둠 속에서 단 하나의 낱말을 향해 시를 썼다. "자유". 그 시는 처음엔 지하에서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고, 이윽고 영국 RAF 비행기가 프랑스 상공을 날며 전단지로 뿌렸다. 점령된 땅에 씨앗처럼 흩뿌려진 시. 그것이 엘뤼아르의 '자유'였다. 시는 단순하다. 반복의 형식이다. 스물한 개의 연(聯)이 똑같은 구조로 이어진다. "내 학교 공책 위에 내 책상과 나무들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무엇 위에 그 이름을 쓰는가. 어린 시절의 기억 위에, 폐허 위에, 부재(不在)의 침묵 위에, 그리고 마침내 "내 삶을 되찾아" 온 한 낱말-자유-위에. 엘뤼아르는 연인에게 바치는 시처럼 그것을 썼다. 자유란 사랑받아야 할 이름, 불러야 비로소 존재하는 이름이라는 듯이. 그로부터 삼십팔 년 후, 지구 반대편의 봄날에 또 다른 이름들이 적혔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본지 편집국장) = 스승의 날을 맞아 교권 추락과 교육 불신이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한 시대 참교육자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숙례(李淑禮) 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원장의 10주기 추모문집 <사랑과 그리움, 파랑새의 추억>(도서출판 가온)은 오늘날 사라져가는 '참스승'의 의미를 조용히 일깨운다. 씨 뿌리는 마음으로 평생 아동교육에 헌신했던 그의 삶은, 무너진 교단 앞에서 우리 사회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되묻게 한다. 오월이면 사람들은 카네이션을 떠올린다. 그러나 오늘날 '스승의 날'은 축하와 감사의 의미보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깊이 스승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되묻게 만드는 날이 되어가고 있다. 교권은 무너지고, 교사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민원과 고소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교실은 배움의 공간이라기보다 갈등과 불신이 교차하는 현장이 되었고, 교사는 학생을 올바르게 지도하기보다 혹여 문제에 휘말릴까 두려워 눈치를 보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한때 교단은 아이들의 영혼을 키우는 자리였다. 교사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비춰주는 등불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교육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한 편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해석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다.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은 읽는 순간 이미 독자의 감정을 붙든다. 이 시는 사랑의 시이면서 동시에 병상일기이고, 상실의 기록이며, 존재를 붙드는 기도의 언어다. 사람들은 이 시를 눈물의 시, 간호의 시, 순애보의 시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도 읽을 필요가 있다. 바로 '명사'가 아니라 '동사'의 시로 읽는 것이다. 명사는 대상을 고정하지만, 동사는 살아 움직인다. 명사가 존재를 말한다면, 동사는 삶을 말한다. '접시꽃 당신'의 핵심은 ‘아내’라는 존재 자체보다 그 존재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화자의 몸과 마음에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시는 동사로 증언한다. 기다리고, 닦아주고, 바라보고, 견디고, 부르고, 울고, 살아내는 동사들. 그 동사들이 모여 한 인간의 영혼을 흔드는 깊은 서정을 만든다. 도종환의 시 세계는 본래 정적인 풍경보다 움직이는 감정에 가깝다. 그의 언어는 언제나 누군가를 향해 흐른다. 특히 '접시꽃 당신'에서는 병든 아내를 둘러싼 일상의 움직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요즘 한 젊은 검사의 이름이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정재인 검사. 2020년 변호사시험 합격 후 검찰에 입문한 6년 차 검사다. 그녀가 최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내놓은 "징역 20년" 구형 논고는 단순한 법정 발언을 넘어섰다. 35년 선배 법조인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사실과 원칙으로 맞선 그의 모습은, 오랜만에 '검찰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것은 보수의 본질이며, 동시에 정의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기대감을 잃어버린 검찰 조직 안에서 그는 마치 메마른 숲에 떨어진 작은 이슬 한 방울처럼, 희미하지만 분명한 법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란 무엇인가. 흔히 정치적 우파의 이름으로 소비되지만, 그 본질은 법과 질서, 공동체 가치의 수호에 있다. 정재인 검사는 바로 그 본질을 몸으로 드러냈다. 지난 4월 27일 서울중앙지법. 박성재 전 장관은 2024년 비상계엄 선포 당시 법무부 간부회의 소집 등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검사는 박 전 장관의 취임사와 검사 선서를 인용하며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물었다. "5월 1일 신임 검사 임관식을
전 세계 뮤지션들이 한국 무대를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만 명의 관객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완성하는 '떼창'은 단순한 호응을 넘어 하나의 집단적 예술로 자리 잡았다. 전통 공동체 문화와 현대 팬덤이 결합해 탄생한 이 독특한 공연 방식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 언어로 세계를 향해 확장되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떼창'은 이제 단순한 신조어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고유명사가 되었다. 전 세계 뮤지션들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이유 중 하나, 바로 이 독특한 공연 풍경 때문이다. 수만 명의 관객이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 이는 단순한 호응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합창이자 집단적 공명이다. 서구 공연 문화의 기준에서 보면 이 광경은 낯설다. 정숙을 미덕으로 삼는 클래식 공연장이나, 즉흥적 반응을 즐기는 재즈 무대와 달리, 한국의 '떼창'은 관객이 공연의 일부를 넘어 '공연 그 자체'가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현상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상징적인 장면이 있다. Eminem은 2012년 내한 공연에서 한국 관객들의 폭발적인 떼창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평소 감정 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외교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 목소리는 또 다른 의미를 드러낸다. 그것은 외교적 수사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보편적 인권을 향한 ‘시적 언어’의 발화였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는 언제나 청정(淸淨)을 지향한다. 꾸밈없는 언어로 인간의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고, 권력이 외면한 자리에서 목소리를 낸다. 시인은 아름다움을 노래하되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다. 그것이 시의 윤리이며, 시가 수천 년을 살아남은 이유다. 2026년 4월,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인권 침해 영상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와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즉각 외교적 파문이 일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강하게 반발했고, 국내 야권은 ‘SNS 외교 참사’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나 시인의 눈으로 이 발언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보인다. 알자지라(Al Jazeera)는 해당 영상을 자체 검증한 뒤, 2024년 9월 요르단강 서안 카바티아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남성의 시신을 옥상에서 밀어 떨어뜨린 실제 사건임을 확인했다. 이를 두고 알자지라는 "문서화된 학대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한 사극이 세계를 건너고 있다. 조선의 왕과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영국과 프랑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흥행 수치와 평단의 반응을 넘어, 이 영화는 지금 '한국적 서사'가 어떻게 ‘보편의 언어’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왕과 사는 남자>가 세계를 유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해외 개봉 소식이 아니라, 한국 서사의 새로운 확장에 대한 징후다.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관객 지수 96%를 기록하며, 북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범죄도시4>, <서울의 봄>, <극한직업>의 북미 성적을 넘어서는 흐름은 이 영화가 지닌 힘을 방증한다. 유럽의 시선은 냉정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 작품을 "15세기 폐위된 군주의 피신을 다룬 생동감 있는 한국 사극"이라 평가하며, 배우 유해진의 연기가 서사를 지탱하는 중심축이라고 짚었다. 동시에 우화적 서사의 균열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아시아의 평단은 훨씬 깊은 공감의 층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한국 현대 시비의 효시는 김소월(金素月)이다. 1968년 한국일보사 주관으로 서울 남산에 소월의 시비가 건립됐다. 일명 소월길이다. '진달래꽃'을 새긴 그 돌은 한국에서 최초로 공공장소에 세워진 근대 시인의 시비로 기록된다. 시비(詩碑)가 처음 세워진 장소가 남산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도성의 안산(案山)이자 서울의 상징인 그 산은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정서가 모이는 곳이었다. 그 자리에 소월의 '진달래꽃'이 새겨졌다는 것은, 당대 사람들이 이미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가 무엇인가'를 직감하고 있었음을 뜻한다. '진달래꽃'은 1922년 <개벽>에 발표된 이후 백 년이 넘도록 한국인의 마음속에서 살아 있는 시다. 7·5조 민요조 리듬과 이별의 정한을 억누르면서도 꽃을 뿌리는 역설의 미학은 어느 시대에도 낡지 않았다. 시비는 문단이 아니라 국민이 먼저 알아본 시의 자리에 세워진 셈이다. 집계 가능한 범위에서 단일 작품으로 가장 많은 시비를 거느린 시인은 윤동주(尹東柱)다. 그의 '서시'는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1968년 건립)를 비롯해 원주 미래캠퍼스, 일본 도시샤대학 이마데가와 캠퍼스, 우지 강변 등에 각각 독립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경제위기의 그림자는 언제나 약한 곳부터 덮친다.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식어갈수록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기업의 재무제표가 아니라 서민들의 식탁이고, 가계부이며, 결국 한 사람의 삶이다. 빚은 숫자로 기록되지만, 파산은 삶으로 기록된다. 이러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무너지는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한 사람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서민금융의 제도와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무형 전문가, 조성목 원장이 다시 ‘서민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단법인 서민금융연구원은 4월 5일, 연구원을 설립하며 초대 원장을 맡았던 조성목 전 원장이 제4대 원장으로 공식 취임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설립 1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복귀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위기의 서민금융 현장을 다시 점검하고 방향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절박한 요구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 "통계가 아니라 사람을 보겠다" 조성목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는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연구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그의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정책을 만드는 자리에도 있었고, 금융 범죄를
한국 문학계에는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유난히 많다. 특히 시인의 이름을 내건 문학상은 하나의 단체가 아닌 여러 단체가 각각 제정하고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윤동주, 김소월, 정지용 등의 사례에서 보듯, 한 작가의 이름 아래 여러 문학상이 공존하는 이른바 '복수 주최 문학상' 구조는 한국 문학계의 독특한 생태계를 보여준다. 이는 작가의 문학적 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문학상의 권위와 공정성 문제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한국 문학계에서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상은 단순한 시상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한 작가의 이름으로 여러 단체가 각각 문학상을 제정하고 운영하는 이른바 ‘복수 주최 문학상’ 현상은 그 작가의 문화적 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문학계의 다층적 생태계를 드러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윤동주 시인이다. 한국문인협회가 제정한 윤동주문학상은 오랜 전통과 권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윤동주기념사업회, 대학, 문학 단체 등 여러 기관이 각기 다른 성격의 윤동주 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상이 있는가 하면, 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문학상, 문예지와 문학 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상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본지 편집국장 = 20세기 이후 현대 민주주의 이론을 정립한 독일의 대표적 철학자 Jürgen Habermas(위르겐 하버마스)가 14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스타른베르크에서 별세했다. 향년 96세. 한 세기를 관통하며 민주주의의 철학적 기초를 탐구해 온 거장의 퇴장은 단순한 학자의 부고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오늘날 민주주의가 직면한 근본적 질문을 다시 우리 앞에 던진다. 우리는 지금 서로 대화하고 있는가. 하버마스는 20세기 이후 현대 민주주의 이론을 정립한 대표적 사상가다. 철학과 사회학, 정치학을 넘나들며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했다. 그의 대표 저서 The Structural Transformation of the Public Sphere(<공론장의 구조변동>)과 The Theory of Communicative Action(<의사소통 행위 이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토론과 의사소통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철학적으로 정립한 기념비적 저작으로 평가된다. 그가 제시한 핵심 개념은 바로 '공론장(公共論場, Public Sphere)'이다. 공론장이란 시민들이 공적인 문제를
미당의 시정신을 계승해 온 문학 단체 미당시맥회가 제12대 회장으로 이혜선 시인을 선임했다. 오랜 창작 활동과 국내외 문학 교류를 통해 시적 지평을 확장해 온 그는, 전통의 계승과 새로운 시의 모색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짊어지게 됐다.[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미당시맥회 운영위원회는 제12대 회장에 이혜선 시인을 선임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신임 회장은 1981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꾸준한 창작 활동과 문단 활동을 병행해 온 중견 시인이다. 그는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과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위원을 역임했으며,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등을 지내며 문학과 제도권을 잇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한 인도 펀잡 지역에 본부를 둔 국제윤리학회에서 저명학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둔촌 이집문학상'과 'Literary Asia' 그랑프리 문학훈장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작품성과 위상을 인정받았다. 시집 <새소리 택배>, <흘린 술이 반이다>, <시간의 독법> 등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온 그의 시는 한국을 넘어 이탈리아, 독일, 이집트, 그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