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산업 측이 적극 해명에 나서지 않으면서 SNS를 중심으로 '재벌 3세 갑질' 의혹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23일 CBS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였다고 주장하는 A씨는 수행기사로 일하면서 인격 모독 발언과 욕설을 자주 들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는 등 위험천만한 지시도 일삼아 A씨는 사이드미러를 접고 이 부회장의 도곡동 자택으로 가는 도중 대형트럭이 끼어들어 큰 사고를 겪을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을 수행했다는 다른 운전기사 B씨는 "이 부회장이 주말이면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의 전 차선을 써가며 시속 150~160㎞로 달리곤 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복수의 수행기사들은 이 부회장의 비상식적인 언행 때문에 운전기사가 수시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교체된 운전기사만 약 40명에 달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에게 배포되는 수행가이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행가이드에는 △차선을 변경할 경우 사이드미러로 확인하는 것 보다 몸과 고개를 뒷좌석 유리까지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실언하실 경우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등 폭로를 사실로 뒷받침 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보도 직후 운전기사들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등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각종 소문이 쏟아져 나왔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수행기사 친목 카페에선 이 부회장에 대해 "기사들이 1년을 못 버티고 그만 뒀다고 하더라" "레이싱 스타일을 좋아한다더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해욱 부회장의 갑질 논란이 더욱 뜨거운 것은 대한민국 재벌들의 갑질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9월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은 ‘신문지 폭행’으로 논란이 됐다. 강태선 회장은 김포 공항에 늦게 도착해 탑승이 지연되자 탑승권 확인을 하던 아시아나 항공 협력업체 직원을 신문지로 때렸다.
나중에 "단순한 훈계였다"고 해명했지만 막무가내로 탑승을 요구하고 직원에 욕설 및 폭행을 한 사실은 국민의 분노를 샀다.
이후에는 대한항공 전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있었다. 지난 2014년 12월 대한항공 오너 일가인 조현아는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서 마카다미아(땅콩)를 그릇에 담지 않고 봉지 채 가져다 줬다며 이동 중이던 항공기를 되돌릴 것을 요구했다.
수석 승무원을 비행기에서 하기시키기 위해서다. 조현아는 나중에 "승무원의 자질을 문제 삼아 내리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 250여 명은 출발이 20분가량 연착되는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몽고식품의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 운전기사를 상습 폭행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김 회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권고사직 당한 운전기사가 김 회장으로부터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증거라며 녹취파일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김만식 회장의 갑질 논란은 몽고간장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전개돼 몽고식품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렇듯 갑질로 논란이 되고 있는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몽고식품 김만식 전 명예회장 등은 재벌 2~3세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부회장은 국내 첫 건설사 3세 승계자로 아버지는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이며 할아버지는 대림그룹 창업주인 고 이재준 명예회장이다.
그는 1995년 대림산업 입사 후 기획실장,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2010년 2월 대림산업 부회장에 선임됐고 이듬해 5월부터 대표이사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3세 경영을 시작했다.
한편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갑질 논란을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보아라, 헬조선의 실상을"이라는 글과 함께 이해욱 부회장 아래서 운전기사를 수행하다 상습 폭언 및 폭행에 시달렸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담긴 기사를 링크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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