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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누가 호수에 비친 달을 쫓는가

"시인에게 자연은 밥…달은 반찬과 같은 재료"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인에게 자연은 밥이다. 달은 반찬과 같은 재료다. 목월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유명한 시구를 선물했다. 목월은 "옥양목 같은 달밤이다/ 옥색 데님을 두르고/ 달놀이를 갔다"와 같은 시를 남겼다. 소월은 달을 사랑한 나머지 그의 호가 밝고 하얀‘흰 달’의 이미지를 담아 만들었다. 한용운은 '달을 보며'에서는 달을 님으로 비유하며,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시를 만들었다.

달에 관한 시라면 이백을 뒷전에 둘 수 없다. 대표적으로 '파주문월(把酒問月)'에서 달은 "거울 같은 밝은 보름달"로 묘사한다. 선궁(仙宮)에 걸린 거울 같은 이미지를 담았다. 다른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달이 시인에게는 영혼의 거울이자 확대된 자아로 묘사했다.

'꽃 사이에 술 한 병 놓고,/ 벗 없이 혼자 마시노라./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니,/ 그림자 비추어 세 사람이 되었구나./ 달은 본래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그저 흉내만 내네./ 잠시 달을 벗하고 그림자를 거느리고,/ 이 봄을 마음껏 즐겨보세./ 내가 노래하니 달도 서성이고,/ 내가 춤추니 그림자도 어지럽구나./ 취하기 전엔 함께 즐기지만,/ 취하고 나면 각자 흩어지겠지./ 영원히 정에 얽매이지 않는 우정을 맺어,/ 아득한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기약하세.' <월하독작> 전문이다.

이백은 시에서 낭만적 정감의 원천이자 동경의 대상으로 그렸다. 그뿐 아니라 '정야사(靜夜思)' 시에서는 달빛을 “땅 위의 서리”와 비교하며 고향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의 이미지를 그렸다.

이백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하는데 곧장 시를 등장시켰다. 현대인이 잃어버리는 자연을 연결하고자 하는 대표적 시인이다. '산중 문답'에서는 산속에서 한가로운 삶을 통해 조화로운 자연과 사람이 융화하는 모습을 그리려 했다. 이백은 탈 세속적이고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인생관을 보여 준다. 이백의 시는 간결 하면서도 강렬한 감정을 전달한다.

요즘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호수에 비친 달을 쫓는다"라는 표현은 비유적 의미다. 예를 들어 "물고기를 잡듯이"나 "바람을 잡다"와 같이 허상을 이른다. 실체가 아닌 것을 쫓는다는 의미다.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불가능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 상황을 묘사한다. 굳이 이들의 표현의 근거를 둔다면 이백이나 한용운 박목월의 시구의 구절의 인용쯤으로 보는 것이다.

한분순 시인의 근작 시조집 <그대의 끼니가 아름답기를> 멋진 시조집이 나왔다.

'좋아지는 속내만큼/ 입술이 붉어진다// 연애는 육식성/ 심장을 움켜 먹는//사랑에 드러낸 마음/ 식지 않는/ 달이 된// 비 닿으며/ 흰 달빛/ 내리는 허무의 뼈// 올곧은 지평선에/ 축성된 길몽들// 무지개, 태양의 이교/ 흘려 쓰는 긴 복음' <달빛 밤의 고백> 전문이다.

한분순 시인이 보는 달은 매우 감각적이다. 시인에게, 달의 고백은 붉은 입술 만큼이나 뜨거운 달이다. 달이 뜨겁다고 보는 것은 한분순 시인 만의 시의 건축이다. 시인은 달이 뜨겁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시의 마지막 연 "무지개, 태양의 이교(異敎)"를 들어 달의 뜨거움으로 자의적 해석을 해본다. 이교는 이단의 가르침이다. 자기가 믿는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다. 종교인이라면 이교는 뜨거운 혼란이다.

'목월의 달', '한용운이 그리는 달', '이백의 달'은 각각이다. 시는 그래서 신의 언어다. 한분순 시조의 근작은 달의 흐름이 가장 빠르게 보인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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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저널> 2026년 봄호 출간…시조에서 디아스포라까지, 한국문학의 지형도 그리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의 계절 봄을 맞아 <문학저널> 2026년 봄호(통권 218호)가 출간됐다. 이번 호는 시조 문학의 깊이와 현대적 확장을 조명하는 기획특집을 비롯해 지역어와 디아스포라, 번역시, 신인문학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한국문학의 현재와 방향성을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번 호의 중심에는 시조시인 김복근을 조명한 기획특집이 자리한다. 김복근 시인의 연보와 함께 '달관' 외 14편의 작품이 수록되었으며, 자전적 성찰을 담은 '나의 삶 나의 시조'에서는 '민물에서 놀다 바다에서 갯물을 마시다'라는 독특한 은유를 통해 시인의 문학적 여정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이선민의 '개방적 언어와 마케팅', 이원경의 '지역어의 소멸과 부활', 이형우의 '입말과 몸말-지역어와 디아스포라'는 언어의 변화와 확장, 그리고 지역성과 정체성 문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이는 문학이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획연재로는 이강식 수필가의 '남이 봐도 되는 일기'가 새롭게 시작된다. 일상의 기록을 문학적 성찰로 확장하는 이 연재는 독자들에게 친밀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특집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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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림문학회, 기후위기 대응과 산림 가치 확산 위한 제6회 '문학인 나무심기' 행사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봄비가 산천을 적신 뒤, 문학인들이 다시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는 일은 단순한 식목 행사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문학인들의 실천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산림청(청장 박은식)이 주최하고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가 주관하는 '문학인과 함께하는 나무심기 행사'가 오는 4월 23일 경기도 파주 남북산림교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로 6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문학인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심으며 산림의 가치와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다.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속에서 산림 관리의 중요성과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세계전통시인협회한국본부, 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등 10여 개 문학단체가 참여하며, 문인 100여 명이 나라꽃 무궁화를 한 그루씩 심을 예정이다. 김선길 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은 "문학인들이 쓰는 글이 정신의 숲을 가꾸는 일이라면, 나무를 심는 일은 삶의 숲을 가꾸는 일"이라며 "문학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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