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 참석, 만찬사를 통해 "두 지도자의 어떤 것이 전후(戰後) 양국관계를 가장 좋은 시기로 만들었는지 생각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또 김 전 대통령이 일본 내셔널프레스센터 초청 연설문을 준비하면서 "흔히 한·일 관계를 말할 때 한국은 과거에 너무 집착하고 일본은 늘 미래지향을 말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것을 바꿔서 하면 어떨까. 한국이 미래지향을 강조하고, 일본이 과거를 좀 더 보게 하는 그런 메시지를 담는 게 어떨까"라는 말을 했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결단'과 관련해서는 일본 대중문화에 시장을 열어준 것을 꼽았다.
이 총리는 "지도자가 때론 국내적 반발을 무릅쓰고 결단할 때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당시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국내 대중문화가 붕괴할 듯한 위기감이 있었지만, 결단했고 한류가 싹트는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10월 8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이 선언에서 오부치 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했고, 김 전 대통령이 이를 높이 평가함에 따라 양국은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초석을 다진 바 있다.

박지원 의원은 "한반도 평화·비핵화를 위해 남북대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제사회, 특히 일본의 지원이 중요하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라는 나침반이 있다. 양국이 동아시아 평화로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20년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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