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노벨문학상은 헝가리를 대표하는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 71)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한국의 한강 작가가 동양의 섬세한 서정으로 세계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데 이어, 올해는 동유럽의 거장이 ‘예술의 종말’을 넘어선 문학의 구원력을 증명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현지 시각) 발표를 통해 "종말론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 증명한 강렬하고 선구적인 작가"라며 라슬로를 선정했다. 그의 문학은 부조리와 기괴함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해부하는 방식으로, 카프카와 토마스 베른하르트로 이어지는 중유럽의 서사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한층 심화시킨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슬로는 1985년 장편소설 <사탄탱고>로 데뷔하며 헝가리 문단에 충격을 던졌다. 그는 전후(戰後) 동유럽의 사회적 폐허 속에서 인간의 절망, 권력의 부패, 존재의 무의미를 그리되 그 속에서도 "언어와 예술만이 남은 인간의 마지막 빛"을 포착해냈다. 뒤이어 발표한 <저항의 멜랑콜리>(1989)와 <전쟁과 전쟁>(1999)은 그의 문학을 종말론적 예언서로 평가받게 했다
(세종=미래일보) 박인숙 기자 = 가을 햇살이 청명하게 빛나는 9일, 세종호수공원 주무대에서 한글날을 기념한 '2025 세종한글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10월 9일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시작으로 11일 폐막공연까지 3일 동안 다채롭게 진행되며, 한글의 창제 정신과 문화적 가치를 시민과 세계인에게 전하고 있다. 특히 이날 열린 ‘조선 과거시험 체험극’은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약 45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참여해 세종대왕의 뜻을 몸소 느끼며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은 관람객들의 웃음과 박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행사는 오전에는 외국인 유학생, 오후에는 국내 시민으로 나뉘어 매화공연장에서 두 차례 진행됐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되새기며 직접 ‘과거시험’을 치르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무대에는 '김 감독관'과 '정 감독관'이 시험관 복장을 하고 등장해 유쾌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과거시험을 주관하던 예조 관리 역의 진행자는 "먼 동방의 나라 조선까지 유학을 온 선비님들 반갑습니다. 그대들이 다른 나라의 신문물과 교육, 과학, 문화를 전하며 조선의 젊은 선비들과 교류하니 나라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라며 격려했다. 이어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베트남작가협회(Hội Nhà văn Việt Nam)의 회장이자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진햅위원인 응우옌 꽝 티에우(Chủ tịch Nguyễn Quang Thiều) 회장이 10월 8일 베트남작가협회 본부에서 열린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산하 당서기(Đảng ủy Bí thư) 임명식에서 2025년~2030년 기간 임기의 당서기에 공식 임명되었다고 베트남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응우옌 꽝 티에우 회장의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당서기 임명은 베트남 문학계 안팎에서 "베트남 문단과 정치권의 교차점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며 "문학적 통찰과 사회적 리더십을 겸비한 상징적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티에우 회장은 "문학은 단순한 창작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이해와 평화를 이끄는 언어"라며, 앞으로 베트남 문학의 국제적 확장과 문화 외교의 실질화를 주요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현대시인협회와의 인연, 다시 조명되다 티에우 회장이 이끄는 베트남작가협회는 지난 2019년 하노이에서 한국의 사단법인 현대시인협회(이사장 제갈정웅)와 '‘한-베트남 국제문학교류’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인묵(印默) 김형식 시인의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는 단순한 달의 노래가 아니다. 그것은 문명과 생명의 경계에서 던지는 묵언의 질문이자, 탐욕으로 흐려진 인간의 시선을 반추하는 윤리적 시학이다. 시인은 한가위 보름달이 떠오른 밤, 구름이 달을 가리는 풍경을 마주한다. 그러나 그 '구름'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탐욕과 불안, 그리고 죄의식의 상징이다.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불안해서일까”라는 물음 속에는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인의 깊은 우려가 스며 있다.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품어 안고 싶은 계수나무 옥토끼가 살고 있고 나의 꿈이 살아 숨 쉬고 있는 푸른 하늘 은하 속 둥근달이었는데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불안해서일까 1969년 7월 21일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 첫 발자국을 남겼을 때부터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 인간이 달을 죽이고 있구나 참 불행한 일입니다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 1930년 8월 5일~2012년 8월 25일, 향년 82세) : 미국 우주 비행사.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본지 편집국장) = 문학은 인간의 내면에서 피어나는 가장 고결한 언어의 형식이다. 그러나 그 언어의 꽃이 피기 전, 누군가의 글을 도용하는 손이 있다면 그것은 창조가 아니라 절도이며, 시가 아니라 범죄다. 1984년 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된 후, 그 작품을 거의 그대로 표절한 사건이 있었다. 원작자는 참담함 속에서도 "잘못을 인정한다면 용서하겠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사과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또한 표절자는 여전히 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문단의 현실이다. [편집자 주] 표절, 문학의 집을 허무는 돌멩이 문학은 진실을 말하는 언어의 집이다. 그러나 그 집을 허무는 가장 무거운 돌멩이가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표절이다. 표절은 단순한 잘못이 아니라 창작 윤리를 파괴하는 범죄다. 그럼에도 한국 문단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직시하지 못했다. 문학은 개성 있는 언어의 울림이며 작가의 정신이 새겨진 기록이다. 그러나 그 울림 위를 무심히 걷는 표절의 발자국은 문학의 깊이를 꺾고 신뢰를 갉아먹는다. 오늘날 한국 문단에서 표절은 더 이상 드문 사건이 아니다. 다만 '공론화되지 못한 표절'과 '침묵의 공모'가 반복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