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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쇠파이프도 없었다…가면쓰고 평화집회 열어

박대통령 ‘IS’-새누리 ‘복면금지’에 맞서, 등장한 다양한 가면들, '백남기 쾌유' 기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각목·쇠파이프도, 차벽· 물대포도 없었다. 다만 복면 시위를 IS에 비유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풍자로 등장한 '가면'의 물결이 집회현장을 뒤덮었다.

지난 5일 백남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등의 주도로 열린 '제2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경찰과 큰 충돌없이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 등 주최측 추산 5만여명(경찰 추산 1만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15분께 시작된 집회는 1부 민중총궐기와 2부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로 진행됐다. 


이날은 집회에서는 폭면 대신 가면이 등장했다. 복면 시위를 IS에 비유한 박근혜 대통령에 풍자로 맞서듯 2차 민중총궐기 집회는 가면의 바다를 이뤘다. 임옥상 화백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대형 가면을 들고 나왔고 시민들은 각양각색의 가면을 쓰고 평화집회를 이어갔다.


불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성공회 등 종교인들도 혹시 모를 충돌을 막고 평화 집회를 보장하기 위해 꽃을 한 송이씩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이날은 '평화 지킴이'를 자처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종걸 원내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 많은 야당 정치인들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각 교단의 종교인들이 집회 현장을 찾아 평화 집회를 독려했다. 반면 같은 시간 광화문 일대에서는 대한민국 경우회 등 안보단체 회원 3,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집회를 열고 민중총궐기 집회 반대와 지난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폭력 시위를 규탄했다.

서울 광장에서 오후 4시40분쯤 시작된 행진에는 백기완 소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이 선두에 섰으며 청계천과 광교, 보신각, 종로를 거쳐 서울대 후문, 대학로까지 이어졌다.


같은 당 소속의원 39명과 함께 파란색 머플러와 '평화' 표찰을 달고 집회에 참여한 문재인 대표는 "민주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부가 평화적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평화 시위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어 가고 있었다"며 '이명박 · 박근혜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퇴행하면서 집회 · 시위 문화도 과거 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상임대표도 같은 당 소속 정진후, 김제남 의원 등과 함께 '민주주의 평화 ·인권 지킴이'라고 쓰인 노란 조끼를 입고 집회와 행진에 참여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집회를 금지하는 통고처분을 내렸지만 이달 3일 서울행정법원이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2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합법적으로 열리게 됐다.


주최 측이 집회 이전부터 평화적 시위임을 공표했고 경찰도 지난달 14일 개최된 1차 집회와 달리 차벽과 물대포를 동원하지 않으면서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시위가 폭력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225개 중대 2만여명에 차벽과 살수차를 준비했지만 대부분 집회장에서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이날 일부 집회에서는 정부·여당이 '복면 금지법'을 추진하고 경찰이 복면 폭력시위자 현장검거 방침을 세운 것에 반발해 일부 시민들이 준비해 온 가면과 탈을 착용한 채 행진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시작된 1부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 살인진압 공안탄압 규탄! 노동개악 저지! 박근혜 물러나라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는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과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농민 백남기(69)씨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것을 비판하는 공연이 열렸으며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집회를 독려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정권의 광기어린 탄압 때문에 오늘은 부득이 영상으로 인사를 드린다"며 "우리는 오늘 13만의 목소리를 매도하는 정권, 공안광풍으로 민중의 요구를 묵살하는 정권에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고 집회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 위원장은 "병원에 누워계신 백남기 선생님을 찾아뵙지도, 살인폭력 책임자를 쫓아내지도 못했다. 죄송하다"며 "저 또한 조계사에서 백남기 선생님의 쾌유를 기원하며 정진 또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공안정국이다. 수백 명이 구속, 수배, 체포, 소환되고 있다. 30년 전,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었던 일들이 백주 대낮에 벌어지고 있다. 이 정권이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는 폭력적 공권력에 의지하지 않으면 단 하루도 유지할 수 없는 이 정권의 위기를 감추기 위함이라 생각한다"며 "저는 이미 2차 민중총궐기를 평화적 국민행진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은 집회를 불허했다. 허가받을 필요조차 없는 집회 시위의 자유를 국가권력이 통제하고 있다. 이 나라 민중들의 평화는 국가권력을 인정하는 평화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폭력적 공권력에 단호히 불복종을 선언해야 한다. 복면을 하지 말라면 가면을 쓰자. 협박을 하면 조롱을 하자. 때로는 꽃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자. 그러나 저들의 폭력이 우리의 몸뚱이를 가져갈 때에 가만히 있는 것을 결코 평화가 아니다. 역사의 법범자는 바로 이 정권임을 낱낱이 확인시켜 주자"며 "시위에 나선 민중을 IS로 규정하는 대통령, 민주노총이 없었으면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됐다고? 정말 기가 막힌다. 권력의 충견을 자처하는 법무부 장관도 그렇고, 이 정권의 민낯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표현하게 한 것도 결국 우리의 정당한 투쟁이 있었기 대문이다. 11월 14일, 우리 민중들의 투쟁은 정당한 투쟁이었다. 폭력적 독재정권이 우리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민중을 억압하며, 짓밟으며 천년만년 가는 권력이 어디있냐"며 "자본 배만 불리는 노동개악을 중단하라! 농버을 팔아먹는 개발농정, 반농업정책을 폐기하라! 빈민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노점상 철거를 중단하라! 청년들에게 정규직 좋은 일자리 대책을 만들어라! 친일과 군사독재, 그 연장에 있는 한국현대사, 불의한 정치권력의 역사를 미화하기 위한 한국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라!"라고 외쳤다.


한 위원장은 끝으로 "정권의 발악이 거셀수록 새벽이 가까이 온다고 했다. 헌법 위에서 제왕적 권력을 누리는 이 정권에 절대로 굴복하지 말자. 이 정권이 위기를 알기에 공안탄압을 하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우리 600만표가 얼마나 무서운지 오만한 정권에게 보여줘어야 한다. 대선에서는 대단결로 파쇼정권을 누리는 유신부활을 막아내야 한다"며 "저는 지금 정권의 표적이 돼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제가 있는 곳이 조계사든 어디든 이 시대가 제게 부여한 임무를 다 하겠다는 약속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조덕휘 전국빈민연합 의장, 김현우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상임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는 '민중총궐기' 공동대표단이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오늘 우리는 박근혜정권의 총체적 탄압을 뚫고 다시 모여 2차 민중총궐기를 선언하게 됐다"며 "정권과 지배세력의 폭력 속에서도 오늘의 대결집을 이뤄내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겁먹은 자들은 각종 무리수를 쓰며 민중의 요구를 거부하고 탄압하기 위해 더욱 더 날뛰고 있다"며 "박근혜정권과 재벌은 분노한 민심이 비정규직, 임금 삭감을 내용으로 하는 노동개혁에 반대한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막가파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농민의 생존권을 요구하며 총궐기에 나선 백남기씨가 중태에 빠졌음에도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고 강신명 경찰총장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국민을 ‘IS'로 매도하는 언행으로 국민을 격앙케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사람을 어찌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고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느냐"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을 돌볼 의사도 없이 공안탄압이나 하고 있다. 그냥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근혜정권 반민주주의 반민생 반평화에 맞서 더 투쟁을 하자. 1,2차 성과를 모아 전국으로 확산해나가자. 19일 대규모 3차 민중총궐기도 국민행동으로 전개하고 노동개악 강행에 맞서 투쟁을 지속해나가자"며 "같이 힘을 모아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고 박근혜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나가자"고 밝혔다.


끝으로 이들은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 살인진압 규탄한다, 공안탄압 중단하라, 노동개악 저지하자, 박근혜는 물러나라"고 외쳤다.

1부 종료 후 이어진 2부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의 사회는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백남기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이 맡았다. 그는 지난달 14일 열린 민중총궐기집회를 불법 폭력시위로 규정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나가는 정부를 규탄했다.


김 사무국장은 "진정한 평화는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고 광장에 모인 국민의 비명을 물대포와 캡사이신과 차벽으로 막지 않는 세상"이라며 "우리는 단 한번도 평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평화를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남기씨와 친분이 있는 농민 임봉재씨(전 카톨릭농민회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임씨는 "경찰의 폭력진압, 살인적 물대포에 의해 쓰러져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님이 툭툭 털고 일어나서 우리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기적을 간절히 바란다"며 "80년대 초 농민교육장에서 만난 백남기님의 인상은 차돌같이 단단하고 강직한 모습이었지만 안으로는 맑은 영혼, 해맑은 소년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임씨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잘못한 자를 찾아내서 처벌하고 지시한 사람은 파면조치해야 하는데 대통령은 강건너 불 보듯 사과 한마디 없다. 이런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해해야 되느냐"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런 노인분들을 대통령이 'IS' 테러리스트에 비유를 하다니, 제가 테러리스트로 보이느냐"고 격분했다.


이어 "적어도 왜 농민들이 서울에 올라왔는가. 농민들이 외치는 소리는 뭘 뜻하는가. 모르면 물어서라도 알아보고 썩어서 새까맣게 탄 농민들 가슴을 쓰다듬어 줘야하지 않겠냐"고 외쳤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중구난방'(衆口難防 : 여러 사람의 말을 다 막기가 어렵다는 뜻)의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정부, 정권을 쉽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번 정권을 뽑고 숨죽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이래라, 저래라 요구할 수 있고 정치권은 그것에 귀를 기울여야 민주주의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집회와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범죄시 하고 있다"며 "국민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지도자는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식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집회에서 복면을 쓰면 처벌하겠다고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에 친일독재 미화 복면을 씌우려고 한다. 지금도 복면을 막아내려고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역사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고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정교과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시작이다"며 "2017년에 국정교과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바로 역사의 쓰레기로 만들기 위해서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다섯 명의 수괴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라며 "첫 번째 두 번째 수괴의 공통점은 친일파 자식이다. 또 독재자 자식이고 독재자 하수인 자식"이라고 비판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세월호 그 자체다"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을 나몰라라하는 순간, 또 다른 희생자들이 계속 나오는 것처럼 백남기 농민이 당한 그 일을 무시하는 순간 이 자리에서 누가 또 그 꼴을 당할지 모르는 것은 상식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발언이 끝나자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평생 생명을 위해 헌신해오던 한 농민이 지금 국가권력, 폭력 속에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어떤 폭력도 어떤 공작도 정의와 평화로 가는 우리 민중들의 행진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범국민대책회의와 함께 오늘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 행진을 선포한다"고 외쳤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행진'을 선포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40분께부터 무교로~모전교~청계남로~광교~보신각~종로2-5가~대학로를 거쳐 백남기씨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박근혜 가면'부터 각시탈 가면, 하회탈 가면, 나비 가면, 닭가면 등 동물가면 등 각양각색의 가면을 착용하고 나타났다.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하는 중간 백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대형 현수막·꽃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서울광장 인근에 22개 중대 2만여명의 경력과 18대의 살수차를 배치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차벽 대신 폴리스라인을 세우고, 그 뒤에 두 세줄씩 병력을 줄지어 배치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대학로를 향해 시작한 행진은 거의 3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4만~5만여명의 참가자들이 행진에 나섰지만, 경찰 측은 2개의 차선만을 허용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날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 도로는 오후 7시부터 먼저 도착한 3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참가자들이 가득 모였다. 주최 측은 7시30분께 문화제를 시작했다.

이들은 시작구호로 "강신명은 사퇴하라, 백남기를 살려내라, 박근혜는 사죄하라. 노동개악 중단하라, 공안탄압 박살내자, 민주주의 지켜내자, 국정화를 중단하라"등을 외쳤다.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는 발언을 통해 "이렇게 많은 숫자가 모이니 박근혜정권도 두려워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 두려워해야할 것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간 자신들 귀에 달콤한 소리를 했던 사람들"이라며 "왜 이렇게까지 많은 숫자가 모였고, 무엇을 주장하는지는 듣지 않고 폭력으로만 무너뜨리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 다음날 또 모이면 그만"이라며 "할 일 없어서 국민이 이렇게 많이 모인줄 아는가?"라고 반문한 뒤 "살고자 외치는 소리를 외면한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김 목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인 박근혜정권을 강하게 규탄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국민을 향해 폭력을 일삼는 정권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기억을 지우려 하며, 자기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생각하라고 한다"며 "이런 어리석은 정권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이 세상 어떤 독재자도 우리의 머리를 바꿀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집회 시위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오늘 집회를 '불허'한다고 했던 경찰을 거듭 규탄했다. 그는 나아가 "온 국민에게 '오늘 저녁 먹지 마시오, 어제 반찬과 똑같기 때문에' '아파도 병원가지 마시오. 그 의사가 그 의사기 때문'이라고 하면 되겠는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김 목사는 "노동자가 외치면, 농민이 호소하면, 학생이 들고 일어나면, 학자들이 아니라고 하면 경찰로 짓밟고 왜곡하고 조작하고 압살하는 이 정권, 그냥 놔둬도 되겠는가"라며 "이러한 독재의 군화발에 주저앉을 수 없다.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가의 폭력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백남기씨의 오랜 지기인 정현찬 카톨릭농민회 회장도 "많은 군중들을 분노케하고, 모이게 한 이유가 무엇이겠나"라고 반문하며 "박근혜 정권이 해도해도 너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물대포보다 더 무서운 폭력은 제도적인 폭력"이라고 꼬집은 뒤, "한중FTA는 더욱 농민들을 죽게 할 것이며, 노동개악도 노동자들을 노동현장에서 몰아내 죽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백남기 동지를 두고 갈 수는 없다. 한달이 걸리든 두달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벌떡 일어나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병원 앞에서 텐트를 치고 그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그래야만 이 땅의 민주주의가 다시 올 거고 노동자 농민이 살 수 있는 길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백남기씨와 카톨릭농민회에서 활동했던 서경원 전 의원은 백씨에 보내는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백남기씨의 두 딸인 백도라지, 백민주화씨도 참석해  "여러분의 마음을 듣고, 아버지가 병상에서 일어나실 거 같다"며 “오늘 집회 참가자들 보호해준 경찰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둘째딸인 백민주화씨는 "저 멀리까지 오신 분들을 보니 희망이란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희망을 보는 거 같다"라며 "(여러분의) 이 마음을 듣고 아버지가 일어나실 거 같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어 "(아버지가 깨어나서) 직접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저희와 끝까지 함께 해주십시오"라고 호소한 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거듭 참가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큰딸인 백도라지씨도 "아버지의 쾌유를 기원하며 행진해주신 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오늘 보니 경찰이 차벽을 치지 않고 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우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모두에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정부는 아버지에 대해 어떠한 의사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정부 관료들)이 뭔가를 느끼고 행동했으면 좋겠고,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은 만큼 아버지도 일어나시리라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가족들에 "힘내시라"고 뜨거운 격려를 보냈고, 아직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씨에게도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어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14일 민주노총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한 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다.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며 민주노총의 역할을 다하겠다"라며 "민주노총은 4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16일 총파업 돌입을 결의했다. 힘을 실어주시라"고 호소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끝으로 서울대병원 방향을 향해 "백남기 선배님 일어나십시오, 우리가 왔습니다. 우리는 약속합니다. 물대포를 추방하겠습니다. 경찰청장 파면시키겠습니다.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겠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힘내십시오. 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를 외쳤다.


이날 저녁 8시 30분경 범국민대회가 종료되고, 참가자들은 자리를 떠났다. 주최 측은 2주 뒤인 19일 전국 동시다발 3차 민중총궐기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라, 폭력진압 규탄한다, 집회시위 보장하라, 국가폭력 국민살인진압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앞에, 백남기 농민 앞에 사죄하라, 강신명 경찰청장 파면하라,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싸울 것이다"고 외치며 자진 해산했다.


한편, '2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진행된 서울광장 인근에서는 대한민국 재향경우회 등 27개 우익단체 소속 회원들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i24@dm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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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사우디 제압...3일 호주와 8강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극적으로 꺾고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31일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8강에 올랐다. 0-1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춘 후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사우디를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12시 30분 카타르 알 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날 사우디를 상대로 깜짝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이 중앙 수비를 맡았다. 대신 조별리그에서 줄곧 선발로 나섰던 조규성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손흥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우디의 강한 압박 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중반 손흥민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26분 김태환이 후방에서 손흥민에게 한 번에 긴 패스를 투입했다. 이를 절묘한 트래핑으로 받아낸 손흥민이 상대 수비 한 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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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으로 희망을 잇는 사람들’…희망브리지, 특별한 나눔 '희망어스' 캠페인 추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재난 피해 이웃과 재난 위기 가정을 지원하는 신규 기부 캠페인인 '희망어스'를 전개한다고 5일 밝혔다. 희망어스는 나눔으로 '희망을 잇는 사람'을 상징하는 기부 캠페인으로 희망스토어, 희망패밀리, 희망컴퍼니로 구성되어 있다. ▲희망스토어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월 약정액 2만 원 이상 ▲희망패밀리는 각 가정에서 월 약정액 3만 원 이상 ▲희망컴퍼니는 소기업 등에서 월 약정액 20만 원 이상을 후원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희망어스 캠페인을 통해 후원한 기부금은 연말정산 시 개인 및 사업자는 소득금액의 30% 범위 내, 법인은 10% 범위 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희망어스 캠페인 사이트 (www.hopeus.kr) 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캠페인에 참여하면 나무명패, 후원증서 등 각종 키트도 받을 수 있다. 송필호 희망브리지 회장은 "우리 주변의 재난 피해 이웃을 돕는 희망어스 캠페인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라며 "희망브리지는 기부자의 소중한 뜻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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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현행 준연동제 유지 결정"...통합형비례정당도 준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 비례대표 제도를 현행인 준연동형으로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위성정당 창당에 대응하기 위해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5일 오전 광주를 방문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이와 같이 선거제 개편 입장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준연동제는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한걸음"이라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준연동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위성정당'과 관련해서는,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했지만 여당이 소수정당 보호와 이중등록을 끝내 반대했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지만,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여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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