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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창문을 넘어온 추억'

영화 '라스트 레시피'의 명대사..."맛이라는 건 역사와 추억으로 기억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가을 전어에 깻잎 생각납니다." 영국으로 떠난 후배 시인의 편지다. 텃밭의 깻잎을 갓 따왔다. 전어회를 된장에 싸 먹었다. 입안은 한동안 알싸함이 남아 있다. 깻잎의 향기가 어떻게 진동을 하는지 영국까지 따라왔다 한다.

신안 부두, 정자 식당에서 마셨던 토속 막걸리도 생각이 나서 날마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떠나는 꿈을 꾼다 한다.

"선배님! 48장의 추억이 생각나세요." 시(詩) 도반은 무슨 말인가 편지를 들여다본다. 화투 이야기다. 화투는 꽃 싸움이다. 매화, 난초, 솔, 벚꽃, 모란, 국화, 오동 따위의 열두 가지 그림이 각 네 장씩 나온다.

"땡잡았다"는 말은 화투의 노름판에서 상당히 높은 끗수에 해당하며 상대방을 크게 이긴다는 데서 생겨난 말이라 한다.

시 도반은 화투가 48장이라는 것을 한 번도 기억 속에 담아 둔 적 없다. 그저 화투려니 하고 대했다. 영국의 김 시인은 화투의 역사까지를 기억한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전래 되었다는 설이 있다. 대략 조선 후기쯤, 1902년 황성신문에 실린 잡학 광고에 화투가 나왔다고 한다. 어림 120년의 역사를 가졌다.

'라스트 레시피(Last Recipe: Memory of Giraffe's Tongue)'의 영화는 제목부터 땅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음식의 마지막 레시피는 무엇일까. 초반에 추억의 오므라이스를 먹는 장면이다. 그 맛에 노인은 감격하고 만다.

시 도반은 문득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났다. 가시기 전 라스트 레시피를 해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다.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날 며느리와 시장에 가서 평소보다 많은 시장바구니를 채웠다. 다양한 음식을 만들었다. 가족들과 즐거운 저녁 식탁을 했다. 그리고 늦은 밤에 세상 소풍을 끝내셨다. 제수씨는 이상하다 한다. 돌아가시기 전 왜 그렇게 음식을 했는지 궁금하다 한다. 마치 영화의 '라스트 레시피'의 주인공처럼이었다.

'라스트 레시피'의 영화의 명대사다. "맛이라는 건 역사와 추억으로 기억된다. 음식 속에는 음식이 단단하게 가지고 있는 시간과 시간이 지니는 역사와 그 역사를 이루는 개개인의 추억이 내밀하게 쌓여 있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 1-88, 1-89에 가면 '딜큐샤(Dilkusha)' 건물이 있다. 사직터널 근처다.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가 살던 집이다. 연합통신(AP) 기자이며 사업가인 앨버트는 아내 메리 테일러를 위해 지은 집이다. 테일러는 배우이자 작가다.

<호박 목걸이>라는 저서도 있다. 호박 목걸이는 테일러와 메리 테일러가 결혼식 날 나눠 가진 사랑의 증표다. 조선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테일러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의미도 재미있다. 집은 1926년 화재로 전소되었으나 1930년 중건된 집을 2020년 복원하였다.

서울에 가면 제일 먼저 행촌동의 '딜큐샤'를 가보고 싶다고 김 시인은 편지에 쓰고 있다. '딜큐샤'는 인도어다. 기쁜 마음, 이상향이라는 뜻이다. 파란 눈으로 위태로움을 무릅쓰고 '3.1 독립선언문'을 갓 태어난 아들 브루스 밑에 감춰두었다가 그것을 전 세계에 알렸다.

1941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을 당한다. 그는 유언에 죽음 후 한국에 묻히고 싶다 했다. 유언대로 서울 양화진 묘지에 묻혔다. 2017년에는 '딜큐샤의 추억' 책이 김세미, 이미진 작가에 의해 나왔다.

전장석 시인은 '서울, 딜큐사' 시집을 펴내기도 했다. 방송사에서 딜큐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수차에 내보기도 했다. 지금도 어느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예술 속에는 사람들의 추억에 관련된 소재 영화가 가장 많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추억의 기록이 된다. 추억이 없는 사랑은 없다. 그래서 그리움은 추억이다. 그 시간, 마음 촉감, 소리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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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의 송승환 감독, 한국형 에든버러 축제 만든다
(서울=미래일보) 오나연 기자 = 한류 세계화의 시초인 '난타'의 제작자이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자인 송승환 감독이 K-콘텐츠의 비상을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오는 9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는 '2024 파주페어-북앤컬처'가 바로 그것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송승환 감독은 평창에 이어 다시 한 번 '총감독'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총괄한다. 세계 유일의 북시티와 세계적 연출가가 함께 기획한 이번 파주페어는 한국의 다양한 창작 콘텐츠를 해외시장에 소개하고 수출하는 글로벌 마켓이며, 책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갈라쇼, 연극, 버스킹, 프린지 쇼케이스, 아트마켓 등 풍성한 볼거리들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송승환 총감독이 각별히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이번 행사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프린지 페스티벌'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세계 최고의 공연예술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벤치마킹했다. 1947년 클래식과 오페라 같은 '고급' 공연 중심이었던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초청받지 못한 8개의 공연단체가 행사장 언저리(fringe)에서 소규모 공연을 벌였던 것이 프린지 페스티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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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민통합발전위·재경익산향우회, 고향 방문 행사 진행 (익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익산시민통합발전위원회(공동 이사장 박종완·이재호)와 재경익산시향우회(회장 이강욱)가 22일 고향 익산 방문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이종신 재경 익산향우회 사무총장의 안내로 서울을 출발한 이강욱 회장 등 향우회원은 오전에 금마 서동공원과 금마저수지 일대 투어를 진행했다. 점심식사 이후에는 익산시 망성면에 위치한 (주)하림 본사를 견학하고 익산문화원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익산시민통합발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사)익산의병기념사업회와 (사)국민주권실천운동연합, (사)익산새노인운동본부,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 (사)익산시재향군인회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후에는 익산문화원 주관으로 축하 공연 및 만찬이 진행됐다. 박종완·이재호 공동 이사장은 "언제나 변함없는 이강욱 재경익산시향우회장님의 고향 사랑과 관심, 향우회원들의 고향 방문에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 주신 익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각계각층의 익산시민과 출향민들의 뜻을 모아 지역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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