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신' 자리에서 한 편의 시가 피어났다. 최대남 시인의 시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 고통을 극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상처를 존재가 도달하는 하나의 형식으로 받아들이며,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단절의 감각을 '꽃'이라는 상징으로 응축한다. 피고 지는 운명조차 생의 완성으로 끌어안는 이 시는, 고통을 견뎌낸 서정이 아니라 고통을 통과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 [편집자주] 상처 - 최대남 시인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시고 고개를 들었더니 내게 꽃이래요 내가 마신 흔들림은 바람의 상처 아물지않는 통증 이었대요 그의 고통까지도 한없이 달았어요 그를 사랑하긴 했었나 봐요 상처가 꽃이 된다는 것을 그렇게 피었다 시드는 것만으로 생을 다 살아내는 꽃이 되는 길을 그가 돌아서며 일러주었어요 홀로 우는 기다림은 사랑이 아니어서 꽃도 풀잎도 되지 못하는 거래요 우리가 함께 닿지 못하는 이유도 새벽 꿈길에서 일러주었어요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기에 애써 외면하는 거라고 갈증으로 쓰러지던 날 불어 온 비바람을 달게 마셨어요 그리고 눈을 떴더니 나는 꽃이었어요 온 몸에서 노랗고 붉은 꽃잎이 하염없이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 드라마와 영화로 시작된 한류가 이제 음식 문화를 매개로 한 실질적인 공공외교 성과로 확장되고 있다.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원장 구본철)은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대표 요리 교육기관인 조리서비스학교와 서비스관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식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며, 현지 한식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한식 마스터클래스는 단순한 요리 시연을 넘어, 한류 콘텐츠와 연계된 ‘음식 외교’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한국문화원은 두 요리학교와 2024년 4월 한식 교육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2년째 각 학교 내에서 연간 70시간 이상의 한식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제도적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이번 수업은 'K-Street Food'를 핵심 주제로 삼아, 김밥과 떡볶이, 칼국수, 핫도그, 닭꼬치, 길거리 토스트 등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등장해 현지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메뉴들로 구성됐다. 이는 한식을 단순한 전통 음식이 아닌, 일상과 문화, 산업으로 연결되는 현대적 콘텐츠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문화원은 학생 대상 교육에 더해, 12월 16일에는 힐튼호텔과 힐튼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통일문인협회(이사장 이병석)는 오는 12월 19일(금) 오전 10시, 서울 혜화동 예술가의 집 2층 다목적홀에서 <문학과 통일> 제11호 출판기념식과 함께 제6회 통일문학상 및 제6회 신인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통일 문학의 현재를 점검하고, 문학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을 사유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문학과 통일> 제11호에는 분단의 현실을 넘어 화해와 연대, 공존의 가치를 모색하는 시와 산문, 평론 작품들이 수록돼 있으며, 통일문학의 외연을 확장하는 성과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6회 통일문학상은 시 부문에서 통일의 서정과 시대적 성찰을 꾸준히 시로 형상화해 온 김유조 시인에게 돌아갔다. 김 시인은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을 비롯해 코리안드림문학회 회장, 한국작가 여행인문학 주간 등을 역임하며 한국 문학의 국제 교류와 인문학적 확산에 기여해 왔다. 또한 경맥문학회, 서초문인협회, 미국소설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문학 단체 활동에서도 활발한 역할을 수행했다. 학술과 창작을 아우르는 성과로 학술원 우수도서상, 김태길수필문학상, 문학마을문학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수필문학 계간지 <리더스에세이>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12월 18일 오전 11시, 서울 충무로 문학의집·서울에서 송년행사와 함께 문학상 및 신인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리더스에세이> 겨울호(통권 39호) 발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로, 지난 10년간 수필문학의 저변 확대와 생활문학의 정착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 온 작가들과 문단 인사, 신진 필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성과를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생활 속 사유를 문학으로" 리더스에세이는 창간 이래 거창한 담론보다 일상의 체험과 성찰, 여행과 자연, 삶의 기억을 문학으로 길어 올리는 수필 정신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이번 10주년 행사는 그러한 편집 철학과 문학적 궤적을 되짚는 자리이기도 하다. 행사 1부는 전수림 편집주간(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임금희 <리더스에세이> 회장의 환영사가 이어지며, 권남희 <리더스에세이> 발행인(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과 김호운 소설가(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사단법인 한국문학예술인저작권협회 이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열수 시인의 첫 시집 <나도 빈집에 남은 낙타였다>가 도서출판 도화에서 출간됐다. 이 시집은 사랑하는 아내와의 부재 이후 남겨진 삶을 '회상'과 '그리움'이라는 정직한 언어로 기록하며, 상실을 견디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자세를 묻는 작품집이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시인의 기록은 단순한 애도의 진술에 머물지 않는다. 상실을 견디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자세를 묻는, 깊고도 낮은 목소리의 시학으로 확장된다. 총 3부, 101편의 시로 구성된 이 시집은 개인적 비극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겪는 삶과 죽음의 숙명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제목에 등장하는 '빈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랑을 잃은 뒤 비어버린 삶의 내부이자 남은 자가 홀로 감당해야 할 시간의 은유다. 시인은 그 빈집에 '남은 낙타'로 자신을 위치시키며, 떠나지 못한 존재의 고독과 끝내 삶을 건너가야 하는 숙명을 형상화한다. 1부에서는 아내의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의 일상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회상'과 '첫 휴가' 등에서 두 아들의 성장과 어머니의 부재는 시간의 무심함과 동시에 삶의 지속성을 드러낸다. 특히 뇌사 상태의 어머니에게 "좋은 꿈 꾸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크리스마스는 한 해의 끝에 다가오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인간의 영혼 깊은 곳을 비추는 하나의 거울과도 같다. 희미해진 도덕적 감수성, 상처 입은 인간관계, 절망과 회복의 단면들이 이날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 속에서 어둠과 빛이라는 두 세계를 오가며 형상화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문학을 읽는 일은 단순한 감상 이상의 작업이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우리 내부에 여전히 남아 있는 ‘회복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 '크리스마스 캐럴'은 크리스마스 문학의 원형이자, 가장 오래 사랑받는 성탄의 서사다. 스크루지는 인색함과 냉소가 몸에 밴 한 인물이다. 그는 타인의 고통에 냉담하고, 공동체의 행복을 '쓸모없는 감상주의' 정도로 치부한다. 성탄 전야, 그에게 찾아온 세 유령은 인간의 삶을 현실 너머의 차원에서 조명한다. 과거의 유령은 잊힌 기억들을 통해 그에게 인간적 상처의 기원을 보여준다. 현재의 유령은 그가 외면한 공동체의 따뜻함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유령은 죽음 앞에서 무력한 한 인간의 절경(絶境)을 비춘다. 크리스마스의 밤, 스크루지는 단지 착해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주=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북 지역 6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제4회 전북 시니어 중국문화 장기자랑 대회'가 13일 우석대학교 공자아카데미 2층 화학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전북 지역 시니어들의 문화 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한중 교류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꾸징치(顧景奇) 주광주중국총영사를 비롯하여 박석재 우석대학교 공자아카데미 원장, 참가자와 가족, 관계자 등 다수가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무대에는 중국 노래, 중국 시 낭송, 서예 퍼포먼스, 변검술, 중국 전통춤 등 다양한 종목이 이어졌으며, 참가자들은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쌓아온 중국어 실력과 중국문화에 대한 애정을 자신감 있게 선보였다. 각 공연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따뜻한 박수와 격려가 이어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평균 연령 76세로 구성된 춤 팀이 금상을 수상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팀은 나이를 잊게 하는 유연한 동작과 생동감 넘치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며 ‘배움과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전 행사를 후원한 주춘매(朱春梅) 전북중국인협회 회장은 "이번 대회는 시니어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경기도 대표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해 온 ‘난파합창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Messiah)> 전곡 연주라는 대장정에 나선다. 오는 12월 16일(화) 오후 7시 30분,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는 반세기를 넘어 온 합창단의 예술적 정체성과 성장을 고스란히 담아낸 기념비적 공연으로 평가된다. 경기지역 합창문화의 기둥, 60년의 음악 정신을 잇다 난파합창단은 1965년 수원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창단된 경기도 최초의 민간 합창단으로, 난파 홍영후 선생의 음악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 데서 출발했다. 그동안 정기연주회와 '찾아가는 음악회', '홍난파가곡제'를 비롯해 KBS교향악단과의 협연 등 탄탄한 활동을 이어오며 지역 문화예술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17년 양승열 지휘자가 부임한 이후, 합창단은 한국 가곡뿐 아니라 포레 <레퀴엠>,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구도자의 저녁기도> 등 클래식 합창의 정통 레퍼토리를 넓히며 음악적 완성도를 한층 공고히 했다. 이러한 꾸준한 예술적 축적은 '60년의 난파합창단'이라는 무게감을 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현옥 시인의 '한낮 야시비'는 맑은 날 잠시 스쳐 내리는 여우비를 부산 사투리 '야시비'로 불러오며, 가을 한낮에만 깃드는 빛의 결과 감정의 숨결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한낮 야시비 - 김현옥 시인 야시비가 내리면 여우처럼 꼬리를 내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거리의 파란 테라스를 찾겠어 모든 슬픔의 기원은 블루 동백섬에 앉아 해운대 바다를 보며 부르는 노래 바다의 블루스 야시비 춤춘다 날아오르는 클림트 키스처럼 날개를 달고 내리는 금색비 잠자리 한 쌍의 날개 위로 내려앉는 투명한 사랑의 야시비 짙은 블루는 커튼을 젖힌다 누구의 것도 아닌 가을 한낮에 꿈꾸듯 야시비 내린다 그대 눈썹 아래로 *야시비 :여우비(맑은 날 잠깐 내리는 비)를 이르는 사투리 표현 이 시에서 야시비는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슬픔과 위로가 동시에 내려앉는 금빛의 순간이다. 푸른 바다의 깊은 정서 위로 금색의 비가 겹겹이 스며들며, 사람의 마음속에 조용히 다가오는 한낮의 정서를 시인은 투명한 언어로 드러내고 있다. 시인은 "모든 슬픔의 기원은 블루"라고 말하며 해운대 바다를 불러온다. 슬픔의 색인 '블루'가 바다의 깊이와 맞닿으며, 우울의 정조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국내 대표 시단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제갈정웅)가 오는 12월 17일(수)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다리소극장에서 '2025 세미나·시상식·출판기념회'를 연다. 한국 현대시의 역사적 궤적을 되돌아보고, 신진 창작자들과 청년·청소년 문학도들에게 새로운 문학적 동력을 제공하는 자리다. 협회는 "한국 현대시가 축적해온 시간의 지층과, 새로운 세대가 열어가는 미래의 장이 만나는 '문학적 경유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윤숙·김종문 시인 연구'로 문 여는 제1부 세미나 행사는 제1부 세미나로 문을 연다. 올해 세미나는 '한국현대시인협회 역사와 시인 2'를 대주제로, 한국 현대시의 뿌리와 계승을 다시 짚는 자리가 된다. 첫 발표자인 김경식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사무총장은 한국 근대 여성 지식인의 상징적 존재인 모윤숙(1908~1990) 시인을 다룬다. 모윤숙의 시세계는 1930년대 근대 문학의 격변기 속에서 여성 주체성·국제적 감각·민족적 정념이라는 세 축으로 형성되었다. 초기 시에서는 근대적 고독과 자의식, 개인적 감정의 섬세한 결이 돋보였고, 이후에는 자유주의적 시각과 국제적 이슈를 작품 속에 투영하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세력이 정치인과 시민을 상대로 고문·약물 투입·강압 조사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했다는 정황이 11일 공개됐다. 박선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부평을)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이 작성한 '협상과 설득을 통한 주요 정보 입수 방법' 문건을 제시하며 "단순한 구상표가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준비 문건"이라고 밝혔다. 프로포폴·케타민·벤조디아제핀 등 '약물 통한 자백 유도' 검토 문건에 따르면 내란세력은 자백유도제(진정·수면제·향정신성 약물)를 단계별로 투입하는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사용 약물에는 ▲ 프로포폴(진정·수면제 계열) ▲ 케타민, 펜토탈 나트륨(마취·진통제 계열) ▲ 벤조디아제핀(향정신성 약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박 의원은 "이 약물들은 불안을 낮춰 저항을 약화시키고 기억을 혼란시켜 진술을 통제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약물을 악용하겠다는 계획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흔적 최소화" 지향한 물고문·모의처형 등 신체적 고문 문건은 의도적으로 외부 상처를 최소화하면서도 극도의 공포와 신체적 고통을 주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인터넷정보학회는 국방부 후원을 받아 11일(목) '국방분야 재해복구체계(DR, Disaster Recovery) 구축 및 ICT 인프라 효율성 제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센터 화재를 계기로 국가 및 국방 정보 인프라의 복원력(Resilience)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마련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부승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시 병)은 축사를 통해 "지금 같은 초연결시대에 국방 데이터센터가 단 1초라도 중단된다면, 국가안보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 1초의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국방 데이터센터의 복원력 확보가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시스코코리아 최지희 사장은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AI 기반의 장애 예측과 자율 복원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국방 분야 역시 단순 백업 중심의 재해복구체계를 넘어, ‘자율 복구형 재해복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KIDA 김성태 연구위원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본 국방데이터센터 진단과 현안’'△시스코 장회성 이사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