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는 언제나 시대의 가장 낮은 곳에서 숨을 고르며, 한 시대를 살다 간 개인의 언어이자, 그 시대를 건너온 집단의 기억이다. 삶의 균열과 개인의 고뇌, 그리고 그 너머의 희망을 언어로 길어 올리는 일, 그 오래된 질문을 다시 묻는 자리가 마련된다.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는 오는 2월 25일 오후 2시, 서울역사박물관 야나개 홀에서 2026 한국현대시인협회 세미나 <한국현대시의 역사와 시인 3>를 연다. 이번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가 개최하는 세미나 <한국현대시의 역사와 시인 3>은 바로 그 기억의 결을 다시 짚는 자리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축을 이룬 고(故) 정공채 시인과 고(故) 최은하 시인의 작품 세계를 통해, 시가 어떻게 현실과 실존, 그리고 초월의 문제를 끌어안아 왔는지를 성찰한다. 첫 발표는 양왕용 시인(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이 맡는다. <정공채 시인의 삶과 시에 나타난 현실 인식>을 통해, 정공채 시인이 겪어온 삶의 궤적과 그가 언어로 응답한 시대의 무게를 짚는다. 그의 시에 드러난 현실 인식은 단순한 시대 기록을 넘어, 시인이 세계와 맺는 윤리적
한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배우 안성기가 지난 1월 5일 우리 곁을 떠났다. 다섯 살에 스크린에 첫발을 디딘 이후 60여 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영화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스타에서 동료의 이름으로,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영화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건너왔다. 월간 <쿨투라> 2월호는 안성기의 연기 궤적을 따라가며, 한 배우의 삶이 어떻게 한국영화의 역사이자 문화유산이 되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월간 문화예술지 <쿨투라> 2월호가 지난 1월 5일 별세한 국민배우 고(故) 안성기를 특집으로 조명하며, 그의 연기 인생을 한국영화사의 유산으로 기록했다. 이번 호는 한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넘어, 한국 사회와 영화가 함께 건너온 시간의 궤적을 되짚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성기는 다섯 살에 연기 활동을 시작해 평생을 영화에 바친, 한국영화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존재다. 김두호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상임이사는 '5살 때 연기활동 시작, 일생을 영화에 바치고 떠난 안성기'를 통해 150여 편에 이르는 출연작과 함께, 그가 구현해 온 '한국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 문학이 아시아 국제 문학 무대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신경희 작가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5회 국제 문학 콩쿠르 'Literary Asia–2025'에서 산문(Prose) 부문 디플로마 최우수상(I등급)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작품의 문학적 성취뿐 아니라 문학 발전과 국제 창작 교류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콩쿠르는 국제 민간외교 및 문화교류 단체들이 참여하는 아시아권 대표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매년 아시아 각국의 시·소설·산문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조직위원회는 신경희 작가의 산문에 대해 "개인의 서사를 넘어 시대와 문화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언어를 통해 국가 간 정서적 교류를 확장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2025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렸으며, 디플로마에는 국제문학대회 조직위원장 바크트코자 루스테모프(Bakytkozha Rustemov)의 서명이 함께 담겼다. 이번 수상으로 신경희 작가는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한편, 아시아 문학 네트워크 속에서 한국 산문의 존재감을 분명히 각인시켰다는 평
박은선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삶의 가장 미세한 감각과 통증, 그리고 놓치면 사라질 듯한 순간들을 손끝의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거대한 선언 대신 사소한 진동에 귀 기울이며, 개인적 상흔과 일상의 숨결을 절제된 시어로 기록한 이번 시집은 박은선 시 세계의 한층 깊어진 내면을 보여준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은선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을 펴냈다. 월훈출판사에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삶의 가장 미세한 감각과 통증,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지속의 의지를 섬세한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이라는 표제는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태도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거대한 세계나 선언적 언어 대신, 놓치면 사라질 듯한 순간들, 손끝에 스쳐 머무는 감정의 떨림을 끝까지 붙잡으려는 시인의 시선이 이 시집의 중심에 놓여 있다. 표지에 담긴 눈을 감은 인물과 흐릿하게 번지는 꽃의 이미지는 그러한 내면의 집중과 미세한 감각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환기한다. 특히 표제시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은 이번 시집의 미학과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와 석탄 채굴로 이름을 알렸던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가 문화와 문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다. 한때 땅속에서 금과 검은 석탄을 캐내던 이 마을이 이제는 시와 언어, 기억을 캐내는 '금캐는 마을'로 변모하며 또 하나의 문화 발굴 시험에 나섰다. 봉성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금 채취장으로 활용되었고, 이후에는 검은 석탄을 채굴하던 광산촌으로 알려졌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땅을 파면 사금이 섞인 모래와 채굴의 기억이 함께 드러난다. 산업화 이후 급격한 쇠퇴를 겪었던 이 마을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대신, 기억을 문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봉성리문화창조마을 이장이자 시인, 그리고 무형문화유산 석공예 이수자 김유제 시인이 있다. 김유제 시인은 봉성리 마을 전체를 하나의 문학공원으로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인 300여 기의 문학비를 마을 곳곳에 세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비와 문학 조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는다. 김 시인은 "봉성리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노동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